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새로운 PPS, 핵심은 IP비즈니스 - SWI PREMIUM

네이버웹툰의 새로운 PPS, 핵심은 IP비즈니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죠. 요즘은 조금 빨라진 것 같지만, 어쨌든 10년은 꽤 긴 시간입니다. 어린이가 성인이 되는 시간이기도 하고, 묘목이 나무가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도 합니다. 또는, 산업이 아니었던 곳에 산업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합니다.

웹툰의 본격적인 유료화가 진행된지도 1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산업이라고 보기 어려웠던 웹툰은 콘텐츠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와 영향력을 가진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이 관점 하나로 웹툰시장을 보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죠. 그리고 2013년 4월은, 네이버웹툰이 ‘PPS’를 처음 선보인 달이기도 합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난 2023년 4월, 네이버웹툰은 PPS 도입 10주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볼 겁니다.

* PPS가 무엇인고

네이버웹툰은 보통 ‘얼마를 벌었다’를 이야기할 때 ‘PPS 수익’이라는 말을 씁니다. PPS는 Page Profit Share, 즉 페이지 이익 공유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는 네이버웹툰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웹툰을 판매하는 쿠키뿐 아니라 해당 페이지, 즉 웹툰이 보여지는 페이지에서 보여지는 수익을 쉐어하는 모델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이라는 플랫폼뿐 아니라 대부분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플랫폼은 그 중개 사이에 광고를 통해 돈을 법니다. 또, 플랫폼 내에서 일종의 셀링 파워를 갖게 된 작가(또는 보다 폭넓게 콘텐츠 제공자)에게는 직접 광고를 제공하거나, PPL과 같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네이버웹툰이라는 큰 트래픽을 운용하는 조직에게는 꽤 큰 수익이 될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렇게 벌어들인 일종의 ‘플랫폼 수익(Platform Profit)’을 작가와 나누는 것이 PPS 모델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네이버웹툰의 맨 아래에 들어가면 ‘Ads by NAVER WEBTOON’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상위 플랫폼의 광고 전담부서가 관할하지만, 네이버웹툰은 직접 관리하는 거죠. 그 수익을 작가와 나누기 위한 방안입니다. 이게 네이버웹툰이 ‘플랫폼 수익’을 직접 발생시키는 역할이기도 하고요. 아직 해외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렇게 네이버웹툰이 직접 광고를 붙이는 형태가 보여지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PPS 프로그램은 원활하게 돌아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10주년을 맞아 네이버웹툰은 ‘PPS’에 새 이름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 “PPS”의 새 이름은 “PPS”


네이버웹툰 PPS 미디어데이 ZOOM 화면 캡처

김준구 대표가 직접 밝힌 네이버웹툰 PPS의 새 이름은 PPS입니다. 엥? 무슨 소리냐고요? 위에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페이지 프로핏 셰어(Page Profit Share)를 파트너스 프로핏 셰어(Partners Profit Share)로 바꾸는 겁니다.

네이버웹툰 PPS 미디어데이 ZOOM 화면 캡처

‘새로운 PPS’의 핵심은 수익 공유, 즉 Profit Share의 대상이 페이지에서 파트너가 되었다는 겁니다. 페이지가 대상일 때는 플랫폼 수익을 공유하지만, 새로운 PPS에서 파트너가 대상이 되면 IP 비즈니스로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즉, 웹툰 IP의 활동을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파트너사로서 비즈니스를 핸들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파워를 작가와 함께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그동안 해 왔던 것들


새 PPS의 등장은 사실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닙니다. 이미 네이버웹툰은 ‘WEBTOON FRIENDS’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쇼핑의 브랜드스토어를 운영중입니다. 여기에 스튜디오N을 통해 드라마, 영화 제작 경험을 쌓고 있고, LICO 등을 통해 어려운 말로 IP 밸류체인을 완성해두었습니다. 제작-유통-IP확장으로 이어지는 사슬 구조를 완성했다는 의미죠.

이 과정에서, 당연히 IP 비즈니스 수익을 직접 벌어들이고 그걸 작가와 나누겠다는 말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즉, 새로운 PPS의 등장은 갑작스럽지도, 그렇다고 놀랄 일도 아닙니다. 네이버웹툰이 발표에서 예시로 든 IP 비즈니스 모델의 예시들은 영상화, 게임, 출판, 음원, 공연, 굿즈 등 이미 네이버웹툰이 시도했거나,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비즈니스들입니다.

* 그리고 Webtoon With

이 얘기는 네이버웹툰이 달려나가겠다는 선언임과 동시에, 사업의 관점에서는 ‘네이버가 다 먹겠다’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플랫폼 파워를 업은 네이버웹툰이 이제 IP사업의 권리도 요구하겠다는 말로 해석될테니까요. 물론 개인작가의 입장에서야 일부 매니지먼트와 함께 네이버가 직접 하면 가장 나을 수 있습니다만, 그 사업 자체가 목적인 회사들은 조금 곤란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현장에 네이버웹툰은 박지독, 배진수, 김규삼 작가의 목소리로 네이버웹툰과 함께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전했습니다. 그리고, ‘웹툰 위드(Webtoon With)’ 프로그램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크리에이터즈(Webtoon Creator’s)’라는 페이지를 오픈, 아마추어 창작자들의 연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도구를 선보였습니다. 그동안 사실상 방치된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던 도전만화가와 베스트도전에서 수익화를 선보이겠다는 예고도 했고, 댓글 관리와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메뉴도 만들었습니다.

에디터는 이 수익화가 일단 스페인에서 선보이고 있는 광고모델일 가능성이 높고, 거기에 더해 네이버 쇼핑과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모두 포괄한 이름이 바로 웹툰위드입니다. 이건 네이버웹툰이 ‘개인 창작자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수도, 지속적으로 개인 창작자들을 유지하고 길러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수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네이버웹툰이 개인 창작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겠네요.

*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김준구 대표는 “지금은 페이즈 2의 끝자락”이라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는 이미 작년 5월, 네이버웹툰의 36년지대계(칼럼 읽으러 가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앞으로의 후반전을 예측한 바 있습니다.

그 첫 그림이 그려진 것이 바로 이번 PPS 10주년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시에 등장했던 그림들과 조금 달라진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향점은 매우 명확합니다. 네이버웹툰이 그리고 있는 그림에 일단 개인창작자는 필수적입니다. 네이버웹툰은 거대한 하나의 기둥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기둥을 세우려는 계획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죠.

과연 새로운 PPS는 어떻게 평가받게 될까요? 앞으로 그려질 방향은 잡혔지만, 디테일에 주목해야겠습니다. 디테일이야말로 모든 것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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