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기술 인터뷰 ④] 메디방 페인트 "메디방으로 만든 작품이 있다는 건 가슴 벅찬 일"

웹툰이 시작된지도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본격적으로 '플랫폼' 형태가 등장한지도 15년이 넘게 시간이 지났고, 유료웹툰이 등장한지도 6년차에 접어듭니다. 그만큼 빠르게 변해왔던 웹툰 업계에서 아직까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웹툰과 관련한 '기술' 분야입니다. 웹툰의 발전만큼이나 빠르게 발전했고, 또 비 창작계열에서 웹툰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기술 역시 종이에서 디지털로 넘어온 웹툰에 있어서는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웹툰인사이트에서는 대표적으로 웹툰 기술과 연관된 분야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네번째 시간은 프리웨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기능들로 많은 창작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메디방 페인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Q. 메디방 페인트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메디방 페인트의 가장 큰 특징은 ‘무료 프리웨어’라는 점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가리지 않고, 당연히 여러가지 언어도 지원하고요. 또한 800종 이상의 폰트 등 사용 가능한 많은 리소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Q. 몇몇 분들은 메디방 페인트가 “파이어 알파카”라는 프로그램의 형제뻘이라고 하시던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두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는 클라우드 저장공간 기능의 유무일 것 같아요. 클라우드를 통해 저장할 수 있고, 또 필요한 리소스를 다운로드 받아서 쓰실 수도 있는 클라우드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아티스트 분들 중에는 디지털 방식이 물성을 가지지 않아 선이 비슷해지고, 그림의 형태만으로 그림체를 구분하게 되는 단점을 이야기하시곤 합니다. 여기에 대한 메디방의 생각은 어떤지, 그리고 해결책이 있을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 물론 저희도 최고의 디지털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메디방 페인트에는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스크린톤, 특수효과 등을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또한 제공되는 리소스를 이용해 무제한 수정이 가능하다는 게 디지털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메디방을 이용해 만든 파일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편집하거나, 반대로 아날로그 방식에서 만든 작업물을 디지털로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아날로그를 막론하고 최선의 작업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디지털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디방 페인트는 기본적으로 만화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Q. 메디방 페인트는 프리웨어임에도 빠른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주 업데이트를 하실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 저희는 이용자 분들이 편안하게 사용하는 것을 최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의 업데이트를 통해 창작자 분들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드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업데이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Q. 메디방 페인트는 주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많이 쓰인다고 보입니다. 모바일 앱에 집중하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 더 집중하는 기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PC와 태블릿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기기를 더 많이 사용하신다는 점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유저가 더 많이 눈에 띄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모바일 디바이스를 지원하는 건 더 많은 분들에게 창작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디방 유저분들 중에는 한국 유저분들도 많은데, 그래서 갤럭시 펜을 지원하는 것도 꽤나 의미있는 일인 셈입니다.


Q. 메디방 페인트는 만화가 분들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크린톤이나 폰트 등의 리소스도 그렇고요. 만화에 집중하시는 이유와 프로그래밍 팀으로서 만화에 대해 가진 비전이 궁금합니다.

- 저희는 만화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는 일러스트레이션과 비슷한 점이 있긴 하지만, 스토리텔링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이 만화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식이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메디방 페인트 기능 중 일부. (출처=메디방 페인트 홈페이지)


Q. 메디방 페인트에서는 CMYK 옵션을 지원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출판을 염두에 두신 분들께는 굉장히 매력적인 옵션일텐데요. 프리웨어이면서 디지털 창작에 뿌리를 둔 프로그램에 이런 옵션을 넣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CMYK에 익숙하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니터로 표현되는 RGB 색 조합이 인쇄되면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인쇄물의 색에 맞추는 게 CMYK입니다.

메디방 페인트에서는 말씀하신대로 CMYK 옵션을 지원합니다. 출판을 준비하시는 분들의 허들을 낮추고자 하는 의도로 CMYK 옵션을 추가했습니다.

저희가 아는 한 일본 출판시장에서는 원고를 투고할 때 CMYK 옵션이 필요합니다. 프린트를 해서 넘겨야 하는 경우가 있거나, 디지털로 보낼 때에도 인쇄가 기본이기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CMYK는 프로뿐 아니라 지망생, 신인 작가 분들 모두에게 꼭 필요한 옵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메디방 페인트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계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프로 분들만 사용하실 것으로 생각되는 기술이라고 할지라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는 만화를 웹툰의 형태로 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망가나 미국의 코믹스와는 다른 형태인데요, 한국 만화 시장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 한국의 웹툰은 ‘만화의 새 시대’의 주류가 될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시대에 콘텐츠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생산되고, 새로운 콘텐츠를 요구하는 유저들도 어느 때보다 많아진 상황입니다.

잡지 형태로 발행되는 만화는 주기를 줄인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 권입니다. 시리즈물이 아니더라도 굉장히 높은 퀄리티가 요구됩니다. 그 중에 히트작이 나오더라도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모두 닿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쇄 매체의 유통은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바일 기기로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에 사람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빠르게 찾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습니다. 이 새로운 세대는 주간 연재되는 흑백 출판만화가 익숙하지 않은 세대입니다.

다양한 유저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빠르게 풀컬러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웹툰이 지금까지의 만화가 아닌 웹툰이 새 시대를 열 매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몇 년 전 “점프 페인트”가 공개되었습니다. 프리웨어를 통해 굴지의 소년지 투고를 받는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특히 일본 만화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죠. 점프 특별 버전을 공개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데뷔하신 분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만화가 전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기는 하지만, 만화를 그리는 기술은 그렇지 못합니다. 저희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이나 환경을 조성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여기에 한몫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작화 방법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요.

디지털, 인터넷 시대에 정보가 쉽게 공유되므로, 지금까지 굉장히 닿기 어려웠던 정보들이 제법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점프 페인트”는 망가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을 모아서 제공해 새로운 재능있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습니다.

기능 면에서 점프 페인트는 메디방 페인트와 기본적으로 흡사합니다. 하지만 점프 페인트를 통해서 “도전 망가”와 “점프 망가 튜토리얼”, 그리고 “점프 루키”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점프 페인트를 통해서 데뷔하신 분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점프 루키 시스템을 통해 굉장한 결과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16년 주간소년점프에서 주최하는 “켄타로 야부키 만화상”에서 스마트폰으로 메디방 페인트를 이용해 작품을 만든 분이 가작으로 뽑힌 경우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분들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바일로 제작한 <그대가 사랑이라고 말한다면(あなたが恋と言うのなら)>, 아츠모리 소우(あつもりそう) 作

Q. 사실 창작환경뿐 아니라 IT분야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진데요. VR/AR 만화 역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프로그램 개발사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저희도 3D와 VR/AR 기능 추가를 검토 중입니다. 이를 통해 창작자 분들의 제작환경이 더 쉽고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화의 뿌리는 2D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작 툴 역시 기본적으로 2D를 지원할 생각입니다.

손으로 쓰던 글씨가 디지털화 되었던 것처럼, 손으로 그리는 그림 역시 스크린에서 표현되는 그림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웹툰이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장으로 새로운 문화의 일부가 된 것처럼, VR이나 AR역시 미래에 가능성이 있는 표현 매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끝까지 만화의 기본을 잊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 쉽게 돕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Q. 끝으로 웹툰인사이트를 보고 계시는 한국의 이용자 분들과 독자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한국 이용자 분들은 PC와 모바일을 막론하고 저희의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하고 계십니다. 저희는 이를 높은 IT기술 이용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저희는 2D와 3D 기반의 창작자 분들이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드신 것을 확인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한국은 디지털 시대 창작자들의 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전 세계 어디서나, 누구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 매체나 출판매체를 막론하고 우리는 어디서나 작업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작품을 공유하는 분들 중 일부가 메디방 페인트를 사용해 만든 작업물을 공유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가슴이 벅찹니다.

어디서든, 언제든, 누구든 저희가 메디방 페인트를 통해 작품을 만들거나 공유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면, 저희에겐 큰 축복일 것입니다. 메디방 페인트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의 의견수렴 창구를 통해 언제든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취미로 창작을 하시는 분들 부터 프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친 창작자를 생각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메디방 페인트와의 인터뷰였습니다.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전 세계의 만화 창작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프로그램 개발사 답게 확고한 비전과 열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섯번째 인터뷰는 VR 웹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스피어툰"의 대표이자 '기술도움'으로 유명한 호랑 작가와의 인터뷰입니다.​

<연관 링크>

* <그대가 사랑이라고 말한다면(あなたが恋と言うのなら)>, 아츠모리 소우(あつもりそう) 作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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