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늘어난다고 소비자 후생 느는 것 아냐" 도정제 토론회에 소비자 '분노'


14일(화) 오후 2시부터 열린 도서정가제 개선방향 공개토론회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책과사회연구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출판문화생태계 발전을 위한 도서정가제 개선 방향 공개토론회'가 14일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 위치한 청년문화공간 JU동교동 5층 니콜라오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장은 이번 토론회의 주제연구인 '도서정가제 영향 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의 결과를 발표하며 "도서정가제 찬성 비율이 반대 비율보다 2배 가량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발표에서는 저자, 출판사, 서점, 독자(구매자)는 '긍정적'평가가 우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조사 대상이 된 1,092명의 독자들 중 연령 비율을 보면 20대가 16.3%, 30대는 15.2%, 40대 18.7%, 50대가 19.3%였지만 60대 이상이 30.5%로 가장 많았습니다. 네티즌들은 실제 도서 구매를 가장 많이 하는 30, 40대 비중이 낮게 잡혀 있다는 점, 조사의 중요도에 비해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은 이 조사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반론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성대훈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학과 교수가 "웹툰과 웹소설은 유통방식부터 소비방식까지 기존의 도서와 다르다. 법과 제도의 전제는 합의와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강제나 선언한다고 해서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의 웹툰과 웹소설 시장은 기존의 출판시장의 룰 바깥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지금 웹툰과 웹소설의 서비스 방식은 출판계의 규제나 제도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출혈을 감수하고 콘텐츠를 무료로 풀어 이용자를 늘리고, 기다리면 무료 등의 방식으로 독자를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해 록인(Lock-in)시키는 방식은 최대 10%, 마일리지 5%를 포함한 할인만을 허락하는 도서정가제 아래에선 애초에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온라인 생중계 도중 채팅창에서는 도서정가제를 폐지하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도서정가제 유지 이유에 대한 질문이 빗발쳤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왜 '도서정가제'라고 하면서 '할인법'처럼 할인율을 정하지 않는가? 왜 완전 정가제를 하지 않는가?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라는 내용을 소개하며 "날카로운 질문"이라고 소개하는 등 실시간 채팅창에 실제로 올라오고 있는 내용과는 정 반대되는 내용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장에서는 중소형 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40여개 서점이 모인 한 서점협의회 관계자가 "도서정가제 시행 8년간 (협의회) 회원 가맹점 수는 큰 변화가 없지만, 매출액이 40%가량으로 떨어졌다. 이건 통계로도 나오는 부분"이라며 "100만원 팔다가 40만원까지 팔게 된 상황이다. 시작은 좋은 취지로 시작했겠지만 동네 서점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역 서점이 망할 위기까지 왔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 너무나 안타까워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에 대해서는 질문자가 시간 관계상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는 마무리 발언 중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가 "네티즌들은 젊은 분들이 많고 웹툰, 웹소설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할인이 더 되면 소비자 후생이 늘어나는 것으로 자꾸 여론을 만들어가시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토론회 이후 언론사들의 기사 제목은 "도서정가제 시행 후 출판문화 다양성 확대"(연합뉴스, YTN), "서점 직접 찾는 독자일수록 "도서정가제 필요"입장"(한겨레)등 현장의 내용을 반영한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일단 웹툰은 별도 식별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도서정가제 영향 아래에서 벗어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서정가제 일몰기한은 올해까지입니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추가로 토론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된 여론을 반영한 도서정가제 방향을 잡을 수 있을지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웹툰인사이트는 도서정가제 관련 내용을 추가로 취재해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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