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에픽게임즈의 수수료 전쟁, 2심에서도 애플이 승리했다

미국 현지시간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에서 지난 2020년 8월 에픽게임즈가 애플에 제기한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의 항소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항소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결제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우회하고자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 내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했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시작된 재판의 2심 결과가 지난 24일 나온 겁니다.

2021년 진행된 1심에서도 승소한 애플은 2년만에 항소심에서도 '완승'을 거뒀습니다. 당시 쟁점사항 10개 중 9개가 애플의 주장이 유효하다고 봤는데, 애플이 외부 앱스토어 도입을 막은 것, 애플의 인앱결제 정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당시 애플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지점은 '다른 결제 시스템 유도 제한 조항'이었는데, 이는 독점금지법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에서도 여전히 같은 결론을 내린 재판부는 애플에 다른 결제 시스템을 유도할 수 있는, 즉 외부 결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캘리포니아 재판부는 "애플은 보안,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개선해 소비자 수요를 활용, 자사 제품을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건 명백한 경쟁 촉진"이라며 "다만, 애플이 외부 결제 유도를 막아 에픽게임즈가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에픽게임즈의 (1심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애플은 성명을 내고 "대단한 승리"라고 자평하면서도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 추가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넷플릭스 등 디지털 콘텐츠 제공자 일부에 외부결제 유도를 허용하지만, 가장 큰 매출이 나는 게임에 대해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웹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미 인앱결제로 30%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웹툰계는 모바일 웹으로 감상해도 앱과 동일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지만, 결제시 수수료율이 높아 플랫폼과 작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의 실적발표에서 발표된 2022년 웹툰 총 거래액 대비 총 매출액은 63.4% 수준으로, 앱스토어 수수료가 큰 부담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앱스토어가 포함된 서비스 부문 수익만 781억 달러(한화 약 104조원)로, 서비스 부문 수익만으로도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을 통해 애플이 앱스토어에 갖는 무제한적인 장악력과 수수료 정책은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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