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가 연내 웹툰, 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한다
전자책 구독서비스 밀리의서재가 웹툰, 웹소설 시장에 뛰어듭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런칭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밀리의서재 앱 안에 6월부터 웹소설, 9월부터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는 겁니다. 밀리의서재는 3년내 매출 2배 성장을 목표로 잡았는데, 그 킬러 콘텐츠로 웹툰과 웹소설을 낙점한 겁니다.
밀리의서재는 23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25 사업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올 하반기 웹툰, 웹소설 구독 서비스인 '밀리 스토리'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일반 도서 고객에 미약하나마 스토리 분야 콘텐츠(웹툰, 웹소설)를 시범 서비스했더니 이용자의 서비스 구독 기간이 최소 10% 이상 늘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얼마전 문닫은 스튜디오예스원을 포함 웹툰과 웹소설은 출판 관련 기업들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하락세를 겪고 있는 출판시장과 달리 웹툰, 웹소설은 신진 시장으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미 국내에선 어느정도 판도가 정리되어 가는 분위기입니다. 이제 경쟁은 글로벌 시장에서 열리는데, 밀리의 서재 진출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밀리는 분위기를 꽤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기존 플랫폼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일단 밀리의서재는 별도의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밀리의서재 앱 안에서 구독자들이 추가적으로 웹툰과 웹소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지난해 연말 기준 누적 구독자 900만, 2024년 매출은 725억원인 밀리는 모기업인 KT의 통신요금 서비스와 결합해 안정적으로 구독자를 모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현진 kt밀리의서재 대표는 "신규 사업자가 진입한다면 어려운 시장이지만, 밀리처럼 일반 고객 풀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웹툰, 웹소설로)사업을 확장한다면 어느 사업자보다 훨씬 가능성을 높이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미 구독자들이 돈을 내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접근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큰 부담 없이 밀리가 제공하는 웹툰, 웹소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밀리의서재는 전했습니다. 플랫폼 내에 웹툰, 웹소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단건 결제를 해야 한다면 굳이 여기서 볼 필요가 없지만, 구독제 안에 포함되어 있다면 메리트가 있을 거라는 판단입니다. 추가요금이 어느정도 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박현진 대표는 "기존 구독자 혜택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네요.
또 밀리는 웹툰과 웹소설이 신규 구독자 유치뿐 아니라 기존 구독자 이탈을 막는 방법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일반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 더해 웹툰, 웹소설이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을 맡아줄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밀리는 콘텐츠 수급 강화, IT인프라 고도화 등에 매년 200억원씩 3년간 투자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네요.
* 구독모델 카드 꺼낸 밀리, 효과는?
일단 구독 서비스를 바탕으로 처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밀리의서재가 밝힌대로 강점입니다. 하지만 웹툰과 웹소설에서 구독서비스가 매력적일지는 두고봐야 합니다. 구독서비스의 경우 독점 콘텐츠 확보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인데, 사실상 수익쉐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콘텐츠이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높고, 초기 비용이 높게 책정됐다 하더라도 기대수익이 전문 플랫폼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그렇다고 비독점 작품만 가져오면 독자들의 입장에선 굳이 밀리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읽을 필요가 없죠. 밀리는 이런 우려를 '영상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박현진 대표는 "밀리의 서재에서 생산할 오리지널 IP를 바탕으로 드라마화, 영상화를 통해 OST가 만들어지는 사이클을 돌려 시장에 선보이겠다"며 "영상화와 관련해서도 그룹 내 여러 관계사와 과감하게 함께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룹'이란 KT그룹인데, 일단 그룹 차원의 IP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축으로 밀리의서재가 낙점된 것이라면 기대를 해볼 수 있습니다. 밀리는 지난달 공식 사명을 kt밀리의서재로 바꿨는데, 그룹 내 연계성을 염두에 둔 변화로 보이긴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웹툰 플랫폼 케이툰,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가 리더십 변화에 따라 휘청였다는걸 생각하면 시너지를 함부로 예단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밀리는 구독서비스 기반의 웹툰-웹소설 서비스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지만, 작가를 설득하는데 있어서는 제로베이스로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 외에는 아직 증명된게 없는 셈입니다. 애초에 영상화는 소수의 작품만 가능한데, 웹툰, 웹소설계에서 수익은 유료결제로 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죠. 지금까지는 이렇다할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편, 밀리는 구독서비스가 콘텐츠 소비 주기가 짧아지는 현상의 대안으로 구독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오프라인 공간도 확보하는데, 밀리의서재 카페 '밀리 플레이스'가 그것입니다. 카페, 미술관, 복합문화공간 등 일상 속 공간과 책의 연결을 지향하는 카페입니다. 일단 40곳으로 시작, 연말까지 100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온, 오프라인을 통해 콘텐츠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밀리의 계획이 과연 계획대로 이어질지, 올 한해 성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특히 밀리가 이야기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구독모델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네요.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사실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콘텐츠로 여겨지는데, 넷플릭스처럼 높은 비용을 지급하는게 아니라면 기대수익 상방이 뚫려있는 웹툰과 웹소설에서 적정 비용을 지불하면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웹소설부터 전 IP를 제작해 직접 유통하는 스튜디오를 운영할지, 아니면 콘텐츠를 직접 소싱할지, 그것도 아니라면 제3의 방법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과연 밀리는 쉽지 않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