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북미 만화 판매량 : 점점 늘어나는 웹툰, 심지어 BL까지?

2022년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북미 지역에서 만화책 판매량은 어땠을까요? 연말연시를 맞아,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낮았던 9~11월에 비해 어느 분야든 훌쩍 늘어난 판매량이 돋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띈 작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오리지널 그래픽노블 : 웹툰 차트 따로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먼저 오리지널 그래픽노블 분야부터 살펴볼까요? 1위는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게 <로어 올림푸스> 3권입니다. 지난 10월에 발간된 이후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3위까지 모두 <로어 올림푸스>가 나란히 줄세우기를 했습니다. <로어 올림푸스>는 하드커버와 페이퍼북을 따로 집계하기 때문에 TOP20 중 6자리를 차지했네요. <나 혼자만 레벨업> 역시 TOP20에 5권 모두 올랐습니다.

여기까지는 다 아는 상황이죠. 그런데 이번 달에는 눈에 띄는 이변이 있습니다. <로어 올림푸스>와 <나 혼자만 레벨업> 바로 아래에 새로운 루키가 등장한 것인데요. 바로 6위에 오른 <킬링 스토킹> 2권입니다. <킬링 스토킹>은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된 하드코어 범죄 BL로 연재중에도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았던 작품으로 유명했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19금 BL이 <로어 올림푸스>와 <나 혼자만 레벨업> 바로 밑 순위를 차지한 것은 놀랍습니다. 지난 10월에도 <과호흡>이 잠시 차트에 올랐던 것을 보면 북미시장에서 BL웹툰의 가능성, 꽤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킬링 스토킹> 외에도 웹툰 신간들이 속속히 등장 중입니다. <재혼황후> 1권이 8위, <곱게 키웠더니, 짐승>이 20위에 올랐습니다. 웹툰 신간은 출간달에만 차트에 오르고 다음달에는 사라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11월에 출간된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1권과 <전지적 독자 시점>의 전작인 <멸망 이후의 세계> 1권은 각각 9위와 15위로 12월에도 차트에 들었습니다.

출판사를 보시면 ‘옌 프레스’라는 이름이 눈에 띕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재혼황후>,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멸망 이후의 세계> 모두 옌 프레스에서 발간되었는데요. 작년 4월 옌 프레스에서 한국 웹툰 전용 레이블을 개설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예고한 라인업들이 현재 착착 발간되고 있는 것입니다. 예고한 라인업 중 <도굴왕>은 11월에, <더 복서>는 12월에 발매되었는데 차트에서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물론 좀 더 지켜 보긴 해야겠습니다만, <나 혼자만 레벨업> 같은 탑 작품이 아니면 의외로 여성향쪽이 더 강세일지도 모르겠네요.


일본만화 : 눈에 띄는 신간 없지만 여전한 애니화의 파급력


다음은 일본만화입니다. 12월은 4분기 마지막으로 4분기 신작 애니메이션이었던 <체인소맨>의 여파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차트인데요. TOP20 중 9권이 <체인소맨>입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하고 소위 ‘찍먹’해보는 독자들이 많았는지 1권부터 순서대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12월은 유독 눈에 띄는 신작 없이 유명 스테디셀러 작품들의 1권이 탑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귀멸의 칼날>, <스파이 패밀리>,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등인데요. <스파이 패밀리> 역시 애니메이션 파트2가 10월부터 12월까지 방영했기에 1권이 4위를 기록한 것은 애니메이션의 영향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애니메이션 첫 방영과 함께 차트를 점령했던 4월에 비하면 미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신간은 <주술회전> 18권인데 다른 작품들의 기 출판권보다 밀려 6위에 안착했습니다. 굳이 눈에 띄는 작품을 꼽자면 <블루 록>인데요. ‘나에게 축구는 살인이다’ 등의 대사로 유명한 이 기묘한 축구만화는 <체인소맨>과 동일하게 4분기 신작으로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습니다. 12월에 신간인 4권이 발매되었는데도 1권만 17위에 오르는 것은 조금 미미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죠.


슈퍼히어로 : 닌자거북이의 반등, 하지만…


슈퍼히어로 차트는 <닌자 거북이 : 더 라스트 로닌>이 발매 첫 달만큼의 판매량으로 회복하면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작년 12월의 1위 작품이었던 <스타워즈 : 베이더 가 시스마스>의 판매량이 7,085권이었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인데요. <닌자 거북이 : 더 라스트 로닌>의 판매량은 발매 첫 달인 2022년 7월 24, 634권 → 8월 5,177권 → 9월 1,928권 → 10월 3,501권 → 11월 8,190권 → 12월 22,693권이라는 굉장히 특이한 V자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시금 판매량이 치솟은 것은 게임 <돌연변이 닌자 거북이 : 슈레더의 복수>가 출시된 점(넷플릭스 구독자는 이제 넷플릭스에서 모바일버전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음!), 애니메이션 <닌자 거북이 : 뮤턴트 메이헴>이 2023년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이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2위를 차지한 <샌드맨>도 지난달보다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신간은 없고 전부 구간들에, <왓치맨>, <기묘한 이야기>, <판타스틱 포>, <배트맨> 등 익숙한 작품들로만 가득합니다.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 같기도 하네요. 격동의 웹툰판과 비교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2022년 12월 북미 지역 만화 판매량을 정리해보았는데요. 새롭게 펼쳐질 신년에는 또 어떤 작품들이 순위에 들었을지, 다음달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연관 기사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