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어떻게 돈을 벌까? - SWI PREMIUM

플랫폼은 어떻게 돈을 벌까?

이제 가상세계와 현실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이른바 메타버스의 시대지만 플랫폼 이야기는 참 어렵습니다. 플랫폼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떻게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또 무슨 역할을 하고, 그게 웹툰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한번 이야기해 보도록 하죠. 어려운건 싹 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핵심만 정리해봅니다. 그래서 아는 분께는 쉬운 얘기, 모르는 분께는 적당한 얘기가 될 겁니다.

* 전통적인 플랫폼 : 오프라인 상권

먼저 전통적인 ‘플랫폼’을 한번 살펴보죠. 우리가 플랫폼이라고 부른 적 없는 것들이지만, 플랫폼의 개념에 부합하는 것들입니다. 온라인이 없던 시대, 대표적인 플랫폼은 5일장입니다. 5일에 한번 장이 서기로 약속하고, 장소는 그대로 있되 사람들이 바뀌면서 장사를 해 온 거죠. 이게 기본적인 플랫폼의 개념입니다. 원래 의미인 ‘기차가 오고 가는 곳’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지금은 철거된 화신백화점

이제 인류는 여기서 조금 더 나가서, 장소는 정해져 있고 입점해있는 상점이 바뀌는 공간을 상상하게 됩니다. 바로 백화점입니다. 1850년대에 최초의 백화점이 파리에 생겼고, 그로부터 80년 뒤에는 한국에도 종로에 화신백화점이 생깁니다. 백화점은 현대적인 의미의 플랫폼에 제법 잘 부합하는 장소입니다. 그럼, 왜 이런 플랫폼이 가능해졌을까요?

바로 ‘상권’이라는 개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거주지보다 지대는 높지만 유동인구가 많고, 덕분에 장사를 하면서 살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기 때문이죠. 인류가 이런 생산력을 가지기 시작한게 길게 잡아야 200년인 셈입니다. 이 상권은 굉장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프라인 세상에서는 불가능했던 것이 온라인 세상에서는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 데이터로 할 수 있는 것: 플랫폼이 돈 버는 법

그런 걸 궁금하다고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도대체 플랫폼들은 어떻게 돈을 저렇게 많이 벌까? 네이버야 쇼핑 서비스를 메인으로 밀고 있다고 쳐도, 카카오나 네이버의 수많은 앱들도 다 무료고, 구글도, 페이스북도, 아마존도 최저가를 제공하는데. 애플만 빼고 다 아주 저렴하거나, 심지어 무료인데 돈은 어떻게 버는 걸까요?

여기서 상권이 다시 등장합니다. 플랫폼은 곧 상권이 있는 곳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그게 접근성과 지역의 역사로 결정됩니다. 따져야 할 것도 많죠. 하지만 온라인은 달라요. 접근의 용이성은 물론 체류할 이유와 콘텐츠가 있다면 거기에 사람이 모이게 됩니다. 한마디로 접속이 쾌적하고, 사람들이 모여서 할 것이 있고, 그래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거기가 곧 상권이 됩니다.

그래서 온라인 세상에서 콘텐츠가 왕이라고 했던 겁니다. 예전에는 상권이 형성된 곳에 영화관이 생겼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즐길거리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거기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니까요. 플랫폼이 생기는 곳이 곧 상권이 되는 셈입니다. 바로 그래서 그동안 뜨던 콘텐츠들이 코로나19 이후에 대박을 친 거죠.


펄--럭... 아니... 이게 아니고... 타임스퀘어의 오징어게임 광고

사람이 모이면? 당연히 광고가 붙죠. 타임스퀘어 광고는 이제 한국 아이돌 팬들의 생일축하 광고가 붙기도 하는 친숙한 공간입니다. 왜 여기가 유명할까요?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기 때문이죠. 플랫폼도 마찬가집니다. 거기서 머무르는 사람이 많으면 광고가 붙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플랫폼일수록 광고 클릭율이 높아집니다.

이게 디지털 플랫폼이 돈을 벌 수 있는 첫번째 단계입니다. 사람이 모이니, 광고를 한다. 시간대별로도 다르고, 위치마다도 가격이 다르죠. 주말 피크타임에 네이버 메인 배너 광고가 엄청나게 비쌌다는 말,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이전 기준으로 연말 타임스퀘어 광고도 엄청나게 비쌌고, TV 광고 역시 어떤 프로그램이냐, 시간대가 언제냐에 따라 광고비용이 달라지죠. 이게 첫번째 방법입니다.

가디언지의 쿠키 사용 동의 이미지

온라인 세상의 강점은 사람이 모이면, 그들이 뭘 하는지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쿠키 사용 동의’를 묻는 화면을 많이 보셨을텐데, 이게 두번째, 세번째와 관련이 있습니다.

플랫폼 안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으로 모은 데이터는 설문으로는 얻을 수 없는 아주 솔직한 반응입니다. 플랫폼은 그렇게 모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넷플릭스가 보여준 개인 맞춤형 추천이 대표적이고, 구글이 유튜브로 보여준, 나를 이끄는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광고도 보다 정교화됩니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사람이 검색한 것을 보고 필요한 물건을 광고로 계속 밀어넣고(이미 구매했는데 보이면 좀 짜증나지만), 이 사람이 반응한 콘텐츠를 상단에 보여줍니다. 그래서 애플이 함부로 이 데이터 사용 못하게 하겠다고 하자 페이스북 주가가 떨어진 거기도 하고요.

마지막은 이제 그렇게 모은 데이터를 직접 커머스와 연결하는 겁니다. 바로 아마존이 여기에서 가장 앞서있는 기업이죠. 물론 한국에선 쿠팡이 그런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 심지어 아마존은 세계에서 제일 큰 웹서비스, AWS(Amazon Web Service)를 가지고 있기도 해요. 이들 플랫폼들은 ‘상권’을 먼저 온라인에서 만들어서 진짜로 상품을 팔다가, 콘텐츠를 부가적으로 한 곳들이죠.

그리고, 이제 커머스를 평정하고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노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입니다. 네이버는 일단 쇼핑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고, 여기에 네이버플러스 구독을 통해 로그인해서 정보를 제공하면 확실한 보상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웹툰, 뉴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모이는 데이터를 통해 CJ 등과 손잡고, 파괴력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 지금까지 플랫폼이 돈을 버는 법을 살펴봤습니다. 요약하면 사람이 모이면 ‘돈’이던 시절의 연장선에서 사람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곧 돈이 됐고, 그 데이터로 플랫폼 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그 방법에는 1) 광고, 2) 고도화된 서비스로 체류시간 증가, 더 많은 데이터 확보가 있죠. 이렇게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는 물건을 편하고 싸게 살 수 있지만, 이게 전체 생태계에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그걸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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