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웹툰 "귀령"의 원작자, 월하야담 작가를 만나다


서울웹툰아카데미 학생이 참여한 〈귀령〉소식을 보고 사진을 촬영중인 월하야담 작가(이미지 출처=작가 제공)

'오컬트'는 조금 낯설지만, '무속'은 익숙하다. 때로는 심리치료의 역할을, 때로는 맺힌 한을 들어주는 역할을, 때로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해주는 역할을 맡은 무속은 우리 삶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무속을 테마로 한 오컬트 웹소설, <귀령>이 탄생했다.

원래 웹툰의 스토리를 준비했다가 웹소설을 준비했다는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 웹소설을 택했다. 그렇게 너무나 쓰고 싶었던 이야기, 마침내 웹툰화 된 <귀령>을 쓰게 된 과정을 묻기 위해 않을 수 없었다.

Q. 작가님의 독자분들과, 이번에 작가님을 처음 뵌 분들께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월하야담: 안녕하세요, <귀령>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편 웹소설을 다섯편 정도 선보인 작가, 월하야담이라고 합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2021년 7월에 처음으로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첫 런칭은 2022년 4월 1일이니까 이제 2년 반이 조금 안 됐습니다. 신진작가입니다.

Q. 원래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월하야담: 저는 원래 기자 일을 했었어요. 그 전에는 사진작가로도 일했구요. 그래서 웹툰은 조금 보긴 했지만, 웹소설은 전혀 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웹툰 스토리를 써보고싶다고 생각했어요. <귀령>에 등장하는 실제 제가 겪었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웹툰 스토리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볼륨이 커지는 걸 보면서 ‘차라리 소설로 나왔을 때 웹툰화를 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Q. 원래 웹소설을 읽던 독자가 아니셨다구요?

월하야담: 네. 일단 그래서 웹소설보다는 소설에 맞춰서 작품을 썼는데, 이 작품을 읽어봐주신 어떤 분이 “이걸 웹소설이라는 걸로 각색을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물론, 인기있거나 탑 성적을 노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장르소설이 웹소설에서 인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웹소설의 법칙은 무엇일까,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확인하고 무료연재를 바로 시작했습니다.

Q. 퇴사를 하시고 쓰셨다면, 무료연재는 부담스러우셨을 수도 있겠어요.

월하야담: 아 그렇죠. 처참했죠. 그런데 제가 전 직장인 기자일을 그만둔 것이 아무래도 건강상의 이유가 컸거든요. ‘벼랑 끝에 몰렸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금전적인 부분이나 건강 부분도 마찬가지로요. 그런데 그때 든 생각이 “내가 이렇게 죽으면, 참 열심히 살았는데 내 이름으로 하나도 남긴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 거예요.

그래서 내가 경험했던 것을 웹툰 스토리로 써보자고 했다가, 책으로 써보기로 했다가, 웹소설까지 오게 된 거예요. 그 당시에 금전적으로 되게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했던 것이, 내 이름으로 소설을 한번 내보자라는 거였어요. 물론 팔린다는 보장도 없고, 신진작가니까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을 하더라도, 언제가 되었든 내가 일을 하거나 취업을 하거나 할 수는 있으니까. 돈은 벌 수 있으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때 까지만 해보자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제가 만족할만한 작품을 쓰자고 생각했고, 그럴 수 있을 때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Q. 지금까지 해 오신 작품들을 보면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계십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드실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월화야담: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웹소설 작가 역시 작가잖아요. 그리고 작가는 끊임없이 독창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이제 <귀령>을 쓰고 나서 차기작을 쓰면서도 마음을 먹었던 것이, ‘월하야담’이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는 “차기작이 예측이 안 되는 작가”였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이 사람이 도무지 무엇을 써서 내놓을지 모르겠다. 기대가 된다 하는 작가요.

반대로 생각하면 여러 장르 주제의 작품을 낼 수 있다는 건, 제가 작가로서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잖아요. 지금도 여러가지 초안을 써놓고, 공모전도 참여하는데 하나같이 다 다른 색채의 작품을 준비했어요. 저는 그것이 작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또 반대로, 웹소설은 장르 법칙이 강한 매체이기도 한데요. 웹소설을 일단 바로 시작하셨다면, 어려움이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월하야담: 보통 웹소설이라고 하면 어떤 장르소설, 순문학 같은 것보다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했고, 표현도 거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느껴졌어요. 그건 저에게 일종의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귀령>의 경우에 연재로 참여하는 공모전에서 평점, 조회수에서 1위를 기록했는데 다른 작품들이 접돠 빠르게 계약을 맺는 것을 보면서 ‘대중성은 확보된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리고 오히려 플랫폼이나 출판사에서 ‘이건 웹소설 소재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처음에 ‘웹소설 판’에 입문하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귀령>은 제가 자가출판까지 생각하고 있던 차에 정말 다행히도 두 군데서 연락을 받았죠.

사실 다운로드 수, 매출이 그 작품의 성공과 실패를 나눌 수야 있겠죠. 그런데 작가에겐 그건 두번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얼마나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완성도 있게 썼느냐, 그것이 본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와, 웹소설로 이런 것도 가능해?’ 라는 작품들이 나오고, 그러면 생태계가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플랫폼도, 출판사나 작가님들도, 독자님들도 장르나 법칙보다는 작품의 완성도 자체를 좀 봐 주시고, 이런 작품들을 연재할 수 있는 다양한 장이 좀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Q. 작가님 블로그를 보면 전국 각지를 걷는 걸 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또 음악은 말할 것도 없구요. 작가님의 작업에 영향과 영감을 주는 취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월하야담: 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원래 기자를 했어요. 그 중에서도 등산, 트래킹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 기자였거든요. 그러다보니 전국의 산, 우리나라의 둘레길 등을 많이 다니게 됐죠. 그 전에는 사진작가를 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산 구석구석에 있는 유물들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하는 일도 했거든요. 그런 문화재를 찍으러 다니면서 당연히 트래킹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그걸 기록하게 되더라구요.

작가의 블로그. 작가의 취향이 가득 담겨있다 (블로그 페이지 갈무리)

그러면서 ‘작다 작다’ 하는 한반도가 이렇게 크고, 넓고, 서로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관점을 가지고 원래 취미였던 음악을 보니까 이 음악을 만든 사람들의 뿌리는 어떨까, 그들의 땅과 거기서 나온 민속적인 특색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들을 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에 녹아들게 된 것 같아요.

Q. 작가님의 작업 루틴이 궁금합니다. 짧게는 하루 루틴, 그리고 길게는 신작을 들어가기까지 거치는 과정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어요.

월하야담: 일단 저는 오전에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현대 판타지 기준으로 2화 정도, 한 회차당 5천자에서 5,500자 정도 되거든요. 이 기준으로 2회차를 쓰자. 이걸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정해두었어요. 물론 이야기를 쓰다 보면 더 길어질 때도 있죠. 소위 ‘글 발이 받는’ 날에는 조금 더 쓰기도 하고요. 제가 느끼기에 ‘완전연소 됐다’고 느낄 때 까지 씁니다.

물론 매일 하지는 않고, 사흘에 한 번 정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무조건 쉽니다. 두뇌에 휴식을 주는 거죠. 제가 지금 강의를 나가는 곳도 있는데, 강의를 나가면 종일 수업을 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회차는 무조건 씁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게 ‘글 근육’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소위 운동을 안 하면 근손실이 오듯 무조건 이렇게 쓰다 보면 근육이 붙고,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작품 단위로는 처음부터 완결까지 다 정해두고 갑니다. 트리트먼트를 정해 두고, 회차는 정하지 않아요. 이야기가 내 마음에 들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지점을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회차는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지만 준비한 사건과 재미는 모두 보여주려고 합니다.


Q. 하루에 2회차를 쓰시는 건, 더 많이 세이브를 해 두기 위해서이실까요?

월하야담: 네, 저는 일단 작가는 쉬지 않고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또 중요한 건 미리 트리트먼트, 시놉시스를 정해 놓고 천천히 써 내려가고 앞서 있어야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예요. 라이브 연재를 하면 설정에 구멍이 날 수 밖에 없고, 글 전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거든요.

네이버 시리즈를 기준으로 3편의 작품이 있다. 모두 다른 장르다.(시리즈 홈페이지 갈무리)

비축분을 내가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만들어 놓고, 심적 여유가 있어야 그 과정에서 차기작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사실 모든 직업이 그렇지만, ‘편하기 위한 직업’이라는 건 없잖아요. 정말 제대로 하려면 머리 아프고 힘들죠. 나의 ‘글 근육’으로 그걸 얼마나 이겨낼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몸을 운동할 때도 ‘과부화 걸릴 때 까지’ 운동해야 효과가 있다고 하잖아요. 또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고도 하고요. 그런 거죠. 그렇게 쓰기까지 하루에 보통 4~5시간, 많으면 6시간. 소위 ‘글빨’이 받는 날이면 10시간정도 쓰기도 합니다.

Q. 그럼 지금 비축해두신 것도 많으시겠어요.

월하야담: 네. 일단 공모전 세 곳에 참여를 해 두었구요, 그게 떨어진다 하더라도 차기작을 이어서 쓰고 있으니까 여러 작품이 준비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 번에 한 작품만 쓰는 게 아니라, 동시에 두 작품 이상을 쓸 때도 있어요. 이게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은 다른 쪽 근육을 쓰는 것처럼 뇌의 다른 부분을 쓰고, 시야를 전환시키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Q. 아까 가르치시기도 한다고 하셨는데, 작가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 조언을 주신다면요?

월하야담: 두려우실 겁니다. 컨택 안 오면 어떡하지, 독자들이 혹평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다시 고치면서 수정을 무한 반복하고 계신 분들이 있어요. 그래도 완고를 하셔야 합니다. 서툴러도 상관 없습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고 계신 것,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써내려 가셔야 합니다. 당장 금전적 보상이 없거나 대단한 성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완성을 하시면 남들보다 빠르게 몇발작 나가 있을 거예요.

저는 단 한번도 쓰다가 중간에 포기한 원고가 없어요. 그게 어떻게 되든, 처참한 성적이든 어떻든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이용해서 최대한 완결을 지었습니다. 제가 해낸 방법이니까, 일단 원고를 쓰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귀령> 웹소설 일러스트. (이미지=소운문예연구소 제공)

Q. <귀령>에 대해서 아직 안 읽어보신 분들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월하야담: 네, <귀령>은 흔히 말하는 ‘오컬트’ 장르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오컬트의 겉부분만 탐색하는게 아니라, 근원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루는 소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어요. 무속이라는 소재가 단순히 공포를 자극하는 용도로 쓰인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 속에 깊게 파고들어 있는 ‘무속’을 이용해서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입니다. 물론 무속이나 오컬트가 무섭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굉장히 흥미롭고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SF, 오컬트, 미스터리는 어느 매체나 ‘비주류’, ‘비인기’ 장르로 여겨지곤 하는데, <귀령>을 어떻게 준비하시게 된 작품인지 궁금합니다. 취재 과정도 들어보고 싶어요.

월하야담: 먼저 인터넷에서 리서치를 했어요. 그러면서 커뮤니티들에 올라오는 글이 있으면 그 글을 쓰신 분들께 “제가 이런 소설을 쓰고 있는데, 어디에 계시든 상관없으니 소정의 사례비를 드리고 찾아뵙겠다.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겠느냐”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당시에 없는 살림이지만 사례비를 드리고 녹음을 하고 옮겨서 정리를 하면서 일종의 사명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여쭤보면 ‘성공하긴 어렵다’는 답을 여러곳에서 받았으니까, 그건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성공을 떠나서 많은 사람이 보는 웹소설이니까, 이런 작품이 있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죠.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작가로서의 ‘성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할까요.

Q. 그럼 아까 말씀하신 ‘웹소설에서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었을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월하야담: 사실 저는 다른 웹소설들에서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어요. 제 취향이 아니었던 거죠. 그런데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적어도 1~5화, 최소한 10화 내에는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이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고, 주인공의 특성도 드러나야 한다는 점.

그리고 한 회차가 끝날 때 마다 다음 회차를 보고 싶게끔 만드는, 소위 ‘절단신공’이라고 부르는 것. 마지막으로는 설명이 너무 길지 않게, 소위 ‘벽돌체’가 되지 않도록 대사를 많이 넣고 가독성을 편하게 하자. 이 세 가지는 반드시 지키자고 생각했습니다. 이걸 지키는 대신 저는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는 거죠.

Q.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오컬트 장르는 ‘한’이나 ‘원혼’을 다루다 보니, 필연적으로 독자들에게 ‘고구마’로 읽히거나 ‘스트레스’가 될 요소를 다룰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 지점에서 작가님께서 독자들에게 어떤 재미를 주려고 하셨는지, 그 고민이 어떻게 담겼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월하야담: 무속이라는 장르가 기본적으로 이전부터 심리치료의 역할이 강했어요.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걸 들어주고, 방책을 제시해주는 부분이요. 이 기본적인 틀은 부적을 쓸 수도 있고, 상담하듯 조언을 하면서 끝날 수도 있고, 또는 자기가 스스로 이야기를 하면서 풀릴 수도 있겠죠.

단행본에 수록된 Taetae 작가의 일러스트 (귀령 단행본 제작위원회 제공)

그래서 원혼들의 한을 다양하게 풀어내려고 했어요. 그 이유를 굉장히 다양하게 만들었고, 역사적인 부분에서, 인간의 욕망과 시기, 질투, 또는 어딘가 망가진 사이코패스 같은 부분을 조명하기도 했고요. 이런 부분에서 원한이 생기고, 그것이 해결된다는 점에 집중하고 이걸 서로 다르게 풀어내는 방식으로 독자분들에게 읽는 재미를 드리고자 했습니다.

Q. 이 작품을 처음 기획하던 것이 ‘개인적 경험’이 담겨있다고 하셨었는데, 그걸 조금 더 여쭤볼 수 있을까요?

월하야담: <귀령>에서 ‘터’라는 에피소드가 제 개인적 경험이 담겨있는데요, 저희 가족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그 집에서 도망쳤어요. 그런데 저는 소설을 통해서 해결을 해 보고 싶었던 거죠. 저희가 겪었던 일을, 실제로는 도망쳤지만 소설 속에서는 귀신인지, 귀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잡아서 없애버리고 싶었어요.

저희집이 기독교 집안인데, 교회에 찾아가서 답이 안 나오니까 불교적으로 찾아보고, 그래도 답이 안 나오니까 무속까지 찾아갔는데 답이 어느정도 나온 거예요. 진지하게 들어주는 곳이 무속뿐이었던 거죠. 그래서 소설에서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오컬트라는 장르였던 거죠. 그런 방식으로 저 나름의 살풀이를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Q. <귀령>의 웹툰 역시 공개됐죠. 작가님의 작품이 웹툰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원작자로서 소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월하야담: 아유 굉장히 기뻤죠. 웹툰으로 처음에 스토리를 시작하려고 했다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러다 보니까 ‘웹툰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되니까 신기하기도 했고요. 전문가들의 손을 통해 웹툰화가 되었구나. 내가 골방에서 책을 뒤적이고 전국을 찾아다니면서 쓴 소설이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게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이어서, 많이 배우기도 했구요.


펀딩중인 귀령 단행본(펀딩 바로가기)


Q. <귀령>의 출간이 다가왔습니다. 먼저 축하드립니다. 단행본이 나오는데, 혹시 연재본과 달라진 점이나 독자분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월하야담: 일단 각 시즌별 Q&A를 넣어두었어요. 제가 연재할 때 메일이나 댓글로 받은 질문들을 정리하고, 에피소드에 담긴 이야기가 실화 바탕인지 어떤지, 어떻게 취재하다가 알게 된 내용이라던지 하는 에피소드를 적어두었습니다. 작가노트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아마 이미 <귀령>을 보신 분들이라도 이 Q&A를 보신 다음에 다시 읽어보시면 다가오는 것이 다를 겁니다.

책으로 읽으실 때 또 다른 가치가 있도록 준비했으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귀령 단행본 내지 이미지 (귀령 단행본 제작위원회 제공)

Q. 지금도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지망생들이 많잖아요. 이야기를 만들면서 고민하는 지망생들에게 응원과 조언을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건네주실 수 있을까요?

월하야담: 백지상태에서 앉아서 일단 시작해야지! 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정말 쓰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가 있다면, 그걸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를 채워가면서 구체화하는 작업을 먼저 하셔야 합니다. 말하자면 설계도를 빽빽하고 정확하게 짜 놓는 거죠. 그게 있으면 이야기를 처음부터 완결까지 달려갈 수 있게 됩니다. 그 단계를 넘어서 첫 작품을 완성하면, 두번째 부터는 조금 수월해집니다. 그렇게 세번째 작품까지 쓰시게 되면, 그때부턴 어디에서든 출간 의뢰를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먼저 정리를 하다 보면, 준비하시는 분들이 빠지기 쉬운 ‘설정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설정을 계속 붙들고 있는 건 확신이 없어서 그렇거든요. 그런데 정리를 하다 보면 나무 기둥이 작아지고 곁가지가 커지게 돼요. 정리를 하시면서 기둥이 튼튼한 글을 써야 합니다. 최초에 ‘쓰고 싶었던 이유’를 견고하게 만드는 글을 쓰시면,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무에게나 물어보지 마시고 이미 그 경험을 해 본 사람들에게 물어보십쇼. 기존의 작가들, 웹소설 강의를 하는 선생님에게 여쭤보시는 것이 가장 많은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Q.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를 함께해주신 독자분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월하야담: 많은 분들께서 <귀령>을 사랑해주신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귀령>을 접하게 되실 예비 독자님들께도 자신있게 ‘웰컴!’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는 작품이어서,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뵐 테니까, 어떤 작품이건 믿고 읽을 수 있는 작가 ‘월하야담’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연재중인 웹툰, 그리고 펀딩중인 단행본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포맷도 많은 사랑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인사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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