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앱결제 ONLY' 빗장을 살짝 풀었다. 아주 살짝.

애플이 지난 8월에 합의한대로 인앱결제 관련 조항을 일부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전면 개방은 아니고, 비유하자면 애플이 쌓아올린 인앱결제라는 거대한 댐에 아주 살짝, 미세한 균열이 생긴 것에 가깝습니다.

지난 22일, 애플은 자사 개발자 사아트에 앱스토어 심사지침 수정을 공지했습니다. 여기엔 인앱결제 관련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이 중에서 개발자가 수집한 이용자 정보를 활용해 인앱결제를 제외한 다른 결제수단이 가능함을 안내할 수 없다는 안내를 삭제한 겁니다. 앱 내에서 개발자가 수집한 회원정보, 즉 이메일이나 전화번호 등을 활용해 '외부 링크에서 결제할 수 있다'고 알릴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인앱결제가 개발사가 안내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지, 인앱결제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는 의무사항인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 변경은 '인 앱 결제 외에 수단 이 있다'는 것을 "홍보" 할 수 있게 된 것이지, 버튼이나 외부 링크를 앱 내에서 제공, 앱에서 전화 등으로 다른 결제 모델을 직접 제공하는 것은 막고 있습니다. 빗장을 아주 살짝, 정말 조금 들어올린 것에 가깝죠.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완전 철옹성으로 외부의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던 애플이, 이제는 바깥 세상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는 평가입니다. 물론, 이번 개정이 생색내기이며, 반쪽에도 못 미친다고 강경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일리는 있습니다. 인앱결제는 아직 '의무사항' 이니까요. 그냥 다른것도 가능하다고 안내만 할 수 있을 뿐이지.

이번 정책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이는 곳들은 '구독형 모델'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입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도 '자동충전' 기능을 활용하면 한번만 등록하면 알아서 충전이 되니, 이용자에게 안내해서 직접 결제를 피할 수 있도록 하면 애플 유저들도 안드로이드와 같은 가격으로 쿠키를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플랫폼 기업의 독점 야욕에 제동을 거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고, 거대 기업들이 마지못해 여기에 응답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과연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 갈까요? 오늘은 그 시작을 엿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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