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가노조 파업 잠정 합의 도달... 사상 두번째로 긴 파업 '종료'

미국 작가노조(Writers Guild of America, WGA)의 파업이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WGA는 24일(현지시간) 저녁 수 일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역사상 두 번째로 긴 파업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5월 2일 시작한 파업은 146일동안 이어졌습니다. 역사상 최장 파업은 지난 1988년 파업으로, 154일간 이어졌습니다. WGA는 "우리의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연대해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지난 146일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냈다"며 "우리의 파업을 지지하고 지탱해 준 모든 분들 덕분에 콘텐츠 기업들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합의에 다다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세부적인 합의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WGA가 '합의에 도달했다'고 한 이상 계약 조건이나 임금협상, 인공지능과 관련한 많은 조항들에 기업조합인 AMPTP가 동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지난 월요일 오전(현지시간) WGA에 합의에 이르른 것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WGA 역시 이번 협상에 대해 "이번 합의는 성공적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의미있는 실익은 물론 모든 작가들에 대한 보호조항까지 얻어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연설을 통해 "작가노조의 합의는 단체교섭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모든 고용주가 작가, 배우, 자동차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이 창출한 가치를 공평하게 분배받을 자격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 UAW)의 파업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미시간주에 있습니다.

물론, 이번 협상 타결이 모든 파업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WGA 역시 "WGA 이사회의 승인이 있기 전까지 파업의 완전 종료는 아니다"라며 "다만 오늘부로 피켓 시위 등은 중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7월 중순부터 파업중인 배우노조(SAG-AFTRA)의 파업은 현재진행중입니다.

WGA가 이번 파업에서 가져온 쟁점사안으로 가장 핵심이 되었던 것은 TV와 영화 산업이 OTT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프로젝트 단위의 단기계약 문제와 임금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상승은 거의 없고, 심지어 짧게는 수 주에서 길게는 수 개월 단위의 단기계약으로 인해 수익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이슈까지 번지면서 WGA의 파업은 '인간 대 기계'의 싸움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WGA 조합원들은 물론, 대중들 역시 "인간이 쓴 작품을 보고싶다"며 파업을 지지하고 나서는 여론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헐리우드 양대 노조의 파업이 사실상 WGA의 승리로 끝나면서, 이제 배우노조의 파업이 남았습니다. 작가노조의 단결로 만들어낸 승리는 한국 만화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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