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반복되는 모자이크 수정 후 재수정... 도대체 왜?


네이버웹툰이 최근 일부 작품들에서 지나친 모자이크 처리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아르세니아의 마법사> 33화에선 레이피어를 모자이크처리 했다가 삭제하는가 하면, 박태준, 전선욱 작가의 <인생존망>에서는 여성이 의자에서 일어서는 뒷모습에 모자이크를 했다가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 가이드라인 따른다는데... 객관성 담보는?

네이버웹툰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장면'을 작가에게 수정을 요청하고, 작가가 이를 받아들여 수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편집부의 판단에 작가가 동의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네이버웹툰의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알 수 없고, 계약상 을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작가가 플랫폼의 수정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다 큰 문제는 네이버웹툰의 모자이크가 어떤 기준으로 적용되는지 일관성이 없이 일단 모자이크를 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삭제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자율규제심의위원회의 자율규제연구를 토대로 내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작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객관성이 담보된 대응이 아니라, 그때그때 몸을 사리기 위한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느냐는 질문입니다.

​지난 8월과 9월 문제제기가 있었던 기안84의 <복학왕>, 삭의 <헬퍼> 시즌2 등은 표현의 수위가 네이버웹툰이라는 플랫폼에 실리기엔 과하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때문에 네이버웹툰이 콘텐츠 유통사이자 작가와 직접 계약을 맺은 파트너로서 자신들의 한계와 역할을 작가들에게 설득하고 작품의 방향을 잡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또한 이후 재수정이 반복되면서 주관적인 잣대로 모자이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네이버웹툰이라는 거대 플랫폼이 모든 장르의 작품을 한 곳에서 유통하려다 보니 생긴 문제라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 관리나 통보 아닌 설득과 이해의 과정이 필요

네이버웹툰은 작가의 동의를 얻어 수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주간연재의 특성상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와 이해의 과정이 동반되기 어렵습니다. 현재 연재 시스템 아래에서 수정 요구에 논박하고 납득하는 과정을 거치기보단 일단 플랫폼의 요구를 듣는 것이 계약상의 압박을 제외하고도 더 쉬운 해결책인 셈입니다. 때문에 플랫폼은 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최소한으로 수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물론, 예술의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상품으로 판매하고자 하는 상업적인 웹툰이 거대 플랫폼에서 유통될 때 가져야 할 책임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웹툰이 반복하고 있는 수정-재수정을 보면 네이버웹툰의 편집부가 이런 부분을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는 통보식의 소통이 아니라 작가들에게 이유를 납득시킬만한 객관적 지표로 작가들을 설득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면피성으로 논란이 될 때는 가이드라인 적용을 강화했다가 논란이 사그라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방식은 독자들이 기대한 2020년 글로벌 웹툰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네이버웹툰의 모습은 아닙니다. 단순히 소셜미디어의 논란에 쫓기듯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제시하길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네이버웹툰의 수정-재수정은 실망스럽습니다.

<헬퍼> 시즌2 휴재 당시에도 네이버웹툰은 '표현 수위에 대해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작품을 만드는 주체고, 네이버웹툰은 유통하는 주체입니다. 작가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설득을 통해 이해 시켜야 할 대상입니다. 플랫폼이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면, 작가와 플랫폼, 그리고 독자간의 신뢰 역시 위태롭습니다. 물론, 이 신뢰관계를 유지하려면 작가도 플랫폼과 함께 그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네이버웹툰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블로터에 밝혔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추후에 발생하는 수정 요구에 있어서도 객관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다듬고,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외부인이 참가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객관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1위 웹툰기업이라고 스스로를 홍보하는 네이버웹툰이 납득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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