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고생 드래곤” 땅콩 작가를 만났습니다 (1)

“안녕! 내 이름은 김민지야.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고생이지! 자고 일어났더니 도마뱀이 됐어! 이 이상한 도마뱀이 나라고…? 으아앙! 싫어! 개못생겼어! 나 집에 갈래!”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고생 김민지가 어느 날 이세계의 드래곤으로 눈을 뜨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여고생 드래곤>. 흑백 낙서 느낌의 원고로 인터넷에서 떠돌았던 만화가 네이버웹툰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한 것에 반가움과 놀라움을 표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초반부터 범상치 않은 개그센스로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퍼졌습니다.

흔한 이세계물처럼 시작하지만 요즘 이세계물과는 뭔가 다른 느낌에, ‘뒤앙뮌크…소울…?’ ‘극심히 삔또가 상하는군’ ‘부호호’ 등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각종 명대사(?)가 흘러넘치고, 그냥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아주) 가끔은 가슴 속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채워주고, 결말마저 아름답고 깔끔하게 마무리한 원앤온리 작품. 스토리텔링과 연출은 공부하면 된다지만 개그 센스는 타고나야만 한다는데, 개그수저(?)를 갖고 태어난 이 작가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마스터피스. 천재가 빚어낸 불세출의 걸작”, <여고생 드래곤>의 땅콩 작가님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 <여고생 드래곤> 결말까지의 이야기가 있으니 작품을 보시고 읽기를 권장합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지금 바로 네이버웹툰으로!


Q.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필명이 땅콩이니까 혹시나 땅과 콩 두 분이 나오시진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한 분이시군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마침 땅콩이 또 2개가 들어있으니까 그런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키가 작아서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땅콩이었는데요. 이 별명이 좀 귀엽기도 하고 마음에 들어서 여러 닉네임에 쓰다가 필명까지 땅콩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정작 견과류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웃음)


개그맨이 하고 싶었다는 땅콩은 개그만화를 그렸다

Q.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작가님은 언제부터 만화를 그리셨나요?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사 오신 《팡팡》이라는 잡지에서 처음으로 만화를 보고 ‘나도 이런 걸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연습장에 칸을 나눠서 저의 첫 만화를 그렸죠. 그 시절부터 장래 희망에는 항상 만화가가 있었어요.


Q. 혹시 만화가 외에 다른 장래 희망 직업도 있었나요?
개그맨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웃겨도 무대에서 불특정다수를 웃기는 건 못 하겠더라구요. 무대 체질은 아니라서요. 결국 고등학교 땐 미대 입시를 하고 예대에 들어가서 영상 전공을 했어요.


Q. 작가님은 ‘인생만화’로 꼽는 작품이 있나요?
웹툰 중에서는 와난 작가님 작품을 좋아해요. 와난 작가님은 천재예요. (에디터 전원 고개 끄덕끄덕) <집이 없어>도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건 <어서오세요 305호에>에요. 근데 전 웹툰을 그리고 있긴 하지만 사실 웹툰보다는 일본 만화를 더 많이 봤어요.


Q. 그렇다면 혹시 <강철의 연금술사>를 좋아하시나요? 저희가 <여고생 드래곤>을 함께 보면서 ‘이 작가님은 왠지 <강철의 연금술사>를 좋아하실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가 <강철의 연금술사>에요. <기생수>도 좋아하고요. 저는 ‘완결이 좋아야 좋은 만화’라고 생각해서 <강철의 연금술사>의 완결성을 정말 좋아해요. 모든 요소들이 촘촘하게 짜여 있고, 정해진 피날레를 향해 다 함께 그쪽으로 가는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열린 결말이 아니라 깔끔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점도요. 그래서 저도 결말이 깔끔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죠.


Q. 그럼 <여고생 드래곤>은 연재를 시작할 때 지금의 결말까지 생각해 두셨나요?
<여고생 드래곤>을 처음에 그릴 땐 연재를 생각하지 않고 습작처럼 그린 거라 가볍게 그렸어요. 연재가 결정되고 난 후 회사에서 완결 내용이 담긴 시놉시스를 제출해달라고 해서 그때 처음으로 완결에 대한 내용을 짜기 시작했죠. 그때 민지가 집으로 돌아가는 플롯을 정했어요. 그 사이사이의 이야기는 연재하면서 즉흥적으로 채워나갔습니다. 그래도 큰 흐름을 처음에 잡아둬서 중간에 이야기가 망가지지 않고 잘 온 것 같아요.


1년 넘게 소식이 없던 “1화 빌런”이 정식 연재를 하게 된 계기

Q. <여고생 드래곤>의 연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여고생 드래곤>은 연재하게 된 계기가 좀 특이했지요.
웹툰 작가를 지망하던 시절, 연습 삼아 친구랑 같은 주제로 5화짜리 단편을 각자 그려보기로 했어요. 첫 번째 주제가 ‘이세계물’이었는데 그렇게 그린 습작이 당시 제목으로는 <여고생 드래곤 전생>이었죠. 이왕 그린 거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올렸는데요. 한 1년쯤 지나고 나서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던 도중 이메일이 왔어요. 박태준만화회사 PD인데 <여고생 드래곤 전생>을 보고 연락드렸다고요. 그걸? 이제 와서? (일동 웃음)


Q. 지망생 시절 이야기도 궁금해요. 언제부터 웹툰 작가 준비를 하셨나요?
군대를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한 5년 정도 한 거 같은데, 돈이 필요하니까 공모전 준비를 하면서 마트나 은행 청원경찰 같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어요. 모든 지망생분들이 다 그렇겠지만 웹툰 준비에 시간을 많이 쓰면 돈이 부족하고, 돈을 벌려면 시간이 부족한 게 제일 힘들었죠. 공모전에 계속 떨어지니까 심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고요. 컬러 채색까지 하면서 열심히 준비한 만화들은 잘 안되고, 흑백으로 편하게 그린 <여고생 드래곤>으로 데뷔하게 된 게 참 아이러니해요.


Q. 공모전에 제출한 만화는 어떤 작품이었나요?
<뭐든지 잘 먹는 미정이>(이하 <미정이>)라는 외계인 미정이가 학교에 와서 책상이나 필통 같은 사물들을 요리해먹는 개그 만화를 그렸었어요. 너무 멋있는 걸 하려고 하면 쓸데없이 힘이 들어가고, 개그만큼은 무난하게 자신 있으니까 첫 작품은 개그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죠.
<미정이>는 주호민 작가님 유튜브 채널에 만화 지망생들의 콘티를 첨삭해주는 ‘위펄래쉬’에 콘티를 보냈었는데요. 작가님한테 칭찬도 듣고 독자 반응도 좋았었지만 공모전에서는 떨어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정이>는 장기연재는 조금 힘들었을 것 같아서 <여고생 드래곤>을 연재하게 되어서 잘 된 것 같아요.

위펄래쉬에 올라온 <뭐든지 잘 먹는 미정이>. 땅콩 작가 특유의 깔끔한 연출과 개그센스가 이 작품에도 잘 살아있다.


Q. <여고생 드래곤>은 박태준만화회사의 에이전시인 스튜디오B 소속 작품이 되었는데요. 박태준만화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처음에는 박태준만화회사에 살짝 편견이 있었어요. ‘나도 학교폭력 같은 걸 넣어야 하나?' 뭐 이런 생각… (일동 웃음) 게다가 습작처럼 그린 거라 원고를 무조건 수정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어서 피드백을 받고 지금과 완전 딴판인 콘티를 가져갔었죠. 그랬더니 박태준 대표님이 <여고생 드래곤>은 회사가 프로듀싱을 하면 오히려 안 될 것 같다며 그냥 그대로 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때 이후로 회사 측의 터치 없이 거의 저 혼자 쭉 작업했죠.


박태준만화회사 유튜브 캡처


Q. 정식 연재 원고가 인터넷에 올라왔던 원고에서 그림만 살짝 다듬어지고 연출과 내용은 완전히 똑같던데요?
회사에서는 원래 원고 그대로 연재하려고 했었어요. 이 느낌 그대로 가야 한다면서. 저도 놀랐죠. 이 낙서 같은 게 네이버웹툰에…? 신성 모독 아닌가…? (일동 웃음) 그런데 뒷부분 원고를 작업하면서 그림이 정돈되다 보니 앞부분이랑 차이가 많이 나게 되어서 앞부분 그림을 좀 다듬게 되었어요. 흑백으로 하는 대신 주 2회 연재, 한 화당 쿠키 1개 등이 전부 대표님 아이디어였는데 확실히 그런 박리다매(?) 느낌의 마케팅이 잘 통한 것 같아요.


개그 80 : 판타지 20, <여고생 드래곤>은 개그만화니까

Q. <여고생 드래곤>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 봅시다. 어쩌다가 여고생과 드래곤이 몸이 바뀌는 만화를 그리게 되셨나요?
저는 아주 참신한 소재를 쓰는 것보단 뻔한 소재로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걸 더 좋아해요. 이세계물에서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경우도 흔하고, 판타지 배경에서 드래곤이 등장하는 것도 흔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본 이세계물 주인공들은 대부분 원래 세계에서 더 오래 살았으면서도 이세계에 오면이세계에서의 존재로 살아가려고 하더라고요. 민지는 이세계의 드래곤이 되었지만 드래곤으로서 살아가려고 하지 않고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말투와 가치관을 계속 유지한 게 많은 분들께 참신하게 느껴진 게 아닐까 싶어요.


Q. <여고생 드래곤>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신 게 있나요?
개그를 끝까지 가져가는 걸 가장 중점에 두었습니다. <여고생 드래곤>은 <마법진 구루구루>를 일종의 롤모델로 두고 그렸는데요. 많은 개그 만화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른 내용에 무게가 실리면서 개그가 옅어지곤 하는데 <마법진 구루구루>는 판타지 요소가 있으면서도 개그를 끝까지 놓지 않아요. ‘개그 80, 판타지 20’의 비율을 지켜나가는 것을 가장 신경 썼어요.

인터넷에서 ‘용사님 뭐해요? 숨셔.’ 짤로 유명한 만화 <마법진 구루구루>


Q. 판타지와 개그의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확실히 판타지 욕심이 좀 있었죠. 제일 좋아하는 장르가 판타지기도 하고요. 작가라면 무릇 마음 한구석에 언젠가 판타지 대작을 하겠다는 욕심이 있는 법이니까요.
<여고생 드래곤>에서도 기왕 판타지인 김에 멋있는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었는데요.독자들이 개그만화에 기대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그니까 뚝심 있게 개그로 가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애초에 <여고생 드래곤>은 등장인물들이 멋있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애들도 아니고요. 판타지를 하고 싶은 욕심은 꾹꾹 참아가면서 개그를 열심히 했죠. 그게 <여고생 드래곤>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Q. 민지, 스미스, 도미니크, 한나로 구성된 주인공 파티가 묘하게 밸런스가 좋아요. 나사가 빠져 있는 것 같으면서 또 전개는 착착 진행되죠. 캐릭터별 역할이나 균형을 어떻게 고려하셨는지 궁금해요.
노는 캐릭터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고, 비중이 동등하게 배분되도록 계속 신경 썼죠. 민지는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메인캐릭터고, 스미스는 브레이크 거는 역할을 맡겼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활약한 건 별로 없는데 없으면 심심한 캐릭터로요. 도미니크는 신세를 정말 많이 졌죠. 할 거 없을 때 얘 내보내면 반은 가니까. (전원 폭소) 한나는 저의 판타지적인 욕심을 채워주는 캐릭터였어요. 꾸준히 성장하는 캐릭터라 마지막에도 활약했고, 어떻게 보면 주인공적인 면도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

딴지 못 걸어서 답답해서 죽어버릴 것 같은 스미스로 큰 웃음을 선사한 53화 中


Q. 혹시 제일 그리기 힘든 캐릭터는 누구였나요? 역시 도미니크였나요?
제일 그리기 힘든 건 민지였어요. 드래곤이라 날개 그리기가 힘들어서요. 그래서 나중에는 망토로 씌워놓고 그랬죠. (웃음) 그다음이 도미니크예요. 근데 도미니크는 그리기 힘들어도 재밌었어요. 저는 독자분들 놀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독자분들이 ‘도미니크 꼴 보기 싫어! 너무 못생겼어!’ 이러면 ‘그래?’ 그럼 도미니크를 더 클로즈업해주지…’ 이런 식으로요. 협곡도 “그래서 협곡이 뭐 하는 데냐고!” 그러면 끝까지 절대 안 알려주고요. 제가 그런 걸 좋아합니다😊

Q. 그럼 독자반응도 매주 체크하셨나요?
매주 체크했죠. 네이버 댓글도 보고, 구글링도 한 번씩 해보고요. 제가 살아가는 이유에요. 그렇게 주시는 관심이 너무 좋거든요.


Q. <여고생 드래곤>하면 ‘드래곤 여고생’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드래곤 여고생’이 흥미진진해지니까 이쪽이 본편이라는 얘기도 많았는데 어떠셨어요?
‘드래곤 여고생’은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길게 할 생각이 없었어요. 스토리 같은 것도 없었고요. 그런데 등장인물이 점점 많아지더니 스토리가 계속 생겨나는 거예요. 나중에는 빨리 마감을 쳐야 하는 상황에 민지 이야기는 다 됐는데, 드래곤 여고생에서 막히기도 했어요. 또 결말이 날 때 이쪽도 타이밍 맞게 같이 끝나야 하니까 그 부분도 애를 많이 먹었죠.
본편 드립은, 아니 내가 50컷을 넘게 그려놨는데 한 컷짜리를 본편이라고 하면~! (일동 웃음) 그런데 저도 스토리가 안 나올 때 무의식적으로 ‘아 본편 어떻게 하지’ 이렇게 중얼거리게 되더라고요.


‘씨보글’은 즉석에서 탄생한 대사

Q. 개그라는 게 웃기려고 한다고 다 웃기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개그만화는 웃길 때랑 별로 안 웃길 때의 편차가 큰 경우가 많은데, <여고생 드래곤>은 꾸준히 일정하게 웃기는 게 신기했어요.
저는 기복이 좀 있었다고 느꼈는데 독자분들이 그렇게 안 느끼셨다면? 그러시군요? 그런 것으로? (일동 웃음)
스토리를 짤 때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사실 개그를 짤 때는 그렇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장르가 판타지다 보니까 써먹을 수 있는 소재가 엄청 많더라고요. 제4의 벽을 넘는 메타적인 개그도 많이 써먹었고요. 쓸 수 있는 건 거의 다 쓴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것을 다 써먹어서 당분간은 개그만화를 하라고 해도 못 할 것 같네요.


Q. 메타적인 개그들도 웃긴 게 정말 많았어요. ‘마치 배경 안 그리려고 작정한 사람이 그린 만화 같군!’ ‘복붙으로 컷을 몇 개나 잡아먹는 거야.’ 이런 대사들이요. 특히 도미니크가 컬러 채색으로 적의 주의를 끄는 장면은 흑백만화라는 점을 이용해 허를 찌른 게 너무 신박하고 재미있었어요.
도미니크 컬러화 개그는 흑백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정말 해보고 싶었던 개그였어요. 회심의 개그였는데 실제로 반응이 좋아서 기뻤죠. 메타 개그는 제가 찔릴 때 먼저 대사로 선수를 친 경우도 많았어요. 배경 그리기 귀찮아서 까맣게 칠해 놓고 그걸 지적하는 대사를 치는 거죠. 제가 먼저 말해버리면 개그가 되니까.

컬러로 주의를 끄는 도미니크


Q. 그럼 개그 아이디어는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쌓아두시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쓰시는 건가요?
그런 개그도 있고, 즉석에서 짜내는 개그도 있어요. 예를 들면 액괴의 ‘씨보글’같은 건 즉석에서 나온 거예요.
‘웃겨야지’하고 시도해서 정말 웃겼을 때를 타율로 말하면 반반 정도였던 것 같아요. 때로는 정말 별생각없이 쓴 게 반응이 터질 때도 있어요. ‘부호호’ 같은 게 그런데, 저는 그냥 대충 울음소리 같은 거 쓴 건데… 그렇게까지…? (하지만 에디터들은 ‘부호호’ 소리만 내도 자지러졌다…)

에디터가 뽑은 대대손손 남을 <여고생 드래곤> 희대의 명장면 TOP2


Q. 작가님의 개그의 원천이 뭔지 궁금해요. 재미있게 보신 개그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의외로 개그만을 전면에 내세우는 콘텐츠는 잘 안 본 것 같아요. 유명한 개그만화들도 별로 본 적이 없네요. 그런데 <강철의 연금술사>가 소년만화지만 개그요소가 엄청 많은 것처럼 개그 장르는 아니지만 개그가 녹아있는 것들을 많이 즐긴 것 같아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머글 같은 걸 많이 보기도 했는데, 커뮤니티에는 선을 넘는 개그도 많으니까요.


Q. 그런 점에서 <여고생 드래곤>의 개그는 딱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적정선을 잘 지킨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안 넘으려고 주의를 한 거죠. 웬만하면 다들 웃을 수 있는 개그로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나중 가서는 초반에 비속어를 너무 많이 쓴 게 조금 후회됐어요. 말을 세게 하는 건 스스로 자신이 없다는 뜻이거든요. 자신감이 부족하니까 일부러 말을 세게 해서 감추는 거죠. 딱히 비속어가 없어도 재미있어해 주시는 걸 보니 좀 더 순한 맛으로 갔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도저히 더 자를 수 없었던 땅콩 작가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 2편 바로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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