인공지능을 사용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논란의 중심에 섰다


넷플릭스 재팬에서 지난 1월 31일 공개한 <개와 소년>이 뜨겁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약 3분 가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인데, 개와 소년의 우정과 전쟁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특히 벚꽃이 바람에 날리고, 폭죽이 터지거나 눈이 내리는 수채화풍의 아름다운 풍경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 배경 때문에 논란이 뜨겁습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베이스가 인공지능(AI) 아트워크 기업 리나, <스파이 패밀리>등으로 잘 알려진 위트(WIT) 스튜디오와 협력해 제작했습니다. 문제가 된 건 바로 인공지능 아트워크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인력이 부족한 애니메이션 업계를 돕기 위한 실험으로 3분간 영상 전컷의 배경화면에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활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력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해 문제해결에 나섰다는 의도로 말했다면, 업계인들이 받아들이기엔 자본으로 처우개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애니메이터의 자리를 뺏는데 사용했다고 보이는 문구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넷플릭스는 애니메이션 제작기업을 인수하고, 실무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도 힘쓰는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구원자라는 평가까지 들었던 만큼, 이번 인공지능 도입은 업계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애니메이션 업계의 고질적인 처우 문제, 일 한 만큼 대우를 받기 힘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인공지능으로 대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은 지난해 9월 이미 직원 30명을 해고하는 등 시장이 어려워지며 넷플릭스 역시 처우개선보다 비용감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예고편 크레딧에 배경화면 담당이 "AI(+HUMAN)"으로 표기되면서, 인공지능을 챙겨주느라 참여한 사람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게 되었고, 결국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서 이미지를 생성할텐데 이 역시 어떻게 데이터를 모은 것인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함께 비판받고 있습니다.

결국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의 비밀번호 공유는 막고 유료 모델을 늘리고 있지만, 정작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들에 대한 대우는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 넷플릭스가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고도화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인공지능을 사용했다면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인원은 감축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은 자랑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비판을 스스로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게 됐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도구로 사용하면 여러 분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대기업의 자본이 쉽게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인간과 기계의 공존으로 바꿔내는 과정일 겁니다. 넷플릭스의 이번 사례는 그 논의의 시작점에 있는 아주 좋은 사례가 되겠네요. 빅테크 기업들이 앞장서서 인공지능 기술을 발달시키고 있는 지금, 공존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생각해볼 차례입니다.


연관 기사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