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드라마 각색 놓고 갈등...원작자 숨진 채 발견

일본에서 드라마화 된 <섹시 다나카씨>를 그린 아시하라 히나코 작가가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망 전 드라마를 두고 제작/방송사인 니혼테레비와 갈등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사망의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아시하라 히나코 작가의 주장에 따르면 드라마 1~8화는 각본가가 각색을 했고, 원작과 다른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한 후 9~10화 각본을 원작자인 아시하라 히나코 작가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아시하라 히나코 작가는 지난 26일 블로그를 통해 "드라마화 할 때 '반드시 만화에 충실하게 해달라. 원작자가 줄거리부터 대사까지 준비하겠다'고 조건을 제시했지만, 매번 만화 원작을 크게 바꾼 줄거리와 각본이 제출됐다"며 "처음에 약속한 조건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그렇기 때문에) 9, 10화는 내가 직접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위 내용에 관심이 모이기 시작하자 아시하라 히나코 작가는 곧 블로그의 글을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28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 각본가가 지난달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시하라 히나코 작가에 대해 "마지막은 각본까지 직접 쓰고 싶다고 하는 원작자의 요구가 있었다. 겪어본 적 없는 일이라 곤혹스러웠지만, 유감스럽게도 서둘러 협력해서 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사건(원작자의 각본 제작 요구)을 통해 드라마 제작 본연의 자세, 각본가의 존재 의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이런 맥락이 있기에 일본 대중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제작사이자 방송사인 니혼테레비와 출판사인 쇼가쿠간은 물론, 만화 원작을 무시하고 소재만 뽑아 쓰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니혼테레비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영상화를 제안할 때 원작 대리인인 출판사(쇼가쿠간)을 통해 원작자인 아시하라씨의 의견을 들으며 각본 제작 작업을 위한 대화를 거듭했다"며 "최종 허락받은 각본으로 제작, 방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니혼테레비가 이렇게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거셉니다. "방송사가 작가를 죽음으로 몰았다. 사실상 간접살인"이라거나 "믿고 맡긴 작가를 방송사가 배신한 것"이라는 여론은 물론, 드라마화 경험이 있는 작가들 사이에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IP확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 업계 동료로서 존중하는 태도'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