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 김준구 대표 "우리의 힘은 다양성"

네이버웹툰이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공모가 18~21달러 중 최상단인 21달러로 확정되었고, 상장후 거래가 시작된 직후에는 10%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첫날 장 마감까지 대략 6%정도 오른 22.3달러선에서 장 마감을 맞았습니다. 상장 첫날, 김준구 대표와 김용수 CSO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습니다.

* 김준구 대표, "우리의 힘은 다양성, 창작자 성공이 우리의 성공"

김준구 대표는 "우리는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라며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선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만의 경쟁력이 핵심인데, 그것은 바로 다양성"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콘텐츠가 수백명 단위의 팀이 IP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수년이 걸리는 형태라면, 네이버웹툰은 개인 창작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그로 발생하는 다양성이 곧 경쟁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크리에이터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고 밝힌 김준구 대표는 "우리는 콘텐츠 스토어 플랫폼이 아니다. 네이버웹툰 내부적으로 작가들이 성장해서, 내부에서 연재하고 성장하는 작가들이 곧 우리의 힘"이라고 수차례 반복해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상장법인'으로서 주주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작가를 압박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파이가 한정적이라면 거기서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압박해야 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네이버웹툰은 아직 더 빠르고, 더 많이 성장할 것"이라며 "이를테면 광고같은 경우 지금 전체 매출의 10%밖에 차지하지 않는데, 향후 광고매출 성장 모멘텀은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일반적으로 테크기업이 상장하는 이유중 하나가 단기적인 운영자금 확보가 목적인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24년 1분기 기준 조정 없는 EBITDA로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우리의 상장 목표는 성장 가속도를 붙이기 위한 것이고, 투자자들도 이 점에 깊은 공감과 긍정했기에 함께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내부 직원 보상, 인공지능 기술 공개 일정은?

김준구 대표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이 상장은 저(김준구 대표)에게도 큰 의미지만, 저희 팀의 성취"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네이버웹툰은 독립 이래 첫 임단협이 진행중인데,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스톡옵션이 사실상 기대수익이 없는 상태여서 '팀'의 구성원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죠. 김준구 대표는 이에 대해 "상장 앞두고 전직원 대상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주식을 직접 제공하므로 특정 시점에서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를 지급했다. 다만 이건 1차 안이고, 이걸 시작으로 '팀의 성과'에 보상하기 위한 고민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안이 가능할 수 있는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상장을 목표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지내왔습니다. 그동안 '팀'으로 성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을 직원들의 피로도와 사기저하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S-1 페이퍼에서 공개한 인공지능 기술 "셰이퍼"와 "콘스텔라"의 도입 시기와 대상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정확한 공개 일정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인공지능이 창작자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네이버웹툰이 기본적으로 가진 입장"이라고 못박았습니다. 동시에 "'셰이퍼'와 '콘스텔라' 모두 인공지능을 통해 창작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고, 이를 통해 창작자들이 더 많은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용수 CSO 역시 "AI는 창작자를 대체할 수 없다. 다만 네이버웹툰은 창작자 분들이 마감으로 인해 힘들어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걸 서포트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공지능을 준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면 충분히 건강하게 연재할 수 있고, 또는 여력이 되시는 분은 한 주에 여러 회차를, 또는 여러 작품을 만드는 실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네이버웹툰의 경쟁자는? 그리고 대응방안은?

네이버웹툰의 경쟁자를 묻는 질문에 "시간 점유의 측면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모든 것이 경쟁자"라고 밝힌 김 대표는 "(웹툰)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의 팔로워들은 (네이버웹툰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팔로워들은 외부에서 소싱-판매하는 스토어 모델인데, 우리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내부에서 육성해 내부에서 히트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의 자신감은 이 생태계에서 나온다. 우리는 스토어 비즈니스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모델은 캔바스-정식연재(웹툰)-IP확장으로 이어지는 사이사이에 광고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다각화하고 작가와 공유하는 PPS(Partners Profit Share)모델입니다. 실제로 북미에서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광고보고 무료보기를 비롯해 슈퍼라이크 등 다양한 수익화 모델이 제공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선보이는 작품이 늘어나는데 따른 피로도에 대한 우려에도 김준구 대표는 "우리의 큐레이션은 데이터 중심. 인공지능 기술보다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더 많은 백엔드 시스템의 도움을 통한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오리지널 콘텐츠를 관리할 편집부 추원 등은 필요하지만, 결국 우리의 최고 강점은 다양성이므로 어떻게 독자들에게 세분화된 추천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용수 CSO 역시 "유저 증가→작품 수 증가→추천 고도화→​유저 만족도 증가→​유저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고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이걸 실행에 옮기는 것이 네이버웹툰의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앱 내에서 "알아서 딱"등 개인화 추천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기본화면으로 설정하는 업데이트를 단행, 그저 공개 순위가 아니라 독자들에 맞춘 추천을 보여주는 방식의 큐레이션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고민이 어떻게 고도화될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김준구 대표는 20년을 돌아보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사실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 어젯밤 상장이 결정되고 울컥했던 순간이 있었다"며 "예전에 A라는 작가님이 본인을 '만화가'라고 소개하고 인터뷰를 하신 적이 있는데, 한 만화가 교수가 전화를 한 적이 있다. 그 교수가 '웹툰작가가 무슨 만화가냐. 그(A)작가에게 만화가라고 말 하지 말라고 해라'라고 말했다. 그 때가 개인적으로 이를 악 물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 때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 만화가가, 그리고 '웹툰작가'라는 직업이 선망의 대상이 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목표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상장을 통해 1차적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상장은) 중요한 중간 기착지라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 내내 반복된 '다양성'이라는 말은 겉치레가 아닌, 네이버웹툰이 지향하고 있는 성장동력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듯, 이번 상장을 통해 '다양성'을 가치로 내걸었던 만큼 향후 제작사 등 B2B 비즈니스에 끼칠 영향은 별도 분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콘텐츠 매니아'여서 새로운 콘텐츠를 보고싶은 욕심에 시작한 비즈니스라고 말한 김준구 대표는 더 빠른, 그리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한 중간기착지라고 이번 상장을 평가했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변했고, 이 기사를 쓰기 시작한 시점에 +6.19%였던 네이버웹툰의 주가는 28일(한국시간) 종가 기준 23.07달러, +9.86%로 마감했습니다. 주식처럼 시장은 계속 변하고, 말처럼 쉽게 모든 일이 진행되진 않을 겁니다. 그 풍랑 속에서 네이버웹툰이 지금의 가치를 잃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지, 에디터도 계속 지켜보고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