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의 인도네시아-대만 서비스 종료를 통해 알아볼 수 있는 것

올해 초 프랑스 시장에서 카카오픽코마가 철수했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죠. 카카오엔터가 인도네시아에 이어 내년에는 대만 시장에서도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큰 미국, 일본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IP 비즈니스를 세계 최대 엔터시장인 북미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이뤄진 결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엔터는 최근 미국 웹툰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의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코믹콘(NYCC) 2024에서 대표 IP <끝이 아닌 시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내년 중으로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 '크런치롤'에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IP는 북미를 포함해 한국, 일본, 프랑스 등 7개 언어로 번역돼 매달 약 50만 달러(약 6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중입니다.

이와 달리 인도네시아·대만 웹툰 시장은 엔데믹 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콘텐츠 불법 유통 등 현지 시장 상황도 겹치면서 수익성 낮은 지역에서의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는 게 카카오엔터 측 입장인 거죠. 웹툰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100여곳이 넘는 웹툰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가 운영되는 등 불법 유통 주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이에 카카오엔터의 인도네시아 웹툰 서비스가 올해 말에 종료하게 된 겁니다. 이 회사는 2018년 현지 웹툰 서비스 기업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해 인도네시아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6년 만에 사업을 종료하게 됐습니다. 2021년 시작한 대만 서비스의 경우 내년에 종료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같은 동남아 국가인 태국에서의 서비스는 지속 운영합니다. 카카오엔터 측은 "동남아는 태국 중심으로 당사 역량을 집중해 성공적인 IP 비즈니스 사례들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미코의 해외 사업부 정리 수순과 비교하면 코미코는 플랫폼 사업부를 키다리스튜디오에 매각하는 등 완전 철수 움직임을 보였다면, 카카오엔터의 이번 인도네시아와 대만 서비스 종료는 조금 다르게 해석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종합해서 살펴보면, 현재 웹툰 비즈니스를 카카오엔터와 픽코마 중에서 픽코마에 힘을 싣는 모양새인 상황에서 카카오엔터의 웹툰/스토리 부문을 통합하기 위한 정리를 겸해서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를 정리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해외 진출은 픽코마에, 콘텐츠 제작을 비롯한 IP확보는 카카오엔터의 스토리 부문이 맡는 식으로 내부 정비를 시작하고, 이후에 픽코마를 중심으로 리브랜딩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뜨거워지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카카오엔터와 픽코마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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