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구장 100주년 기념 만화 콜라보 (출처=한신 홈페이지)

"일본 야구만화" 하면 떠오르는 구장, 고시엔. 고시엔 구장 100주년을 맞는 2024년 여름 고시엔의 우승팀은 교토국제고등학교였죠. 고시엔에서 울려펴진 한국어 교가, 그리고 전교생 160명에 불과한 교토국제고의 스토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고시엔 구장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화와 콜라보해 숏애니를 공개했었다는 건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고시엔 구장을 운영하는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콜라보 작품과 숏에니 7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콜라보한 만화는 <도카벤>, <거인의 별>, <다이아몬드 에이스>, <다이아몬드 에이스 II>, <터치>, <H2>, <MIX>, <플레이볼>, <루키즈>등 9작품입니다.

숏애니는 총 269권에 달하는 작품들에서 선별한 명장면을 엮어 각각 '성지 고시엔편', '우정편', '응원편', '출장편', '도카벤편', '라이벌편', '기적편'까지 총 7편입니다. "한신 고시엔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22년 8월 1일부터 2024년 8월 2일까지 총 7편의 애니메이션을 선보였고, 여름 고시엔이 시작된 이후에는 고시엔 구장 기념품점에서 콜라보 굿즈들을 판매했습니다.

현장에서만 판매하는 다양한 콜라보 굿즈가 통일된 디자인으로 고시엔 구장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로컬'의 중요성을 강조한지 수 년이 지났지만, 한 장소가 이렇게 오랫동안 '기념'되면서 무언가를 해 본 경험이 적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를테면 한때 우리나라 야구의 상징이었던 동대문 야구장은 DDP로 바뀌었고, 역사적으로 기념할만한 공간들은 점점 줄어가고 있죠. 그런 공간들은 보통 '기념 공간'일 뿐, 살아 숨쉬는 무언가로 기억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순히 '만화로 공간을 다루는'것 뿐 아니라 공간 그 자체를 생각해볼 때가 왔습니다. 하지만 그건 만화가 할 수 있는 아니기도 하죠. 고시엔 구장 100주년 기념행사가 2년 전부터 차근차근 공개되었다는 것 역시, '레거시'를 다루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웹툰으로도 이런 이벤트가 가능하기를, 그런 공간을 찾아낼 수 있길 바라게 되는 고시엔 구장 100주년 콜라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