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북스가 진행 중이던 펀딩이 중단됐다

거북이북스가 진행중이던 맥퀸스튜디오의 인기작 <비밀 사이> 단행본 펀딩이 중단되었습니다. 지난 3월 30일 펀딩 오픈 후 일주일만입니다.

펀딩 참여자들 중 일부가 펀딩에서 제공되는 굿즈 구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항의가 이어졌고, 여기에 거북이북스 담당자가 텀블벅 '커뮤니티' 게시글에 공식 계정에 자신의 의견을 적어 올리는 소위 '계정 실수'를 하는 등 문제를 키웠습니다. 결국 맥퀸스튜디오가 거북이북스에 펀딩 중단을 요청했고, 거북이북스는 사과문을 게시하고 펀딩을 중단했습니다.

거북이북스는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후원자님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독자님들의 다양한 니즈를 섬세하게 챙기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애써주신 맥퀸스튜디오, 기꺼이 참여해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모든 꾸짖음을 가슴 아프게 새기겠다"고 전했습니다.

출판사가 펀딩을 진행하면서 굿즈를 함께 제공하는 펀딩 사례가 늘면서, 독자들과의 마찰 역시 늘고 있습니다. 비단 이번 사례뿐만이 아니라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하는 퀄리티 문제, 굿즈의 종류나 퀄리티 문제를 제기하거나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게 낫다'고 이야기하는 독자들이 꾸준히 나옵니다. 사실 여기엔 도서정가제가 한 몫 하고 있습니다. 도서정가제는 도서의 10%, 포인트 포함 15%로 할인을 제한하는데, 이 '할인율'에는 증정품의 가격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군다나 대량생산이 아니라 한정판으로 정해진 숫자만 만드는 굿즈 펀딩의 경우엔 단가를 낮추기 쉽지 않고, 그러다 보니 독자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굿즈를 위해 책을 사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때문에 펀딩을 하는 출판사에서는 보다 세심하게 굿즈의 가격대를 정하고, 작품과의 연관성, 독자에게 가지는 의미 등을 생각해 펀딩을 준비하곤 합니다.​ 거북이북스는 이 점에 소홀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아예 단행본과 굿즈 펀딩을 분리하는 경향이 보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인기 작품인 삼 작가의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경우 단행본은 문학동네에서 발간되어 스페셜 에디션은 완판됐고, 단행본 역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웹툰에서 직접 진행하는 굿즈 펀딩으로는 작품 속 주인공들이 착용했던 주얼리를 모델로 한 굿즈를 내놓아 3,100명이 넘는 후원자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단행본과 굿즈를 함께 펀딩하면 펀딩을 한번만 진행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서정가제로 인한 온라인 서점과의 차별화를 위한 방안 마련, 매번 비슷한 종류로 반복되는 굿즈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인해 향후에는 이처럼 단행본과 굿즈를 별도로 분리해 펀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관 기사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