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틱톡, 미디어 커머스의 미래는 웹툰이랑 뭔 상관? - SWI PREMIUM

쇼피파이-틱톡, 미디어 커머스의 미래는 웹툰이랑 뭔 상관?

최근 뉴스 중에 주목해야 할 만한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쇼피파이와 틱톡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입니다. 웹툰을 다루는 웹진에서 관련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우는 분들이 더 많을 겁니다. 자 그럼 이제, 이 뉴스를 왜 에디터가 주목했는지 이야기하면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한번 바꿔보도록 하죠.

‣​ 틱톡은 그래도 알겠는데, 일단 쇼피파이가 뭐냐?

틱톡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9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숏폼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지난해 매출은38조 7천억원에 달합니다. 전세계 최대 숏폼 콘텐츠 플랫폼이라는데는 모두가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이용자와 매출액 규모를 자랑합니다. 무분별한 데이터 확보에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제도가 개선되면서 해당 논란은 찝찝하지만, 일단은 일단락된 상태입니다. 여기까진 많은 분들이 아는 얘깁니다. 틱톡은 엄청 크고, 돈을 많이 벌고 있다.

그런데 쇼피파이는 뭘까요? 우리에겐 조금 생소한 기업입니다. 캐나다에 본진을 둔 쇼피파이는 쇼핑몰, 정확하게는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입니다. 개인사업자부터 대기업까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잠재 고객으로 둔 클라우드 기반 종합 솔루션 제공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 2020년 매출액은 대략 3조원, 2021년 예상 매출액은 3조 9천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쇼피파이는 단순히 결제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배송, 포스(POS)는 물론 금융지원 등의 파이낸싱, 물류 보관부터 포장, 배송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준비하는 유통업의 ‘운영체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만나면서 고객과 직접(DTC, Direct To Customer) 만나는 쇼핑, 그리고 여러 개의 플랫폼에서 채널을 확보하는 쇼핑몰의 전략과 만나면서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소셜미디어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까지 여러 개의 채널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죠.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는데 원스톱으로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쇼피파이’가 각광받고 있는 겁니다.


‣​ 틱톡을 거대한 광고판이자 쇼핑몰로

여기까지 보면 틱톡과 쇼피파이의 노림수가 보입니다. 쇼피파이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틱톡을 거대한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틱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틱톡 채널을 생성하는 쇼피파이 판매자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며 “버튼 클릭만으로 광고 픽셀(광고 성과 분석 도구)을 설치, 연결해 한 곳에서 간편하게 캠페인(광고)을 만들고 잠재 고객을 타겟팅해 실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틱톡에선 광고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고 계셨다구요? 에디터는 아저씨라 신세계를 맛봤습니다(오열)

단순히 이런 솔루션 만이 아니라, 틱톡은 제품 관련 동영상, 이미지를 쉽고 빠르게 적용해 광고를 제작할 수 있는 보조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미 발 빠른 쇼핑몰 운영자, MD들은 틱톡에서 광고를 집행한지 한참 됐죠. 틱톡은 아예 14일간 2만 7천원(25달러) 이상을 쓴 판매자들에겐 광고 크레딧 11만원(100달러)를 제공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에 나오는 것에 따라 아재가 갈ㄹ... 아니 이게 아니라 이런 광고는 틱톡에 잘 어울리죠

자, 19억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가진 틱톡을 광고판으로 활용하는데, 쇼피파이라는 솔루션이 틱톡 안에서 데이터 분석부터 결제, 국가나 모델에 따라서는 물류까지 대행해준다면,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입장에선 틱톡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광고할지를 고민하는 일이 남겠죠? 당연히 더 많은 조회수와 노출 효과를 위해서는 ‘잘 짜여진’ 콘텐츠를 만들게 될 겁니다. 광고도 재밌게 보는 콘텐츠의 하나로 소비될 수 있는 거죠. 이미 우리는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시대를 풍미한 광고들을요.

‣​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중인 미디어커머스

지난 10월 들렸던 소식 중에는 CJ와 네이버의 6천억원대 주식교환과 함께 스튜디오 드래곤이 ‘러브 크러쉬’라는 라이브 커머스 기업을 인수해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두 기업의 주식교환은 웹툰계에도 큰 뉴스였습니다. CJ는 CJ ENM과 스튜디오 드래곤을 비롯한 영화-드라마 제작사를,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자, 그럼 다른 부분을 살펴볼까요? CJ는 대한통운을 가지고 물류를 하고, CJ 홈쇼핑과 외식업, 즉석조리식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만 온라인 기술이 부족합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쇼핑’과 네이버페이 등의 핀테크는 가지고 있지만 물류가 모자라죠. 이 둘의 혈맹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네이버는 이미 작년부터 ‘라이브쇼핑’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찜 해놓은 스토어에서 라이브 쇼핑을 시작하면, 네이버 앱이 푸시 알람을 보내주죠. 라이브 쇼핑을 보면 그 시간에만 살 수 있는 특가 상품, 한정판 상품 등이 나오고, 쇼호스트나 연예인, 유튜버 등이 나와 상품을 광고합니다. 최근에는 동네서점과 콜라보레이션을 해 책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얻은 기술력에 CJ ENM과 스튜디오 드래곤의 콘텐츠, 그리고 라이브 커머스가 합쳐지면 우리는 드라마를 보는 중에 알고 싶었던 지금 주연배우가 입은 옷, 악역이 마시는 커피를 스마트폰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열립니다. 물론, 시청 경험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겠죠.

좌로부터 "배민 쇼핑 라이브", "네이버 쇼핑 라이브", "카카오톡 쇼핑하기 라이브"

카카오 역시 ‘카카오 쇼핑하기’에서 이런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카카오는 아이디어스를 인수하면서 소상공인들이 라이브쇼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앱 네에서 ‘배민 쇼핑 라이브’를 통해서 특가상품을 판매하고 있죠. 지금까지 말한 세 곳,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바로 웹툰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쇼피파이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이미 자체 플랫폼 안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CJ와 힘을 합쳐 물류까지 이어지도록 만들 수 있죠. 카카오는 아직 물류는 약할지 모르지만, 한국인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카오 선물하기’ 써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선물 보낼 땐 카카오가 진짜 편하잖아요? 배민은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깔린 배달망을 가지고 B마트를 시작했고, 데이터도 가지고 있죠.

‣​ '컷툰'과 '브랜드웹툰', '웹툰 PPL'이 커머스와 만난다면

지난번에 BM의 상상력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웹툰의 비즈니스모델이 쿠키 판매 외에 다양화될 수 있도록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죠. 그런데, 이런 커머스 역시 비즈니스모델 다양화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웹툰에서 광고는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브랜드웹툰, PPL 등의 방식과 웹툰의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가 전부였습니다. ‘상품을 알리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바로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죠. 하지만 여기에 라이브커머스 기술이 더해진다면 어떨까요? 쇼피파이와 틱톡에서, 그리고 커머스를 꿈꾸는 플랫폼(의 모기업)을 통해 힌트를 얻어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작품을 보다가 상품을 클릭하면 바로 쇼핑 페이지로 넘어가고, 결제를 하고 다시 작품을 보는 방식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물론 스크롤 방식에는 적용이 힘들겠지만, 컷툰에서는 적용이 용이해 보입니다. 이렇게 컷툰 방식을 활용해 브랜드 웹툰, 특별편이나 외전 등에 광고 삽입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거나, 아예 독립된 이야기 속에서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는 “유료 수익은 낮지만 광고 등의 수익이 높은 작품이 있다”고 지난 네이버웹툰 밋업에서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 광고 수익을 작품 감상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또는 아예 광고로 제작된 웹툰에서 극대화한다면? 네이버웹툰에선 가능해 보입니다.

카카오는 최근 ‘톡드립’을 내놨습니다. 탭하면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가듯이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상단에 광고가 삽입되어 있지만, 마치 틱톡처럼 탭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흐름을 활용한 광고를 삽입할수도 있을 겁니다. 여기에 추가해서 쇼핑몰로 이동시킬수도 있겠죠. 당연히 페이 서비스를 가지고 있기도 하니까, 결제는 순식간일 겁니다.

‘컷툰’형식을 생각하면 인스타툰에서 광고가 가능할 거라는 점도 떠오릅니다. 인스타그램에선 ‘Shop’ 메뉴를 아예 메인에 추가 해 놓았죠. 지금은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쇼핑몰로 연결시켜주는 방식이지만, 인스타툰의 주요 수입원이 외부 광고라는 점을 생각하면 변화를 기대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럽습니다.

쇼피파이와 틱톡의 파트너십 체결은 ‘오픈플랫폼 형식’인 틱톡에 가능성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의 제휴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상위 플랫폼 기업 단계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 그걸 연결시킬 구체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았을 뿐이죠. 콘텐츠가 물류와 이어지면, 콘텐츠는 거대한 광고가 됩니다. 그걸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이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은 아주 달라지게 되겠죠.

핵심은 종합 쇼핑몰 솔루션 + 콘텐츠입니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찾으니, 거기에 자연스럽게 광고를 녹여 독자나 시청자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거죠. 지금은 ‘쇼핑 라이브’라는 형태로 쇼핑임을 전제로 두고 있지만, 차차 환경은 달라지게 될 겁니다. 자, 앞으로 웹툰의 광고는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하네요. 그럼, 다음 칼럼에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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