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준수하라" 공문에... 리디, YES24 웹소설 이벤트 줄줄이 취소-축소

이달 셋째 주에 예정되어 있었던 예스24의 ‘달콤-딜’ 이벤트가 돌연 취소되었습니다. ‘달콤-딜’은 웹소설 재정가 이벤트로, 세트로 구매하면 정가 대비 30~50%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예스24 고객센터 측은 이벤트 취소 사유에 대해 ‘출판유통심의위원회의 도서정가제 준수 협조 요청 공문을 받아서’라고 밝혔습니다.

도서정가제로 인해 웹소설 재정가 이벤트가 취소된 것은 예스24만이 아닙니다. 알라딘 역시 이벤트 캘린더에 있었던 ‘달토끼 마블’ 이벤트가 사라졌습니다. 알라딘 고객센터 또한 동일하게 도서정가제 협조 요청에 따라 잠정 중단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리디는 출판만화 이북과 웹소설 재정가 이벤트인 ‘마크다운’을 그대로 진행합니다만 이번이 마지막 마크다운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마크다운 이벤트 관련 도서정가제 준수 협조 요청’라는 제목으로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보낸 공문 전문이 공개되면서 리디 역시 예스24, 알라딘과 마찬가지로 공문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플랫폼뿐만 아니라 출판사에도 공문이 가면서 한 웹소설 작가는 마크다운 이벤트 참여가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리며 ‘사실상 앞으로 세트 할인 진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서 보낸 공문 전문

마크다운 이벤트 페이지에서 특정 부분을 클릭하면 볼 수 있는 히든 링크의 감사 카드. 마지막에 당근 이모티콘을 두고 리디 유저들 사이에서 '리디가 보내는 신호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참고로 리디는 십오야 이벤트가 대대적으로 축소되기 전 마지막 십오야 때도 당근을 흔든 적이 있다(...)

이처럼 웹소설 판매 플랫폼들에서 줄줄이 도서정가제로 인해 이벤트를 취소하면서 연말 할인 이벤트를 손꼽아 기다려온 독자들은 때아닌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특히나 연말에는 다른 때보다 작품 수도 많고 할인 폭도 크기 때문에 플랫폼, 출판사, 독자 모두 기합을 넣고 대비하는 편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 ‘달콤-딜’, ‘달토끼 마블’, ‘마크다운’ 모두 최근에 갑작스레 시작한 이벤트가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계속 진행해 온 이벤트들입니다. 그런데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이렇게 갑작스레 일괄적으로 칼을 빼든 것은 도서정가제의 재검토 시한이 또다시 돌아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할인은 최대 15%까지’를 골자로 하는 도서정가제 개정안은 2014년 11월 21일에 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도서정가제는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게 되어있습니다. 2017년, 2020년에 재논의가 이루어졌고 2023년 11월 20일이 재검토 시한이 되는 것이죠. 실제로 도서정가제 준수 권고 및 과태료 처분으로 인해 예스24의 ‘궁디팡팡’이 사라지고, 리디북스의 ‘십오야’의 할인률이 대폭 낮아진 것 역시 2020년 재논의를 앞둔 2019년 말이었습니다.

웹툰과 웹소설이 도서정가제의 대상이 되는 게 타당한지부터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마당에 웹소설 플랫폼에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압박을 가한 출판유통심의위원회. 또다시 도서정가제 이슈로 달아오를 내년을 앞두고 서막이 펼쳐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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