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 이런 작품은 어떠세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다 같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모두가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지만, 2022년에도 아직 세상은 현재진행형으로 이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내가 너무나 당연히 누리는 일상을 위해서 함께 읽어보면 좋을 작품들을 준비했습니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또는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예요.

물론,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추천 리스트에 들어가는 유명한 작품들, 예를 들어 <Ho!>, <나는 귀머거리다>와 같은 작품들이 아닌 다른 작품들을 담았습니다.

* 웹툰

1) 모어 라이프 (이아영/네이버웹툰)

<모어 라이프>는 이아영 작가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모두가 목숨을 두개 가지고 태어나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손목에 두개의 선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런 사람들을 '이생인(二生人)'이라고 부릅니다. 한번 죽으면 그 자리에서 부활하고, 선이 하나 사라지죠. 그런데 주인공 영하는 선천적으로 생명선을 하나만 가지고 태어난 '일생인'입니다. '두번의 삶'이 보통인 세계에서 하나의 생명선만을 가지고 태어난 영하는, 부모님의 과보호를 받으면서 자랍니다.

화면 밖에서 작품을 보는 '일생인'인 우리는 영하의 입장에 몰입하게 됩니다. 아니, 생명이 하나밖에 없다고 이런 것도 못해? 이건 또 왜 못하게 하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런데 작품은 질문의 폭을 넓힙니다. 영하의 어머니는 왜 영하를 이렇게까지 과보호하게 됐을까?

4월 20일 현재까지 50화까지 연재중인 작품이예요. 아, 장르는 보시다시피 로맨스입니다(?)

<모어 라이프> 보러가기

2) 원 뿔러스 원 (청보리/네이버웹툰)

지금은 <옷장속 해골과 로버맨스>를 연재중인 청보리 작가의 네이버웹툰 완결작입니다. 모두가 뿔을 두개씩 달고 태어나는 세상에서, 하나의 뿔만 달고 태어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일을 드라마틱하게 풀어냈습니다.

'학원 스릴러'라는 작가의 소개답게 스릴러의 분위기를 갈수록 고조시키고, 그에 맞춘 떡밥 회수까지 탄탄한 수작입니다. 뿔을 하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만을 노리는 범죄자와 얽힌 이야기를 시즌 1에서, 시즌 2에서는 보다 범위를 넓혀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그리고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믿는 것들을 파괴하고 없애고자 하는 증오범죄 사이에서 훌륭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수작입니다.

네이버웹툰에서 15화를 무료로 보실 수 있으니, 한번 보시고 이어서 쿠키를 구워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원 뿔러스 원> 보러가기

3) 열무와 알타리 (유영 / 카카오웹툰)

유영 작가가 연재중인 <열무와 알타리>는 카카오웹툰에서 보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육아 웹툰은 많죠. 임신 후 생기는 신체의 변화와 육아의 힘듦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열무와 알타리>가 바로 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작품 속에서 부부로 등장하는 소소와 토토, 가족계획을 세우고 바로 임신이 되었고, 거기에 쌍둥이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던 소소는, 아이 중 한명이 부정맥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태어난 두 아이 중 열무에겐 뇌성마비가 있었죠.

작품 초반, '장애아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 작가는 에밀리 펄 킹슬리의 "네덜란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인용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장애아를 키우는 건, 이탈리아 여행 계획을 짜놓고 비행기에 탔는데 네덜란드에 도착해서 네덜란드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말이죠. 무슨 말인지 알듯 모를듯 하다면, 소소와 토토, 그리고 열무와 알타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나보시면 좋겠어요.

<열무와 알타리> 보러가기

* 일본 망가

1) 리얼 (이노우에 다케히코)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리얼>은 휠체어 농구를 다루는 작품입니다. <슬램덩크>보단 정적이지만 더 뜨거운 만화입니다. 휠체어 농구를 다루는 만큼, 농구장 내의 요소들 뿐 아니라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는 것, 즉 이동의 문제에 대해서도 작품 속에서 드러나곤 합니다.

인기가 많은 작품인 만큼, 작품 속에서 다루고 있는 '장애인의 삶'에 대해 집중하면서 보셔도 충분히 의미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한번 보시길 추천! 6년만에 신간이 나왔거든요...!

2) 퍼펙트 월드 (리에 아루가)


리에 아루가 작가가 선보인 <퍼펙트 월드>는 후천적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를 다룹니다. 카와나 츠구미는, 설계사무소 회식에서 고등학교 동창이자 첫사랑, 아유카와 이츠키를 만납니다. 고등학교 때 보다 멋있어 진 이츠키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습니다. 대학교 시절 자전거를 타다가 차에 치여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게 된 거죠.

"장애를 가진 사람과 진지하게 연애할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왜 안되는데?"라고 묻듯이 츠구미와 이츠키의 러브스토리를 그려나갑니다. 때로는 현실적으로, 떄로는 로맨틱하게 그려내는 사랑의 모습. '왠지 특별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나요? 사랑이 다 그렇듯이, 남들이 보기엔 평범하고 당사자들에겐 특별헌 거죠.

이 작품은 카카오페이지에서 회차별로, 리디 등에서는 e북으로 구매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평범하게 사는게 그렇게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평범함조차 허락받는 삶이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공식적으로는 '장애인의 날'이라는 날을 굳이 만들지 않아도 당연히 모두가 '평범한' 이동,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만화 추천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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