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22년 왓챠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왓챠의 비전과 사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OTT 플랫폼인 왓챠가 연내 '왓챠 2.0'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왓챠 2.0은 음악과 웹툰 구독을 추가한 통합 콘텐츠 플랫폼이 될 전망입니다. 아직 구독 이용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나의 구독 요금제로 통합돼 왓챠 2.0 출시 이후 성과가 현재 준비중인 기업공개(IPO)와 상장 준비를 좌우할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왓챠는 일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무대로 진출하는 한편,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왓챠는 기업 매각 후 엑시트(Exit)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이미 수년간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를 통해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우리 플랫폼에 실어 한국 콘텐츠를 해외에 나가 글로벌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왓챠 2.0은 OTT 업체였던 왓챠가 음악, 웹툰 구독을 추가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구독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1년 내놓은 콘텐츠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 이를 기반으로 2016년 출시한 OTT 왓챠를 통해 국내 OTT 플랫폼 중 가장 먼저 고객을 만난 플랫폼이 됐습니다.

여러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단순히 모아놓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경계를 넘나드는 분절되지 않은, 종합적이며 연속적인 콘텐츠 감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감상을 하고 나면 관련 음악을 들으며 영화 리뷰 웹툰을 즐길 수 있는 식입니다. 이렇게 왓챠 2.0은 여러 콘텐츠가 동시에 제공되는 '올인원 구독 요금제'를 채택할 예정입니다.

왓챠 2.0 전략을 통해 새롭게 뛰어든 음악사업과 웹툰사업에서도 기존 산업과는 차별화된 왓챠만의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을 선보였습니다. 영상 콘텐츠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새로운 형태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의 다양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원지현 왓챠 COO(최고 운영 책임자)는 “콘텐츠 구독 비즈니스를 오랫동안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독 잔존율이라고 깨달았다. 비디오 콘텐츠는 4주 감상하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카테고리다. 영화나 드라마는 시청자가 집중해서 봐야 한다”며 “음악이나 웹툰은 상대적으로 이동 중이나 자투리 시간에도 충분히 이용 가능하다. 왓챠 2.0은 OTT 플랫폼이 지금까지 점유할 수 없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것이다. 유의미한 구독 모델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파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본 영화에 삽입된 곡들이 추천된다든지, 웹툰과 영화를 동시에 추천할 수도 있다. 새로운 감상 형태 역시 새로운 활력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각 잡고 봐야 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사이사이에 틈바구니를 채워줄 상대적으로 가벼운 콘텐츠인 음악과 웹툰으로 OTT 서비스를 이용할 요인을 만들고, 그걸 통해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왓챠는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인데, 박태훈 대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1억명의 가입자를 달성하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박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 가치와 다양성을 극대화해 개인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왓챠 2.0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왓챠만의 차별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왓차는 2020년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OTT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바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진출 국가와 시기는 연내 구체화해 다시 발표할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일본은 해외 사업자에 대해 배척하는 분위기가 조금 있어서 계약을 따내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원래 한국 콘텐츠에 가장 크게 호응할 국가가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라고 생각해 후보로 올리고 있었다”며 “다만, 오징어게임, 기생충, 미나리 이후 기류가 많이 바뀌어서 꼭 아시아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제로에서 다시 고민해서 내년부터 더 많은 국가에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왓챠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대체 불가능 토크(NFT)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왓챠의 콘텐츠로 발행한 NFT를 업비트 NFT에 공개할 계획도 내놨습니다.

왓챠는 앞서 설명한 많은 계획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연내 IPO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박 대표는 “현재 IPO 상장 주관사를 선임하고 주관사와 함께 협의 중이다. 정확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빠르면 올해 정도 예상하고 있다”며 “프리 IPO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OTT 시장이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여기에 애플 TV 플러스와 HBO 맥스등 해외 OTT들이 진출하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왓챠, 티빙, 웨이브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왓챠는 인수합병 제의도 꾸준히 받고 있지만,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OTT와 경쟁에 대해서는 “한국 콘텐츠로 성공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좋은 신호를 주고 있다. OTT 시장은 아직도 초기다. 국내 OTT 1000만 이용자로 봤을 때 유료 방송 가입자는 3500만 가구”라며 “OTT는 한 사람이 여러 OTT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경우 한 사람당 4.5개를 평균 구독한다. 왓챠뿐 아니라 사업자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왓챠는 그 가운데서도 영상뿐 아니라 음악과 웹툰을 통해 더 많은 시간을 점유하고 데이터를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차별화된 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왓챠의 새로운 도전이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다만, 웹툰 역시 '각 잡고 보는' 콘텐츠와 '가볍게 즐기는' 콘텐츠로 양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OTT 플랫폼인 왓챠가 웹툰을 어떤 방식으로 선보일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