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통 X 나몬 작가가 전한 IP 확장과 창작의 불안, “청춘월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부천국제만화축제 마지막 날에는 <D.P 개의 날> 김보통 작가와 <정년이>의 그림작가인 나몬 작가가 참여한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K-Comics 아카데미 세미나 ‘청춘월담’이었는데요. 씨네 21 송경원 기자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두 작가는 대표작 <D.P 개의 날>(이하 <D.P>), <정년이>에 대한 IP 확장과 더불어 창작의 고통과 불안을 견디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D.P>, <정년이>가 성공적인 IP 확장을 이뤄낸 이유

먼저 최근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시즌2까지 공개된 <D.P>에 대해 김보통 작가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김보통 작가는 처음부터 영상화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6~8화 분량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구성했으며, 실제로 제작사 측에서 ‘영상화하기 좋은 포맷’이라며 2화만에 판권 문의가 왔다고 밝혔습니다. <D.P>가 색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버디 형사물이라며 익숙함에 새로움을 한 스푼 더한 게 IP 확장 성공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원래 일러스트레이터였다가 <정년이>로 첫 웹툰 작업을 한 나몬 작가는 주인공 정년이 캐릭터에 참고했던 김태리 배우가 실제로 드라마 속 정년이역을 맡게 된 것에 기쁨과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IP 확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이야기의 재미’를 꼽았으며, 1950년대 배경임에도 동시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여성캐릭터들과 서사를 보여준 것이 <정년이>가 사랑받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김보통, 나몬 작가가 뽑은 인생 한 컷

이어 두 작가는 각자 자기 작품에서 뽑은 인생 한 컷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김보통 작가는 데뷔작이었던 <아만자>의 최후반부에 나오는 주인공의 독백 장면을 꼽았습니다. 작가는 이 내용이 <아만자>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다며,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길 바라며 작품을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IP확장을 고려할 때는 근본적으로 ‘이 이야기가 다른 매체로 다시 만들어질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시의성이 있는지, 메시지가 있는지’를 고려한다고 밝혔습니다.

△ 김보통 작가가 뽑은 인생 한 컷

나몬 작가는 <정년이>에서 정년이가 첫 대본을 따내고 신나게 달려가는 장면을 꼽았습니다. 작업을 하다 너무 힘들어지면 국극을 막 시작하며 순수한 설렘과 기쁨,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정년이를 떠올리며 왜 이 작품을 하고 싶었는지, <정년이>의 어떤 점이 설레었는지를 다시금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고백했습니다. ​

△ 나몬 작가가 뽑은 인생 한 컷​

나만 불안하고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다음으로는 두 작가가 작업 중에 썼던 일기장을 공개하며 작업할 때 느낀 힘듦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김보통 작가는 지금도 매일 불안하다며 불안을 완전히 해결하는 법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불안을 버티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도 불안하다는 증거를 찾기’를 소개했습니다. 실패담이나 패배담을 수집하거나 다른 사람의 흑역사 일화를 모으며 나만 불안한 게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는 것입니다. 우라사와 나오키, 봉준호 감독 등 거장들도 불안해한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나몬작가는 <정년이>가 화요웹툰이어서 월요일은 항상 밤을 새고 가장 힘들었다며 고통스럽게 뭉쳐져있는 수많은 월요일들에 대한 일기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첫 웹툰 연재라 요령이 없어서 더욱 힘들었다는 나몬 작가는 위안을 얻은 방법으로 ‘네이버웹툰에 들어가 누가 휴재했는지 살피기’를 꼽았습니다. 휴재한 다른 작가들을 보며 나몬 작가는 ‘나도 조금만 더 버티면 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버틴 게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 김보통 작가의 일기


△ 나몬 작가의 일기
이렇게 힘이 들고 불안한데도 계속해서 웹툰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김보통 작가는 ‘사람들이 내가 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줬을 때의 쾌감’을 꼽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나의 작품으로 누군가에게, 사회에 변화가 생기면 더 큰 쾌감을 느낀다며 <D.P>로 인해 사회 전체가 군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국방부 장관이 청문회에 나왔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나몬 작가는 ‘내가 시작한 일이니까 내가 마무리 짓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꾸준히 상기하며 작업을 버텨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독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고 김보통, 나몬 작가가 자기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준 청춘월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작품의 IP 확장부터 작가로서 작업을 지속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김보통 작가와 나몬 작가는 함께 차기작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완전히 해소할 수 는 없어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불안을 이겨내며 창작을 계속해내 갈 두 작가가 함께 만들어 낼 새 작품이 기대됩니다.


작가님 화이팅~!!!
연관 기사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