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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은 남성향 장르다. 이건 지난 수십년간 무협 장르가 발전해 오면서 일종의 법칙이나 변하지 않는 사실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장르의 융복합이 이어지면서 무협은 남성향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안정적인 장르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인기 무협 작품들이 보여주는 트렌드는, ‘장르적 즐거움’이 성별이나 연령대에 갇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모범작가의 글과 다미의 그림으로 완성된 <사천당문의 소가주는 남장여자?>는 사천당가의 막내딸, 당화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마교의 습격으로 위기에 빠진 사천당가에선 대책마련을 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때, 여자로 태어나 가문의 일에 관여할 수 없었던 당화윤이 오빠 대신 남장을 하고 운명을 바꾸기 위한 싸움에 나선다.
<사천당문의 소가주는 남장여자?>는 무협이 가진 정파vs마교라는 기본적인 장르적 대결구도에, 일한 여성인 당화윤과, 오로지 남성으로만 이루어진 세계가 마주하면서 만들어내는 미묘한 구도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로맨스 코드를 무협에 소환한 <사천당문의 소가주는 남장여자?>는 무협이 가져야 할 미덕을 적극적으로 지켜나간다. 오히려 그러면 그럴수록 ‘남성들로 이루어진’ 무협의 세계 안에서는 미묘한 브로맨스로, 밖에서 그걸 지켜보는 독자들은 로맨스로 느끼게 된다. 바로 그 차이가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다. 작품 안 세상과 작품 밖 세상의 정보격차. 이 서스펜스를 때론 개그로, 때론 가슴 절절한 로맨스로 느끼게 될 것이다.
정파와 사파를 넘나드는 호쾌한 무협 사이에서, 주로 애매한 정체성으로 표현되는 ‘사천당가’를 선택한 것 역시 탁월하다. 그렇게 판은 다 깔렸다. 무협 장르에 익숙한 독자와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모두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전개에 달렸다. 앞으로 <사천당가의 소가주는 남장여자?>가 보여줄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