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엔진 독점" 구글, 미국 법무부에 패소

구글 로고(출처=구글)


지난 6일, 구글이 검색시장과 관련한 반독점 소송에서 약 4년만에 패소했습니다. 2020년 10월 시작된 소송이 4년만에 미국 법무부의 승리로 끝난 셈입니다. 미국 빅테크 시장은 물론,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는 '긴장'기류가 역력합니다. 만약 구글이 대법원에서도 패소한다면, 기업 분할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아미트 메흐타(Amit Mehta) 워싱턴 DC 연방법원 판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5일) 판결했습니다. 다만,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어떤 처벌이 있을지는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에 메릭 갈랜드(Merrick Garland) 법무장관은 "미국 국민의 역사적 승리"라며 "어떤 회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자사 검색엔진을 스마트폰 기본값으로 하는 대가로 2021년 스마트폰 제조사에 263억 달러(한화 약 36조 809억원), 2022년 애플에만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4,380억원)를 지불했습니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거액을 지불함으로써) 다른 경쟁 검색엔진이 성장하고 성공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이를 통해 연간 3천억 달러(한화 약 411조 5,7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보았습니다.

구글은 즉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만약 항소심이 시작되면 다음 다툼은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대법원에서 구글이 패소하면 1984년 미국의 AT&T 해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기업분할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2021년부터 구글의 CLO(Chief Legal Officer)를 맡고 있는 켄트 워커(Kent Walker)의 말처럼 "구글보다 더 나은 검색엔진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 이후 검색 엔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구글 검색엔진의 점유율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그동안 독점을 위해 내던 돈을 내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건 구글이 '오히려 좋아'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겠죠.

반면 애플과 삼성 등이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데이터 전쟁 시대라면, 자체 검색엔진을 가지고 디바이스에서 데이터를 모으는 것 만큼 확실한 수단도 드물죠. 물론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디바이스와 검색엔진을 모두 보유한다면 편의성은 올라가겠지만, 이건 이것대로 반독점 심의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는 별도의 처벌이나 기업분할 없이 막대한 벌금을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벌금은 분할해서 반영할 수 있어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고, 구글에 끼치는 영향이 적은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역시 기업을 분할매각해야 하는 경우죠. 광고사업부,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과 직결되어 있는 분야가 물망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만약 분할 매각 명령이 나온다면, AT&T처럼 아예 회사가 분할되거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독점 정책을 포기하고 정부와 협의해 분할을 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 결정이 나오고 실제로 시행에 옮겨지려면 2030년대는 되어야 할 겁니다.

구글의 검색엔진과 관련된 판결이 이제야 나오면서, 구글-애플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수수료와 관련한 소송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에서 애플과 구글 모두 패소했고, 유럽에서 디지털시장법(DMA)이후 연속된 규제를 만나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도 유리한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후 인앱결제 의무화, 수수료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추가로 나오게 될 판결들을 지켜봐야겠네요. 물론, 동시에 우리도 정책적으로 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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