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웹툰 읽어주는 AI' 내년 1월 공개한다

'배리어프리 콘텐츠'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어떻게 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콘텐츠를 같이 즐길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는 동시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통해 콘텐츠 감상을 모두에게 열어줄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활발한 편입니다. 지난 2019년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장에서 크라잉넛의 공연과 함께 수어통역을 제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만화와 웹툰을 시각장애인이 '보도록' 만드는 것이 가능할지, 배리어 프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잘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시각적 요소를 모두 설명해야 하나? 아니면 그 타이밍에 분위기에 맞는 BGM을 재생하도록 해야 하나? 그런데 4천여 작품이 연재되는 지금 그걸 다 하려면... 과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네이버웹툰에서는 지난 5일 오후 4시에 네이버가 주최한 '4차산업 기술이 적용된 현재 접근성과 미래 기술' 을 주제로'2022 널리 웨비나'를 개최하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시각 장애인이 전체 인구의 0.5%도 안되는데, 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다른것보다 우선하는게 맞을까?"

그리고 윤승섭 네이버웹툰 서비스기획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시각장애인 이용자와 비장애인 이용자를 대립관계, 즉 양자택일 관계로 나누기 보다 '앤드(And)' 관계로 보고 접근성 원칙을 추구하기로 했다"고 말이죠.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비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의 관점에서 접근한 겁니다. 계단보다 경사로 설치, 넓은 지하철 개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는데, 웹툰도 이와 같은 관점으로 접근해보자는 생각이었던 거죠.

네이버웹툰은 시각장애인도 웹툰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두가지 도구를 활용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모두 문자-음성 변환(TTS, Text To Speech)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비교적 수월했다고 윤승섭 기획자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대사를 '읽어주는' 기능일 뿐이죠.

특히 웹툰의 대사는 이미지로 처리되어 있고, 효과음 등의 폰트도 다 다릅니다. 이걸 따로 읽어주거나, 인물의 행동, 배경화면 설명 등은 부족하죠. 윤 기획자는 “간단히 생각하면 영화 속 자막 정보처럼 웹툰에도 텍스트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하면 되겠죠. 하지만 이미 제공 중인 웹툰 작품 수가 수천 개, 에피소드 단위로는 십수만개에 달하는 데다, 매주 수백 개 에피소드가 새로 추가되는 상황에서 사람이 이 작업을 하나하나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라고 전했습니다. 이걸 다 채우고 있으려면 사람 한두명이 아니라 이걸 전담하는 기업이 있어야 할 수준인 거죠.

그래서 답은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인공지능 부서와 협업해 웹툰 속 이미지와 대사를 자동으로 문자로 변환하는 '인공지능 대체 텍스트'를 개발하고, 수차례 검수를 거쳐 실제 상용화 가능 수준의 성능을 내기까지 1년 가량이 걸렸습니다. 네이버웹툰에서는 오는 1월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능을 시범 탑재할 예정입니다.

'대중매체'라고 하면 상업 지향의 무언가가 먼저 떠오르지만, 대중문화가 품격, 또는 '클래스'를 만드는 건 예술적인 도전과 이런 확장성을 위한 시도들일 겁니다. 특히 기술에 이점을 가진 웹툰이라면, '배리어프리'를 위한 시도가 새로운 방향의 창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합니다. 오는 1월에 공개될 이 기능을 한번 사용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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