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 독점 막겠다"던 국회, 법안 계류 끝 결국 폐기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 8월, 소위 '구글갑질방지법'을 전세계 최초로 통과시켰습니다. 빅테크 앱마켓을 직접 규제하는 최초의 법안이었고, '최초'이기 때문에 한계도 명확했습니다. 구글은 갖은 꼼수를 사용했고, 추가입법을 통해 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사이 EU는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 Act, DMA)를 시행했고, 애플은 아예 EU에서는 신규 앱마켓을 허용하는 정책을 내놨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작년 3월 내놨던 소위 '앱마켓 독점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이 있습니다. 이 법안은 대형 앱마켓의 독점을 방지하고, 다른 앱마켓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앱마켓 퇴출 논의가 이어졌던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해당 법안의 통과는 유력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14개월이 지난 2024년 5월, 해당 법안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폐기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 '구글갑질방지법'이 나온 이후 EU는 이미 DMA를 시행했고, 일본은 구글과 애플을 타깃으로 앱마켓 불공정 행위를 방지하는 '스마트폰 경쟁촉진법'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중인 것과 비교하면 너무 늦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폐기되는 법안 중에는 '단통법' 폐지안과 데이터마이닝으로 창작계의 항의를 받았던 'AI기본법'이 있습니다. 이들 역시 제대로 논의도 못한 채 폐기되고, 다음 국회에서나 논의가 가능합니다. 다음 국회의 임기가 시작되고 나서 다시 발의한 법안을 재논의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무리 빨라도 9월은 되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14개월이 지났는데, 또 최소 4개월은 걸리게 되었네요. 과연 올해 내에 논의를 시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다음 국회가 시작되고 나서야 알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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