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웹툰 업계는 얼마나 벌었고 얼마를 썼을까? (1) 네이버, 카카오, 리디

주식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회사들이 ‘감사보고서’라는 것을 발행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감사보고서란 당연하지만 thank you 보고서가 아니고(…)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와 그에 대한 공인회계사의 감사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말하는데요. 코로나 이전만 해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는 웹툰 회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았지만 올해는 무려 10개가 넘는 회사가 공시했습니다. 웹툰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안 볼 수 없겠죠? 각 회사마다 적게는 수십페이지에서 많게는 수백 페이지가 넘는, 회계 정보로 빼곡한 이 보고서들을 에디터가 꼼꼼히 살펴보고 요점만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올해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리디, 키다리스튜디오, 투믹스 등의 플랫폼 운영사와 디앤씨미디어, 레드아이스스튜디오, 와이랩, 투유드림 등 제작사들입니다. 각 회사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며 작년 한 해 동안 얼마나 벌고 얼마나 썼는지, 순이익은 어땠고 기타 특이사항은 없는지 정리해 보았는데요. 기업 수가 많은 만큼 (1)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긴 플랫폼, (2) 그 외 플랫폼, (3) 제작사와 스튜디오 총 3편으로 나누어 살펴볼 예정이며 이 글은 그 첫 번째 편입니다.

첫 번째 편에서는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리디 총 3사의 감사보고서를 내용을 정리했는데요. 아쉬운 점은 각 회사들이 웹툰만으로 벌어들인 돈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웹툰만이 아니라 웹소설도 함께 취급하고 있고, 단일 플랫폼이 아니라 복수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거나 웹툰 외에 다른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어 웹툰 플랫폼만의 매출과 비용, 순이익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건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임과 동시에 플랫폼 비즈니스의 공시 방법이 제도적으로 아직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모든 금액은 천만 자리에서 반올림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 국내외 모두 성장 중, 새 PPS 도입하는 올해는?
네이버웹툰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2022년 매출 548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매출은 3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한 수치입니다. 영업비용 역시 크게 증가했는데요. 전년 영업비용은 2851억원이었지만 당기에는 4846억원으로 무려 전년 대비 69%가 늘어났습니다. 영업비용은 자산 상각비 등도 증가했지만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바로 지급 수수료(21년 1603억 →22년 3025억)와 광고선전비(21년 348억→584억)였습니다. 즉 작품 수를 보다 많이 확보하고 마케팅도 활발히 하면서 비용이 증가했지만, 비용을 많이 투입한 만큼 매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642억원을 기록해 전년 702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했지만 당기 순이익은 686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해 전년 585억원보다 증가했습니다.

네이버웹툰의 주요 수익원은 광고 수익과 웹툰 콘텐츠 제공 수익입니다. 이외에 캐릭터 상품 등의 재화 판매로 인한 수익도 있습니다. 2022년 광고 매출은 964억원, 콘텐츠매출은 4511억원, 제품매출은 14억원으로 모두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콘텐츠 매출은 전년 2784억원에 비해 62%가량 증가했습니다. 네이버에서 공개한 실적발표 자료를 봐도 분기별 웹툰 거래액과 콘텐츠 매출은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2년 네이버 콘텐츠 분기별 매출액과 웹툰 거래액

네이버웹툰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속기업은 총 7곳입니다. 이중 스튜디오리코, 스튜디오N, 비닷두, 와이랩 재팬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문피아(웹소설플랫폼 및 제작사)는 57.8%, 로커스(애니메이션, 시각특수효과 제작사)는 53.6%, 작가컴퍼니(웹소설, 웹툰 제작사)는 5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관계기업은 총 30곳으로 더그림엔터테인먼트(박태준), 빅픽쳐코믹스(김규삼), 스튜디오JHS(손제호) 등 네이버웹툰 작가들이 설립한 스튜디오나 회사, 웹툰 제작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게임, 영상 콘텐츠 제작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네이버는 2020년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을 위해 미국의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총괄 본사로 두고 그 산하에 네이버웹툰(한국), 라인디지털프런티어(일본) 등을 배치하는 식으로 구조를 개편했습니다. 그렇기에 ‘네이버’의 실적발표에는 해외 매출이 포함되지만 ‘네이버웹툰’이 발행하는 감사보고서는 한국에서의 매출만이 반영됩니다. 네이버의 실적발표에서 발표한 매출액에서 네이버웹툰 감사보고서의 국내 매출액을 빼면 대략적인 글로벌 매출액을 추산할 수 있는데요. 웹툰의 해외 매출 성장률은 국내 매출 성장률보다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벌어서 해외에 쏟아붓는다’는 인상이 있는데,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죠.
네이버웹툰은 올해 PPS 프로그램 출시 10주년을 맞아 IP 비즈니스에 더욱 중점을 두는 새로운 PPS의 시작을 선포했는데요. 올해의 성장률과 매출액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의 경우 : 웹툰플랫폼만 확인하긴 어렵지만…연 매출 늘었지만 분기별은 감소세
네이버웹툰은 네이버에서 분사한 독립법인이기 때문에 네이버웹툰의 감사보고서가 나오지만,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둘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는 기업 산하의 플랫폼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전자공시시스템에서도 ‘카카오페이지’를 검색하면 카카오엔터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카카오페이지·웹툰만의 정보는 확인하기가 어렵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감사보고서 중 웹툰이 속하는 ‘콘텐츠>스토리 부문’에서 매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태조사 등 웹툰계 산업보고서의 산업 규모 수치는 정확한 값이 아니라 전부 추정치인데, 이처럼 서론에서 언급한 공시 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각 플랫폼별 정확한 수치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카카오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부문 중 2022년 스토리 부문에서 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은 4392억원입니다. 이는 픽코마를 제외한 수치인데요. 실적 발표 보고서에 북미 플랫폼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스토리의 ‘엔터테인먼트’에는 카카오페이지, 국내 카카오웹툰과 함께 북미, 동남아 등 해외 플랫폼의 매출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분기별로는 2022년 1분기에 1170억원, 2분기에 1087억원, 3분기에 1098억원, 4분기에 103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매출액은 작년 매출액인 3715억원에 비해 18% 상승했지만 엔터테인먼트의 분기별 매출액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감사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스토리 부문의 2022년 국내 영업 수익은 3398억입니다.

2022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부문의 스토리 매출

카카오는 총 53개의 종속기업과 43개의 관계기업을 두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종속기업 중 웹툰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들만 추릴 경우 아래 표처럼 됩니다. 인도네시아 웹툰 플랫폼 네오바자르,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영미권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 등 카카오가 인수한 해외 기업들과 더불어 여러 웹툰, 웹소설 스튜디오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웹툰과 마찬가지로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더 큰 기업이 됐는데요. 국내서 벌어 해외에 투자하던 시절은 적어도 이 두 플랫폼에는 지났다고 할 수 있겠네요.


리디의 경우 : 영업손실 났지만 자회사 매각으로 메꿔, 올해는?
리디는 2022년 매출액 221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리디의 감사보고서는 수익원을 ‘전자도서 콘텐츠 제공’이라고만 밝히고 일반도서, 웹소설, 웹툰을 따로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웹툰으로만 발생하는 매출액을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년도 매출은 1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습니다.

영업비용은 2021년 2065억원에 비해 506억원 증가한 257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급여 등의 증가도 있지만 눈에 띄게 증가한 항목은 광고선전비로, 2021년 183억원에서 2022년 307억원으로 67%나 증가했습니다. 웹툰 플랫폼의 오프라인 광고를 다룬 칼럼에서 밝힌 것처럼 리디는 작년 한 해 동안 광고모델을 발탁하고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마케팅에 집중했기 때문에 큰 비용이 소모된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211억원에 비해 70% 증가한 수치로, 콘텐츠를 위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44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라프텔과 아웃스탠딩을 매각했기 때문인데요. 즉 영업 면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가진 자산을 팔면서 종합적으로는 흑자를 본 것입니다.
문제는 올해입니다. 이제는 리디의 핵심 자회사만 남았기 때문에 올해는 더 이상 매각할 회사가 없습니다. 전년도에는 6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과연 올해도 흑자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리디는 4곳의 종속기업을 두고 있습니다. 오렌지디(제작 및 프로듀싱), 에이시스미디어(웹소설 출판사), 디리토(웹소설 자유연재 플랫폼), 만타(Manta USA LLC, 해외 플랫폼)로 모두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이중 만타는 작년에 새롭게 종속기업으로 편입되었고, 아웃스탠딩, 라프텔, 투디씨와 투디씨 상해(게임 퍼블리셔)는 작년에 판매하면서 더 이상 리디의 종속기업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리디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리디의 해외 매출은 227억원입니다. 리디가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 만타는 구독형 서비스인데요. 한달 구독 가격은 $4.99로, 6500원으로 환산할 경우 만타만으로 227억원의 매출이 나오려면 최소 349만 명이 구독해야 합니다. 하지만 리디는 만타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나 다운로드 수(2022년 10월 800만 다운로드 수 돌파)는 공개한 적 있어도 만타의 구독자 수나 만타에서만 비롯된 매출액을 공개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니 해외 매출에는 만타 외에도 타 플랫폼에 독점 작품을 소싱하면서 발생한 매출도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리디는 매출 1천억원 이상인 플랫폼 중 유일하게 아직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에 비해 압도적인 플랫폼이라고 곳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매출 1000억원을 넘긴 플랫폼 3사 운영사들의 감사보고서 내용을 살펴보았는데요. 다음에는 레진코믹스, 봄툰, 미스터블루, 투믹스, 탑툰을 다룬 (2)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연관 기사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