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기술 인터뷰 ①] 한국와콤 "만드는 즐거움, 보는 기쁨 이어가겠습니다"

웹툰이 시작된지도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본격적으로 '플랫폼' 형태가 등장한지도 15년이 넘게 시간이 지났고, 유료웹툰이 등장한지도 6년차에 접어듭니다. 그만큼 빠르게 변해왔던 웹툰 업계에서 아직까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웹툰과 관련한 '기술' 분야입니다. 웹툰의 발전만큼이나 빠르게 발전했고, 또 비 창작계열에서 웹툰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기술 역시 종이에서 디지털로 넘어온 웹툰에 있어서는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웹툰인사이트에서는 대표적으로 웹툰 기술과 연관된 분야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첫번째 인터뷰로는 "신티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와콤과의 서면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Q. 와콤은 펜 태블릿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인데요, 어떤 점이 와콤의 강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독보적인 펜 기술력, 제품력을 가진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장인 기업, 선진화된 사후 서비스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와콤은 펜 기술력을 기반으로 올해 36년이 됐고, 그간 독보적인 1위를 이어오고 있는 “장인기업”입니다. 창작자의 작업 결과물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자연스러운 펜 경험이 핵심인데, 아날로그 창작 경험에서 디지털로 넘어올 때 이질감이 없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사용감과 섬세한 표현력을 결정짓는 ‘필압 감지’ 기술을 위해 와콤은 전자기 공명 기술(EMR)을 개발, 전 세계 디지털 창작 콘텐츠 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림, 글씨 등 창의적인 활동들을 디지털 환경에서 쉽고 편하게 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작업을 넘어서는 더욱 고차원적인 작품을 만들어는 내는데 와콤의 장비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표현력, 창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에 와콤의 타블렛 제품들이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고, 전문 크리에이터와 디자이너 등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추가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와 펜이 가진 성능을 뛰어넘어 그것을 초월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창작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 와콤이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Q. 웹툰 작가분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신티크’가 거의 보통명사처럼 사용될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브랜드에서 이제는 ‘모두가 다 아는’ 수준이 된 것 같다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와콤이 보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 한국은 K-컬처(만화, 웹툰은 물론, 드라마 및 영화 등 콘텐츠 다양화)를 이끄는 주요 시장으로, 웹툰 이라는 디지털 만화 장르를 멀티 콘텐츠로 발전시켜온 거의 유일한 나라일 것 같습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발전해 나가는 힘도 대단합니다.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보는 것뿐 아니라 그리고 싶고 웹툰 작가를 희망하는 예비 작가들, 웹툰을 취미로 그리고 싶어하는 일반 취미자들, 인스타그램이나 새로운 플랫폼에 웹툰을 게재하는 다양한 작가군과 이를 소비하는 팬층도 다양해지는 것 모두 웹툰이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믹스를 통해 드라마, 게임, 영화, 일러스트, 이모티콘, VR 등 앞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다양화 될 수 있고, 창작자와 소비자의 경계도 더 가까워질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윤태호 작가, 주호민 작가, 강풀 작가, 박태준 작가, 호조 작가 등 전문 작가 등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와콤 신티크는 대표적인 작업 도구라고 한다면, 콘텐츠를 소비하는 층이나 웹툰 작가 지망생, 취미생활 층 등에서 ‘와콤 인튜어스’나 ‘인튜어스 프로’ 등 펜 타블렛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Q. 웹툰 작가들이나 지망생들에게는 ‘와콤은 좋지만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17년 특허가 풀린 이후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보았는데, 이런 평가에 대한 와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와콤은 소비자들의 요구와 타깃에 맞춰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주요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일반인, 초보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펜 태블릿 ‘와콤 인튜어스(Wacom Intuos)’, 전문가를 위한 펜 태블릿인 ‘와콤 인튜어스 프로(Wacom Intuos Pro)’, 전문가를 위한 액정 태블릿 ‘와콤 신티크 프로(Wacom Cintiq Pro)’, 스마트 패드, 스타일러스 등 디지털문구인 뱀부(Bamboo)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와콤의 제품 라인업 (이미지=한국와콤 홈페이지)

앞서 말씀드렸듯이 최근에는 개인 창작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고, 일반 소비자들 대상 창작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 증가되면서 보급형 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는 특허와 관계없이 최근의 디지털 창작에 대한 호기심과 인지도 향상이 가져온 결과로 최근 와콤에서 출시한 액정 ‘타블렛 신티크16’ 제품이 전문가가 아닌 일반 유저층에서 큰 인기를 모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와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핵심적인 기능만을 담은 보급형 모델은 액정타블렛 뿐만 아니라 펜 타블렛 브랜드도 있어서, 태블릿 PC나 휴대폰 등 액정 기기에 익숙한 초보 사용자, 일반인 사용자 층에서 다양하게 제품선택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원래 종이에 그림을 그리던 일러스트, 만화 등이 기술의 발전으로 하드웨어를 통해 디지털로 옮겨온 지도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그 동안 와콤 역시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요. 그림을 그리는 도구를 제작함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기술적 측면이나 디자인적 측면의 고민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 와콤이 지난 35년간 독보적인 펜 입력 기술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진화, 플랫폼의 발전, 대중의 소비 패턴 변화 등 다양한 디지털 환경과 함께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와콤 타블렛이 아날로그 방식의 창작 환경을 디지털로 가장 비슷하게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의 와콤 타블렛은 사용자에게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인체공학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작업을 해야 하는 창작자들에게 펜을 쥐었을 때의 그립감, 화면의 선을 그을 때의 터치감, 눈의 피로도를 덜어주는 화면 밝기나 눈부심 방지, 스탠드의 각도 같은 것들이 와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입니다. 디지털 타블렛 제품들은 많이 있지만 제품 내구성이나 사용자의 편의성에 대한 연구는 와콤이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고, 전 세계 시장에서 수십년 간 인정받아 온 제품은 와콤 브랜드가 유일합니다. 세계 각국의 남녀노소 다양한 사용자를 가진 와콤은 사용자 개개인이 장비에 신경쓰지 않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제품 개발과 디자인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입니다.

Q. 디지털로 환경이 변화되면서 일부 창작자들 사이에선 ‘선이 대부분 비슷해졌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물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입체감을 줄 수 있는 전통적 방식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나, 와콤이 디지털 드로잉에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와콤의 모든 제품은 다양한 액세서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드로잉의 느낌을 좌우하는 펜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펜 외에도, 3D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와콤 프로펜 3D’나 여성 유저나 손이 작은 사용자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얇은 굵기의 펜인 ‘와콤 프로펜 슬림’도 있습니다. 펜뿐만 아니라 (종이의) 서걱서걱한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는 펠트심이나 화면 표면을 거친 질감으로 만들어주는 엘레콤 시트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디지털 드로잉을 즐길 수 있는 액세서리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와콤 펜 라인업(이미지 = 한국와콤)

Q. 웹툰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 등 창작자들은 기기 앞에서 오랜 시간 보내며 일을 하는 직종입니다. 장시간 노동이 필요한 분야다 보니 작가와 함께 기계도 혹사당하기 쉽습니다. 전문가용으로 나온 제품군은 이런 부분도 분명히 고려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와콤이 지난해 말 신티크 프로 24와 32 전용 스탠드인 와콤 플렉스 암(Wacom Flex Arm)을 함께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와콤 플렉스 암을 설치하면, 훨씬 편리한 작업 환경이 조성할 수 가 있는데요. 창작자의 작업 자세에 맞춰 자유자재로 신티크를 회전하거나 높이, 방향, 각도 등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화면을 90도로 회전할 수 잇는 피벗(Pivot) 기능도 제공해 큰 화면을 세로로 놓도 사용할 수도 있고요. 또 전용 암을 이용해 복잡한 케이블 선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접어서 벽에 붙이거나 세워 둘 수 있어 작업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와콤은 창작자들의 작업환경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으며, 와콤 플렉스 암 역시 수많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탄생된 제품으로, 유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와콤 플렉스암 (이미지=한국와콤)

Q. 최근 몇 년간은 애플의 아이패드 등의 다목적 장비들이 나와 어도비 등의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합작을 통해 하이엔드 태블릿 시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와콤은 이런 부분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 와콤은 웹툰을 포함해 디지털 콘텐츠 창작을 하는 전문가층에 제안하는 일체형 PC 제품들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윈도우와 결합한 일체형 PC 제품인 ‘와콤 모바일스튜디오 프로’ 제품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나 고품질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양의 모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출시된 ‘와콤 신티크 프로 엔진’ 제품은 신티크 프로 24와 32에 도킹해서 사용할 수 있는 PC 모듈 제품으로 Intel® Xeon®, NVIDIA® Quadro® 그래픽 등 워크스테이션급 사양을 탑재해 대형 사이즈의 신티크를 고사양 일체형 PC로 변모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와콤 신티크 프로 엔진(좌)를 연결할 수 있는 신티크 프로 24(중) 신티크 프로 32(우)

기존의 고사양 PC들을 신티크프로에 연결하기 위해 복잡한 케이블을 연결하고, 공간을 차지하는 단점이 있었다면, 신티크 프로 제품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신티크 프로 엔진 제품은 복잡한 케이블 연결 없이 작업자의 공간을 간편하고 깔끔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아무래도 고가의 제품이 많다 보니 A/S 등 사후관리에도 민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증제도, 수리, 소프트웨어 관리 등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 고객지원 서비스는 외산 제품이라면 더욱 꼼꼼하게 따져보는 구매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와콤은 한국에 직접 고객센터를 두고 전화상담, 기술지원, 수리 서비스를 지원하는 브랜드 입니다. 한국와콤은 상암동 본사에서 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고객들의 만족도, 신뢰 부분에서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소비자들을 위해 와콤 전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쇼룸(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공간)과 고객지원 센터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제품 문의, 구매 상담, 기술 지원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와콤 쇼룸(이미지=한국와콤 블로그)

Q. 하드웨어적으로 사용자들의 경험을 실제 제품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택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프트웨어는 비교적 빠른 수정과 적용이 가능하지만, 하드웨어는 일단 생산에 들어가면 고치기 힘들고, 기계부는 고장 나기 쉬운 등 어려움이 있을텐데요?

- 와콤의 모든 제품은 전세계 사용자들의 크고 작은 피드백에 의해 탄생합니다. 지난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와콤과 함께 발전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작업 환경과 각기 다른 창작물들을 만들어내는 창작자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개선점은 어떤 것인지, 불편한 것은 무엇인지 등에 관하여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습니다.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모두 한꺼번에 담을 수는 없지만 다수의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웹툰인사이트를 보고 계신 웹툰 작가 분들과 독자 분들께 마무리 인사 말씀 부탁 드립니다.

- 와콤은 더욱 스마트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솔루션 기업으로서,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와콤 타블렛을 통해 더 큰 창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웹툰의 작업 방식의 분업화나 웹툰 장르의 다양화, 웹툰 작가들의 다양한 발전 양상 등 한국 웹툰 시장과 국내 웹툰 작가들의 저력을 한국와콤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웹툰을 만드는 즐거움과 양질의 작품을 보는 기쁨을 작가와 독자들 모두가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와콤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

하드웨어 기기는 아무래도 결과로 만들어내기까지 리스크가 굉장히 큰 분야입니다. 긴 역사 속에서 창작자들의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해 온 와콤의 고민이 묻어나는 인터뷰였습니다. 웹툰 작가를 비롯한 창작자 분들이 와콤을 선택하는 이유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와콤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다음 인터뷰는 대표적인 만화 창작 툴, "클립 스튜디오"를 판매중인 셀시스와의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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