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으로 불리한 점 숨겼다"며 웹툰엔터 소송 건 미국 로펌들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제공)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주주 집단소송에 놓일 수도 있게 됐습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40% 이상 폭락하면서 현지에서 주주 집단소송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소송 전문 로펌들은 웹툰엔터가 IPO(기업공개)당시 투자자를 상대로 회사의 부정적인 내용을 고의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소송인단을 모집중입니다.

존슨 피스텔(Johnson Fistel), 리바이&오신스키(LEVI&ORSINSKY), 로젠(Rosen), 그로스(Gross)등 미국의 증권집단 주주권리 소송 전문 로펌들이 집단소송을 위한 소송인단을 11월 초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페이퍼)나 투자설명서 등에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고, 부정적인 내용은 감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광고 수익, IP사업수익 둔화, 매출 성장을 상쇄하는 환율효과(원화, 엔화가 달러보다 약세일 경우 발생하는 환율상 손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S-1페이퍼 26-73페이지에 걸쳐 적어둔 '위험요소' 챕터 (네이버웹툰 증권신고서 캡처)

하지만 S-1 페이퍼를 살펴보면 26페이지부터 73페이지에 이르기까지 47페이지에 걸쳐 '위험요소(Risk Factors)'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는 플랫폼 사업의 위험요소는 물론 환율로 인한 위험 역시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고, 플랫폼 수익은 '지금 당장'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치로 가는 '지향점'임을 명시하고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도 밝히고 있습니다.

위험요소 중 하나로 명시되어 있는 '환율 위험(Foreign Currency Exchange Risk)' (출처=웹툰엔터 S-1페이퍼 캡처)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핵심요소는 '오해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인데, 증권신고서인 S-1페이퍼 안에 명시된 내용으로 '은폐했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웹툰엔터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난 것은 사실입니다. 1,084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 14.5배에 달하는 손실이 났는데, 상장 이후 경영진 보상금으로 인한 일시적 손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광고 매출과 IP매출 역시 3.6%, 3.7%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0.1% 증가했습니다. 물론, 월가에서는 3억 4,080만 달러를 예상했던 만큼 예측치와 다르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예측치는 예측치여서 예측치를 밑돌았다는 것이 소송의 이유가 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증권법 위반을 주장하는 실질적인 배경은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상장 공모가 대비 40% 이상 폭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적발표 당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주가는 19일(현지시간) 기준 11.3달러로 공모가인 21달러 대비 46.7% 하락했습니다. 김준구 대표 등 경영진이 지난달 10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전체 하락을 막기엔역부족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런 평가가 나오는데는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생소하기 때문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선 시장의 절대자가 될 때 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버티는 체력, 즉 자금이 필수적입니다. OTT 분야를 참고해보면 넷플릭스나 디즈니+등 시장의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거나 그를 위협할 수 있는 일부 OTT를 제외하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죠. 네이버웹툰은 흑자전환(EBITDA 기준)에 성공했지만, 일시적인 지출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비판도 가능하죠.

또, 콘텐츠 분야의 특성상 타율이 언제나 100%일 수 없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시장에서는 "히트작 만드는게 그렇게 어려운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아직까지 웹툰이라는 분야 자체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건 김준구 대표를 비롯한 웹툰엔터의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죠. 따라서 민사소송을 준비하는 쪽도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이런 문제제기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번 일부 로펌의 소송 준비에 대해 웹툰엔터 관계자는 "미국 증권법 위반을 주장하는 민사 소송을 인지하고 있다"며 "계류 중인 소송 등에 공식적인 입장은 없으며 적극적으로 변호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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