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스릴러부터 BL까지…국제도서전서 대만 만화 소개 세미나 개최

지난 16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타이완 콘텐츠 진흥원(TAICCA)가 주최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글로벌 OTT에서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각광받는 요즘, 원천 IP로서의 잠재력을 가진 대만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TAICCA의 담당자들이 참석했습니다.

TAICCA는 해외에 대만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한 플랫폼 ‘Taiwan Comic City’를 운영 중입니다.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총 3개 국어로 서비스 중이며 현재 약 50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작품별로 장르, 줄거리, 특징, 주요 캐릭터, 작가 정보 등이 소개되어 있으며 1화 미리보기를 할 수 있습니다. 대만 만화의 역사와 최근 현황 등을 소개하는 칼럼과 기사 또한 읽을 수 있습니다.

TAICCA 글로벌 비즈니스 부서의 李衣晴(Iching Lee) 담당자는 원천 IP로 적합한 대만 만화 10작품을 소개했습니다. 소개된 작품들은 드라마, 순정, BL, 스릴러, 추리, 청소년 심리, LGBTQ+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학원 순정 <손가락 사이의 태양>, 청소년 간의 사이버 성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다룬 <캣맘 소녀>, 7명의 등산객이 조난당했지만 시체는 5구뿐에 사인도 제작각인 미스터리 스릴러 <영야산> 등 소재와 줄거리도 제각각이었습니다. 대만은 현재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성 결혼을 허용한 나라인만큼, 남동생이 동성결혼을 하겠다고 하자 엄마가 반대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크레이지 마더>)도 있었습니다. 소개된 작품들은 직접 읽어볼 수 있도록 행사장에 실물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전시된 대만 만화들 (=웹툰인사이트)

앞서 소개된 작품들은 대부분 흑백의 페이지 연출 만화였지만 컬러에 스크롤로 된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대만 라인망가에서도 연재 중인 로맨스 <나와 교수의 말 못한 비밀>, 막장 BL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막장 BL 로맨스의 공략 비결>, 이성애자만 좋아하게 되는 게이와 연애 없이 관계만 즐기는 이성애자 여자가 연애 상담을 하는 4컷 개그만화 <무능한 연애상담센터> 등입니다. 이들 작품은 현재 한국어로 번역된 1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대만의 만화는 수교 단절 등으로 인해 국내에는 그다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인기를 끈 <접지전사>나 탄지우 작가가 연재중인 GL 웹툰 <SQ 너의 이름으로부터의 시작> 정도가 많이 알려진 대만 만화입니다. 세미나를 통해 접한 대만 만화들은 생각보다 친숙하고 상업적인 소재와 장르, 그림체로 된 작품이 많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일본 만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독자적인 개성이 드러나는 화풍과 스타일의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SQ 너의 이름으로부터의 시작>은 넷플릭스에서 실사화된다는 루머에 전 세계 팬들이 뜨겁게 반응할 정도로 인기있는 작품인데요. 어쩌면 정말로 곧 글로벌 OTT에서 영상화된 대만 만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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