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만화 5인방', 21회 만화의날 공로상 수상

사진설명(왼쪽부터)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회장, 故길창덕 선생님 따님,

신문수 선생님 따님, 윤승운, 이정문 (박수동 선생님은 불참) 출처-한국만화가협회

故 길창덕, 신문수, 윤승운, 이정문, 박수동 화백(이상 명랑만화 5인방)이 11월 3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제21회 만화의 날’ 기념식에서 공로상을 공동 수상하셨습니다.

한국만화가협회에서 선정하는 공로상은, 오랜 세월 만화 창작에 헌신해온 선배 만화가에게 드리는 매우 뜻깊은 상입니다. 한국만화의 위상을 높이고 산업적 토대를 일군 선배 세대의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제1회 만화의 날에서부터 수여해온 유서 깊은 상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명랑만화 5인방 故 길창덕, 신문수, 윤승운, 이정문, 박수동 화백 총 다섯 분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길창덕 화백의 <꺼벙이>, 신문수 화백의 <로봇 찌빠>,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 서당>, 이정문 화백의 <심술통>, 박수동 화백의 <고인돌> 시리즈는 한국만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며 각각의 개성 넘치고 명랑한 만화체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수상자에게는 한국만화가협회에서 제작한 상장과 상패, 기념 배지가 수여됩니다.

만화계 대표 낚시 모임인 ‘심수회(마음이 물과 같다라는 뜻)’를 통해 인연을 맺은 명랑만화 5인방은 지난 40여 년간 친분을 나눠온 만큼 이번 공로상을 공동 수상하게 되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명랑만화 5인방 소개

故 길창덕

길창덕은 명랑만화의 개척자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원로 만화가다. 천부적인 캐릭터 창조자로 꺼벙이, 재동이, 만복이, 쭉쟁이, 덜렁이 등 당대 어린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개성을 담은 만화 주인공들을 창조하여 동시대를 산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며 한국 만화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재동이>, <꺼벙이>, <순악질 여사>, <신판 보물섬>등이 있다.

신문수

신문수는 천편일률적 영웅 이야기나 단순하고 평면적인 화풍에서 벗어나, 친근감 있는 고전적 소재를 활용해 우리 골목과 이웃의 이야기를 만화라는 대중적인 장르를 통해 성공적으로 그려낸 이야기꾼이다. “상상력”이라는 만화가 주는 순수한 재미로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한국 명랑만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도깨비 감투>, <로봇 찌빠>, <말자 행진곡>, <신판 봉이 김선달>등이 있다.

윤승운

윤승운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1인 캐릭터에 기대는 다른 명랑만화에 달리 특정한 상황을 바탕으로 조연과 주연이 짝을 이뤄 이야기를 풀어내는 윤승운식 명랑만화를 개척하였다. 70년대에는 발명, 탐험과 같은 남자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는 소재를 주로 활용해 말썽쟁이 콤비의 활약을, 80년대 이후에는 우리 역사 이야기를 명랑만화의 틀로 풀어내어 ‘명랑만화’의 한 길을 추구해 왔다. 주요 작품으로는 <요철 발명왕>, <굼봉이>, <꼴찌와 한심이 세계일주>, <맹꽁이 서당>이 있다.

이정문

이정문은 한국 SF 만화의 개척자로 이미 1960년대에 안드로이드 로봇,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등을 예측했던 만화가이다. 만화가 그저 ‘공상’이라던 시대에 상상력으로 그려 낸 미래가 50년이 지난 이제 현실이 되어 지금의 독자와도 소통하고 있다. 또한 <심술첨지>, <심술참봉>의 주인공인 심술통 캐릭터를 통해 자신만의 명랑만화 스타일을 만들어 가며 SF 만화와 명랑만화 두 장르를 모두 넘나들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심술첨지>, <심술참봉>, <설인 알파칸>, <철인 캉타우>, <UFO에서 온 루카> 시리즈 등이 있다.

박수동

박수동은 1970, 80년대 어린이 만화와 성인 만화를 넘나들며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작가이다. 자유와 욕망이 통제되던 1970년대 성(性)을 해학과 위트로 유쾌하고 풀어내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크게 바꿔 놓았다. 특히 고인돌은 직설적이지 않은 ‘시’적 표현으로 해학과 풍자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작품으로는 <신판 오성과 한음>, <번데기 야구단>, <고인돌>시리즈, <신혼 행진곡>등이 있다.

한국의 명랑만화에 대해

‘명랑만화’는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일상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통해 웃기는 만화를 명랑만화라고 불렀다. 명랑만화는 ‘웃기는’ 만화라기보다는 ‘일상’을 그린 ‘웃기는’ 만화다. 일상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온 만화적 과장을 통해 웃음을 끄집어낸다. 일상을 벗어난 과장이나 비틀기에서 오는 웃음이 아니라 일상과 명랑한 캐릭터라는 2개의 요소가 만나 명랑만화를 만들어낸다.

1950년대 발전하기 시작한 명랑만화는 크게 잡지나 신문 연재만화와 단행본 만화의 두 축으로 발전했다. 이 중 잡지나 신문에 연재된 작품들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1960년대부터는 길창덕 선생을 필두로 신문수, 이정문, 윤승운, 박수동, 지성훈, 오원석 선생 등이 잡지와 신문 등에 명랑만화를 발표했다. 80년대 명랑만화는 1983년 만화전문지 『만화 보물섬』의 창간으로 큰 변화를 맞는다.『만화 보물섬』에서 보여준 명랑만화의 큰 축은 80년대적 감수성을 대변한 김수정 선생의〈아기공룡 둘리〉와 명랑만화에 학습의 요소를 접목시킨 윤승운 선생의 맹꽁이 서당〉이다. 김수정 선생의 작품은 이후 80~90년대의 확실한 캐릭터형 명랑만화로 이어졌으며, 윤승운 선생의 작품은 90년대 후반 이후 학습만화로 이어졌다.

70~80년대 명랑만화, 특히 신문, 잡지에 연재된 명랑만화는 길창덕, 신문수, 이정문, 박수동, 윤승운의 강력한 5인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 이들 작가들은 비슷하지만 각자 뚜렷한 개성을 보여줬는데, 길창덕 선생은 개성이 넘치는 1인 캐릭터와 월례기적 에피소드를, 신문수 선생은 ‘도깨비감투’나 ‘요술항아리’, ‘로봇’과 같은 소도구를 활용한 에피소드를, 이정문 선생은 ‘심술 캐릭터’를 활용한 에피소드를, 박수동 선생은 야구, 학교와 같은 현실적 공간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윤승운 선생은 발명, 탐험과 같은 남자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는 소재를 주로 활용해 말썽쟁이 콤비의 슬랩스틱을 잘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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