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 : 2021년 보고서의 주목할 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매년 연말이면 한 해의 산업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각종 산업백서를 발행합니다. 그중 만화 산업백서도 있는데요. 2021년에도 만화산업백서가 발간되었습니다. 만화 산업백서에는 국내 만화 이용행태를 살펴볼 수 있는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가 실려 있는데요. 2021년에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0세부터 만 69세 이하 국민 중 최근 1년 동안 만화•웹툰 콘텐츠를 ‘2~3개월에 1회 이상’ 이용한 경험자 32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 정리했던 것처럼 올해도 2021년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예년과 달라진 주목할 만한 부분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새로 추가된 60대 모집단, 60대도 웹툰 본다!

2021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에는 모집단과 관련하여 이전연도와 달리진 것이 있는데요. 바로 60대가 조사 대상에 추가되었다는 점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10세에서 59세까지가 조사 대상이었는데요. 60대의 콘텐츠 이용이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를 반영하여 2021년부터는 60대도 표본에 포함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전체 표본 3200명 중 60대가 430명(13.4%)으로 적지 않은 숫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웹툰은 주로 저연령층이 향유한다는 인식이 강한데요. 60대가 조사 대상으로 새롭게 추가될 만큼 60대 만화 독자가 많다는 사실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60대들은 웹툰 이용과 관련하여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요?

-출판만화를 보긴 하지만 웹툰도 많이 본다 : 60대는 종이 만화책만 볼까요? 아닙니다. 웹툰을 많이 봅니다! 60대의 73.7%는 ‘웹툰만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출판 만화만 이용’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긴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비율의 비교이고, 출판만화 역시 10대, 20대가 이용 빈도나 책 구매율이 더 높습니다)

-PC 이용 비율이 높은 60대 : 웹툰을 감상할 때 주로 이용하는 기기로 ‘스마트폰’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 78.6%이며 이 수치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그리고 PC로 본다고 답한 비율은 15.6%로 매년 감소 추세에 있죠. 하지만 60대는 스마트폰 64.4%, PC 28.5%로 평균치보다 스마트폰은 낮고 PC는 높은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태블릿 PC는 10대만 눈에 띄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료 결제 경험률은 낮지만 돈은 아끼지 않아 : 웹툰을 유료로 결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대, 20대가 가장 높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집니다. ‘유료 결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0대는 53.9%인 반면 60대는 32.2%죠. 그렇지만 유료 결제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웹툰에 쓰는 월평균 지출 비용을 묻자, 60대의 평균 지출 비용은 전체 연령대의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전체 조사대상자의 52.2%는 ‘5천원 미만’이라고 답했는데요. 60대는 ‘5천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36.6%로 전체 비율보다 낮았고, ‘5천원~1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은 31.3%로 모든 연령대에서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어르신들은 만화에 돈 쓰는 것을 아깝게 여길 것 같다는 편견과는 사뭇 다른 결과네요.


-다음웹툰, 탑툰 이용은 높고 카카페, 레진 등은 낮아 : 60대들에게도 1순위 플랫폼은 네이버웹툰입니다. 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카카오페이지, 레진 코믹스의 이용 비율은 낮습니다. 아무래도 취향이나 접근성의 차이겠죠. 재미있는 점은 다음웹툰(=카카오웹툰)의 이용 비율은 60대가 제일 높다는 점, 탑툰의 이용률은 50대, 60대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만화를 보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도 60대의 특기할 만한 지점으로 보입니다.


-돈도 쓰지만 불법 이용도 많은 60대 : 조사 항목 중 ‘유료 웹툰의 무료 이용 방법’이 있었는데요. 선택지에 ‘기다리면 무료 이용하기’, ‘어플 설치 등 무료 프로모션 이용하기’, 그리고 ‘유료 만화 캡처본을 무료로 다운받거나, 웹툰 무료 공유사이트를 이용한다’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불법 이용이죠. 이 세번째 선택지에 대한 응답률이 60대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전체 응답 비율은 8%인데 60대만 응답 비율이 그의 약 2배가량인 17.4%였습니다.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웹툰 월정액 서비스, 가능할까? 소비자 의향 미리보기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 대부분의 OTT 서비스는 달마다 일정한 금액을 내면 해당 플랫폼의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월정액 모델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런 월정액 모델, 웹툰에서는 불가능한 걸까요? 사실 웹툰 플랫폼에서의 월정액 모델에 대해서는 프리미엄 칼럼에서 한 번 다룬 적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차치하고라서도, 월정액 모델은 소비자들에게도, 플랫폼에게도 꽤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죠. 다양한 구독서비스의 열풍 덕일까요? 이번 2021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에는 월정액 서비스에 대한 의향을 묻는 문항들이 신설되었습니다.

웹툰 유료 결제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이들에게 ‘향후 웹툰 월정액 서비스가 나온다면 유료 결제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54.3%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남성이 56.6%, 여성이 51.8%로 남성이 소폭 더 높았으며,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대는 66.9%인 60대였습니다. 또한 웹툰 유료 결제 월평균 최대 지출 비용이 높을수록 월정액 결제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정액 서비스는 비용이 고정되어 있으니 많이 볼수록 이득이니까 당연한 결과겠네요.

또한 월정액 유료 결제 의향자들에게 월정액 서비스와 관련하여 월평균 최대 지출 가능한 비용을 묻자 ‘1만원~3만원 미만’이 31.7%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5천원~1만원 미만’이 27.8%, ‘5천원 미만’이 22.2%로 뒤를 이었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 30대, 60대에서 ‘1만원~3만원 미만’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10대와 50대에서는 ‘5천원~1만원 미만’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실제로 웹툰 월정액 서비스가 나온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독자들이 선호하는 IP확장은 무엇일까?

요즘 웹툰 이야기를 할 때 IP 확장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2021년 조사에는 2차적 저작물과 관련한 항목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응답자의 61.9%는 만화•웹툰 원작 2차적 저작물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용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차적 저작물 이용자의 57.1%는 만족했다고 답했으며, 특히 50대와 60대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만화•웹툰 등장 캐릭터 활용 상품 구매 여부를 묻는 항목도 있었는데요. 39.4%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중 실물 형태의 상품을 구매한 비율은 16.5%,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의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비율은 30.1%로, 실물 상품보다 이모티콘 등 무형 상품을 구매한 비율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또한 만화•웹툰 IP 확장 시 이용을 선호하는 콘텐츠로는 드라마가 47.6%로 가장 높았으며, 영화가 45.7%, 애니메이션이 39.3%로 선호도가 높게 조사되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는 40~50대의 선호도가 높았으며 10대는 드라마나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게임 등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았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선호도가 드라마나 영화 못지않은데,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이 웹툰 원작 드라마만큼 많이 볼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이렇게 지금까지 2021 만화 산업백서에 실린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를 살펴보았습니다. 확장되는 독자층, 구독모델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형태, 코로나 19의 여파까지 웹툰계의 변화와 역동이 느껴지는 2021년 보고서네요. 2022년에는 웹툰계에서 또 어떤 변화가 생겨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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