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로 경쟁 살리자"더니... 통신3사, 구글 수수료 절반 챙기고 있었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이 뜨겁습니다.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구글과 애플을 빼고는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구글과 애플이 똑같이 매기고 있는 수수료 30%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이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슈퍼 갑이었습니다.

그래서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함께 운영하는 '원스토어'를 사용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다른 마켓을 만들어서 구글과 애플이 과점 구도에서 경쟁구도로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주장했던 통신 3사가 사실 알고보니 구글의 수수료 30% 중 절반을 '결제수단 제공 대가'로 받고 있었던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글 코리아는 국민의힘 이영 의원에게 통신3사가 인앱결제 수수료 30%의 절반에 해당하는 15%를 결제수단 제공 대가로 공유받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한국 인터넷기업협회는 "겉으로는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통신요금 부담에 더해 구글의 과도한 수수료를 나눠먹는 방식으로 콘텐츠 이용요금에까지 부담을 가중시켜 온 통신3사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인기협은 네이버,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콘텐츠 사업자가 참여해 있는 사단법인입니다. 인기협은 "휴대전화 제조사는 구글과 애플이 운영체제와 앱마켓 시장 등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형성하는데 협조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미국 하원에서 구글의 반독점행위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데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협력하고 수익을 공유했으며, 이들이 나누어 가진 수익은 모두 소비자와 앱개발자들의 부담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기협은 "결국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 건 휴대전화 제조사가 구글로부터 공유받은 수익 덕분"이라면서 "해외 업체의 국내시장 장악에 국내 기업이 협조한 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인기협에서는 통신사들이 그동안 '경쟁시장'을 위해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원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SKT, LGU+, KT등 통신3사가 구글의 수수료 수익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인기협은 "통신사는 원스토어를 통한 앱마켓 경쟁 시장을 주장하기 전에, 그동안 수수료 수익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온 행태에 대해 먼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콘텐츠 제공사와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떠넘기고 자신들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던 통신사들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앱 마켓이 구글과 애플의 시장 지배를 깨뜨리기 위해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는 구글이 인앱 결제를 의무화 해도 이득을 보고, 원스토어의 점유율이 늘어나도 이득을 보는 구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점유율을 통한 30% 수수료도 문제지만, 통신사들의 양심 없는 행태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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