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어센트” 이혼부터 시작하는 황실 로맨스 - 재담 신진스토리작가 육성사업 리뷰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한국인이라면 한번쯤은 상상해봤을 일이 있다. 만약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에 왕조는 계속 유지될 수 있었을까? 만약 그랬다면, 우리나라는 대한제국의 황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미온달 작가가 글을, 등불 작가가 그림을 담당한 <로열어센트>는 바로 이 상상에서 시작하는 로맨스 장르의 작품이다.

보통의 로맨스 장르 작품이라면 사랑의 완성이 곧 이야기의 완성이다. 우리에게도, 황제에게도 사랑은 쉽지 않은 여정이다. 이 쉽지 않은 여정과 수많은 오해를 뚫고 완성되는 사랑의 이야기가 바로 로맨스 장르가 가진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혼’에서 시작한다. 황제와 황후의 ‘사랑의 결실’ 이 깨지는 곳부터 시작해 점차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현재 가지고 있는 실권을 유지하려는 황제와 황실, 그리고 입헌군주국으로 황제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해 권모술수를 부리는 의회를 따돌리고 다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황제와 황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서 비주얼로 먼저 독자를 사로잡은 황제와, 여주인공인 '차유림'은 황제에 이끌려다니는 캐릭터가 아니라 주체적인 캐릭터의 걸크러시 매력을 뽐낸다.

작품의 핵심이 되는 황제와 황실, 그리고 의회라는 요소에 집중하면 정치극의 요소가 강조되고, 자칫하면 국가주의적 프로파간다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황제와 황후의 로맨스에 치중하면 ‘대한제국’이라는 대체역사를 선택한 이유가 흐려질 수도 있다. 일단 초반부까지 이 작품이 선택한 방법은 화려한 비주얼로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걸크러시 주인공이 이겨나갈 로맨스의 방해물로 의회를 배치해 황제와 황후의 로맨스를 부각하는 길이다.

재기발랄한 로맨스 작품으로 <로열어센트>가 독자들을 어떻게 매혹할지, 무엇보다 박소희 작가의 <궁>과 함께한 재담이 선택한 ‘대한제국 황제의 로맨스’이기에 독자로서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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