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픽코마, 유럽 법인 철수 추진... "선택과 집중 위한 것"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 현지법인 철수를 추진합니다. 카카오픽코마는 13일 "선택과 집중을 위해 프랑스 사업 철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픽코마는 2021년 9월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며 프랑스 파리에 법인을 설립,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진출 당시의 시장 상황에 비해 성장이 둔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유럽 시장 철수가 '실패'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프랑스는 일반적으로 '만화 대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종이책 소비가 폭넓고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이 철수의 주요 이유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실제로 가디언지의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만화 판매량은 2019년부터 2021년에 이르는 3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다만 프랑스 현지 만화가 아니라, 일본 망가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전체의 절반 이상이 망가 판매로 이어졌습니다. 카카오픽코마는 프랑스 법인을 내고 초기부터 망가의 e북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도했는데요, 이 전략이 프랑스 시장에는 맞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장 성장은 이어졌지만, 전자책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흥미롭습니다. 앞서 언급한 가디언지 기사에서도 프랑스 만화 판매량은 2019년 4,840만 유로(한화 약 713억 5천만원)이었지만 2021년 8,270만 유로(한화 약 1,285억 6천만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는데, 이때도 전자책 시장이나 웹툰 시장보다 도서 판매가 아주 빠르게 늘었습니다. 여기엔 프랑스 곳곳에 뿌려진 서점 인프라와 유통망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2023년 프랑스 만화시장은 11% 역성장을 겪으면서 전통적인 만화 시장의 성장이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오지는 못했다고 가디언지는 분석했습니다. 프랑스 출판 유통사들 역시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해 빠져나가는 독자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팬데믹 때 부풀었던 시장이 꺼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카카오픽코마는 이런 상황에서 빠르게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카오엔터가 지난 1월 대표를 교체하면서 본격적인 재조정에 들어갔는데, 이때 한국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과 일본 카카오픽코마의 관계 역시 재조정 대상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른 중장기적 계획에 따른 '선택과 집중'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포석을 깔아둘 수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픽코마의 유럽 철수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하더라도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입니다. 장기화되는 불황 속에서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작가와 기업들에게 어떤식의 '선택과 집중'이 있을지 카카오픽코마의 설명이 필요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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