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창덕 선생 "꺼벙이" 목소리 담은 '길창덕체' 선보여... '꺼벙이 55주년 프로젝트' 본격 시동
한국 만화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 중 하나를 꼽으라면 길창덕(1929-2010) 화백의 '꺼벙이'입니다. 반쯤 졸린 눈, 머리에 동그란 흉터를 갖고 있는 꺼벙이는 1970-80년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어린이였죠. 당시 초등학교에 한 반에 한명쯤은 '꺼벙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고들 합니다.
⟨꺼벙이⟩는 1970년 4월 월간 잡지 «만화왕국»에 첫 선을 보인 이후, 73년부터 77년까지 «소년중앙»에서 7쪽 내외 분량으로 연재된 에피소드 만화 형식으로 연재됐습니다. 이때의 ⟨꺼벙이⟩는 백제출판사의 ⟨꺼벙이⟩, ⟨꺼벙이와 꺼실이⟩(1979)를 시작으로 기린원, 대교 등을 거쳐 2001년 바다출판사에서 출간되는 등 한 세대를 거쳐 사랑받았습니다. 1980년 12월 11일부터는 «소년조선일보»에 네칸만화로 연재되어 1990년 2월 29일까지 총 1,584회를 연재하기도 했는데, 이 시기 네칸만화는 별도의 단행본이 출간되진 않았고, 몇몇 작품을 발췌, ⟨꺼벙이 만화일기⟩(1994)에 수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2025년은 ⟨꺼벙이⟩가 처음으로 독자와 만난지 5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024년 3월 29일 길창덕 작가의 저작권 기반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케이디씨컴퍼니(KDC Company, 대표 길혜연)가 설립되었고, 같은해 6월 '꺼벙이 55주년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디렉터로 2002년 길창덕 평전 ⟨꺼벙이로 웃다, 순악질 여사로 살다 : 길창덕⟩을 출간한 박인하 만화평론가가 선임되었습니다. 꺼벙이 55주년 프로젝트는 «만화왕국», «소년중앙», «소년조선일보»에 실린 완전판을 출간하고, 이후 ⟨순악질여사⟩, ⟨재동이⟩, ⟨고집세⟩ 등 길창덕 명랑만화 대표작을 전집으로 복간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2025년 K-콘텐츠 IP 융복합 제작 지원사업 중소 IP 도약부문'에 길창덕 네칸만화 ⟨꺼벙이⟩와 고우영 ⟨서유기⟩를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더블리본 프로젝트'를 제안해 선정되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후 IP활용에 기본이 될 손글씨 '길창덕체'를 제작했습니다.

'길창덕체' 샘플, KDC컴퍼니 제공
길창덕 화백은 평생 어린이를 위한 만화를 그렸고,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박인하 평론가는 "길창덕 선생님은 한국 만화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은 작가 중 한 분이며, 1955년 데뷔 이후 1997년 건강이 악화해 은퇴할 때까지 쉼 없이 여러 작품을 발표했다."라며 "길창덕 만화에 나오는 여러 캐릭터에는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이 담겨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2025년, 길창덕 선생의 장난기 가득한, 하지만 교훈이 담긴 글을 꾹꾹 눌러쓴 길창덕 선생님의 손글씨, 그리고 많은 독자들의 유년시절을 함께한 소중한 친구 '꺼벙이'가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