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아닌 시대가 필요로 하는 작품 늘어나야" 독립만화 씬 돌아보는 '독립만화 라운드 테이블' 개최

독립만화회사 사이드비가 지난 23일 '독립만화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독립만화 시장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독립만화 시장환경 변화'를, 두번째 세션에서는 '변화하는 시장 속 독립만화'를 주제로 사이드비에서 발제를 가졌고, 마지막 라운드테이블 애프터토크에서는 독립만화 활동을 하는 작가들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재민 만화평론가가 대표적인 독립만화의 요람인 텀블벅에서 지난 4년간 출판만화·웹툰 분야의 펀딩을 전수조사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분석했습니다. 2019년 39억 5천여만원, 2020년 54억 1,500여만원, 2021년 73억 2,100만원, 2022년 78억 5천여만원으로 웹툰시장이 성장하며 펀딩 금액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기 웹툰의 오디오드라마, 굿즈 펀딩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독립만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었습니다. 지난 4년을 통틀어 ​가장 높은 펀딩액을 기록한 독립만화는 2020년 <여명기> 시즌 1로, ​​1억 4천여만원의 펀딩액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최근까지 5천만원 이상의 펀딩에 성공한 독립만화는 없었습니다.

이 평론가는 독립만화 시장에 대해 지표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것은 물론, 시장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펀딩 사이트 대신 인스타그램, 포스타입 등 팬과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의 성장이 도드라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제작자의 리스크가 큰 출판만화 형식보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저액 펀딩이 늘어나는데, 지원사업의 영향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다"며 "지원사업이 독립만화에서 '도전'이 사라지는 원인이 되어선 안된다"며 "지원사업 시스템 자체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성인수 사이드비 대표가 코로나19가 독립만화 시장에서 앗아간 것, 그리고 독립만화라는 '씬'에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성인수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작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줄었고, 그동안 매체 환경이 아주 빠르게 변화했다. 하지만 그 매체 변화의 흐름을 작가들이 주도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독자, 나아가 시대에 결핍 된 것들을 찾으려는 시도와 작가들의 취재가 얼마나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작가가 필요로 하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독립만화를 지향하는 작가들의 교류가 줄어든 부작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사이드비에서는 "앞으로도 독립만화 작가들의 교류와 레벨업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독립만화의 고민을 앞으로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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