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 인수전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7일 SM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협력 계약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카카오, 카카오엔터, SM엔터 3사가 보유한 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수평적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기술과 글로벌 IP의 결합을 통해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며 "오랜 기간동안 각 사의 성장 비전과 사업 방향성을 토대로 다각도로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3사의 사업협력 계약이 기존 주주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하이브의 주장들은 사실이 아니며, 계약서의 일부 문구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하여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하이브 측에 유감"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이브는 지난 21일 '카카오와 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가 24일 갑자기 SM엔터 경영진에게 '카카오와의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카카오는 전했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 측 인사로만 구성된 이사회 멤버를 추천하는 등 기존 경영진과 이들이 세운 방향성을 모두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당사(카카오)는 SM엔터와 파트너십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는 현 상황을 지켜볼수만은 없게 되었다"고 하이브와 공존한다는 기존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며,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하이브가 제기한 논란'중 하나인 '신주 전환사채 우선협상권'에 대해서는 “신주 전환사채 인수 계약에 포함된 우선협상권은 일반적으로 소수 지분 투자시 지분 희석을 방어해 권리를 보호하고자 부여받는 것으로,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며 “일반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 투자 계약 체결시, 투자자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을 추가 발행할 경우 우선협상권을 갖는다는 조항을 포함한다. 이는 사업 협력을 전제로 한 투자자의 지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소수 지분을 들고 있는 주주가 다른 세력에 의해 지분이 희석되어 의결권이 약화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겁니다. 카카오가 9.05% 가량의 지분을 신규 발행으로 취득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이수만 의장은 하이브에 14%가 넘는 지분을 넘겼습니다. 여기서 카카오에 반대 세력인 하이브가 신주 발행을 통해 추가 주식을 일방적으로 발행하면 9.05%이던 카카오의 지분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오게 됩니다. 이걸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라는 거죠.

이어 카카오는 "또한 기업의 제 3자 유상증자는 해당사의 이사회 등 적합한 의결 절차를 거친 후 발행할 수 있다. 2대 주주로서 외부인인 카카오가 제 3자 유상증자 발행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주식회사 운영 상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이에 카카오가 SM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하이브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간 사업협력이 불균형이라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서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한 글로벌 K팝 그룹 공동 런칭, 양사의 글로벌 매니지먼트 합작회사 설립, 음원 유통 및 티켓 유통 사업에 대해 협력하며 각 사의 음악 사업의 글로벌 성장을 추진한다”며 “SM엔터테인먼트는 서울아레나를 비롯해, 웹툰/웹소설,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IP의 2차 사업을 위해 카카오의 다양한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하며 다양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이브의 주장은 카카오가 적합한 사업자가 아니라는 건데, 카카오는 '우리가 적합한 사업자 맞다'고 답한 겁니다.

또 합작 법인 설립에 대해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와 남미 등 지역에서 아티스트들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것이 아닌, 카카오엔터와 SM이 합작 법인을 설립해 아티스트와 IP 경쟁력 강화를 협력할 것"이라며 "카카오엔터는 뮤직 뿐 아니라, 스토리, 미디어 부문에서 IP밸류체인을 토대로 국내외 IP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북미 타파스엔터테인먼트, 일본과 유럽의 카카오픽코마 등 글로벌 사업을 통한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카카오는 SM이 축적한 음악 사업의 글로벌 노하우와 카카오 공동체의 플랫폼, IP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더욱 강력한 글로벌 시너지를 위한 협력을 다각도로 추진할 것"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일방적으로 SM의 글로벌 인기에 탑승하는 형태가 아니라, 쌍방 협업을 할 수 있는 형태의 준비를 해 놓았다는 설명입니다.

카카오가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한 만큼, 이제 하이브와 카카오가 공존하는 SM엔터는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카카오가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하이브가 어떻게 맞설지가 가장 중요해 졌습니다. 웹툰계의 입장에서는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을, 하이브는 아이돌 IP를 핵심으로 한 웹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과연 이번 SM엔터 인수전이 어디로 갈지, 큰 분기점 하나를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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