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북미 만화 판매량 : 남들은 떨어져도 웹툰은 올라간다


2023년 6월 북미 지역의 만화 판매량이 공개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전 달과 비슷하게 엔데믹 이후로 줄어든 판매량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요. 이런 와중에 웹툰이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 : 스파이더맨이 돋보이는 이번 달 차트

먼저 슈퍼히어로 차트입니다. 이번 달도 1위는 여전히 <닌자거북이 : 라스트 로닌>입니다. 이쯤되면 ‘장수 1위 상’이라도 주어야 할 것 같은데요. 바로 오늘 2일, 영화 <닌자거북이 : 뮤턴트 대소동>이 미국에서 개봉하고 이후 속편과 TV 시리즈도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라스트 로닌’의 영상화는 아니지만 또 한 번 닌자거북이 IP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이번 달은 차트 상위권에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여럿 분포한 게 눈에 띕니다. 신간인 <END OF THE SPIDER-VERSE> 1권이 7위를 차지했으며 2위, 8위, 15위도 스파이더맨입니다. 특히 8위에 오른 <SPIDER-MAN: MILES MORALES> 1권은 2016년 출간작이지만 6월 초에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이 크게 히트하며 차트에 올랐습니다.

신간이 많이 분포한 것도 이번 달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3위에 오른 <Batman: Beyond the White Knight>, 13위의 <Wonder Woman Historia: The Amazons>, 14위의 <NIGHTWING 3권 : THE BATTLE FOR BLÜDHAVEN'S HEART>, 17위의 < THE UNCANNY X-MEN OMNIBUS> 5권 모두 6월에 새로 출간된 신간입니다. 참고로 나이트윙은 1권 역시 20위로 차트에 함께 올랐으며 올해 아이스너상 연재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본만화 : 신간이 아닌 <귀멸의 칼날> 1권이 1위

이번 달 일본만화 1위는 바로 <귀멸의 칼날> 1권입니다. 1위의 자리는 언제나 그 달에 가장 핫한 신간의 차지였는데, 시리즈의 1권이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판매량도 17,811권으로, 작년 같은 달 1위였던 <체인소맨> 11권의 판매량(73,354권)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인데요. 작년 동월과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슈퍼히어로 차트와는 달리 일본만화는 거의 6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귀멸의 칼날> 1권이 1위를 한 것은 4월부터 <귀멸의 칼날>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방영을 시작해 다시 <귀멸의 칼날>에 관심이 쏠린 것도 있지만, 이미 완결작이기에 신간이 없어 시리즈의 첫 권에 관심이 집중된 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미 완결 난 작품을 압도할 정도로 판매량을 견인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작품이 부재한 탓이 큽니다. 실제로 이번 달에는 TOP20 중 시리즈의 1권이 7자리를 차지했습니다.

2위의 <드래곤볼 슈퍼> 18권, 3위의 <안녕 에리>, 5위 <스파이더맨 : 페이크 레드>, 11위 <코미양은 커뮤증입니다> 25권은 이번 달에 새로 나온 신간입니다. <안녕 에리>는 <체인소맨>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새 단편 만화로, 6월 말에 발간되었음에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SPIDER-MAN: FAKE RED>은 일본 작가인 오사와 유스케가 그린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평범한 일반인인 주인공이 어느 날 버려진 스파이더맨 슈트를 주우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참고로 이 달에는 일본 작가가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를 그린 또 다른 작품 <Wolverine: Snikt!>도 출간되었는데 차트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비해 지난 달 2권만 18위에 올랐었던 <최애의 아이>는 이번 달에는 9위와 12위에 1권과 2권을 모두 올렸습니다. 방영 자체는 미국 넷플릭스에서도 4월에 개봉되었지만, 영어 더빙이 5월말에 업데이트되면서 뒤늦게 순위가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지널 그래픽노블 : <나혼렙>, <로어 올림푸스>의 차트 줄세우기 신화는 깨졌지만

다른 카테고리는 모두 작년 동월 대비 전체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그래픽노블 카테고리는 유일하게 상승했습니다. 그것도 작년 동월대비 53%라는 큰 폭으로요.

1위와 2위는 나란히 <로어 올림푸스> 4권이 차지했습니다. 1위가 양장으로 페이퍼백보다 판매량이 3배 이상 많은데요. 그만큼 소장용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어쩐지 신간이 나올 때마다 초동 판매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1권 68,977 → 2권 56,462 → 3권 40,292 → 4권 39,781) 여전히 신간이 나왔다 하면 무조건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로어 올림푸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이스너 상 웹코믹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3위에는 뜬금없게도(?) <마도조사> 만화판 2권이 올랐습니다. 1권은 올해 3월에 발간되었지만 한 번도 차트에 든 적이 없었는데요. 5월 신간인 2권이 3위에 오른 것입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 <킬링 스토킹> 3권 또한 TOP20 안에 들었는데요. 북미에서도 BL 독자의 구매력은 점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가는 것 같네요.

‘오리지널 그래픽노블’의 본래 취지(?)에 걸맞은 신간도 눈에 띄었습니다. ‘CRITICAL ROLE: THE MIGHTY NEIN ORIGINS’ 시리즈의 신간 ‘MOLLYMAUK TEALEAF’ 편이 6위, <STAMPED FROM THE BEGINNING: A GRAPHIC HISTORY OF RACIST IDEAS IN AMERICA>이 8위에 올랐는데요. 후자는 미국의 인종차별의 역사를 파헤친 동명의 책을 만화로 만든 그래픽노블로, 원작 책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가 예정되어있기도 합니다.

이번 달은 <나 혼자만 레벨업>, <로어 올림푸스> 모두 전권 줄세우기 신화가 깨진 달이기도 합니다. <로어 올림푸스>는 2권이 차트에 들지 못했고, <나혼렙>은 1, 2, 6권만 차트에 들었습니다. 이번 달은 전통적인 의미의 작가주의 그래픽노블 신간들이 눈에 띈 달이기도 하고, <나혼렙>, <로어 올림푸스> 외의 다른 웹툰들이 점점 종수과 권수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은 지난달 신간 3권을 포함해 1,2,3권 모두 차트인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사내맞선>은 1권을 차트에 올렸고, <재혼황후>는 신간인 3권이 15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달도 TOP20 중 절반 이상이 웹툰이네요.

지금까지 2023년 6월 북미 만화 판매량 데이터를 살펴보았는데요. 웹툰을 제외하고 고만고만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차트에 과연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요? 다음달 7월 차트에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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