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 펀드, 카카오엔터 투자 검토… 웹툰계 역대 최고액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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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IF는 최근 싱가포르투자청(GIC) 등과 함께 카카오엔터에 대한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약 1조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해 온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 H&Q코리아가 1,000억~2,000억 원 수준을, PIF와 GIC가 7,000~8,000억원가량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관측되었습니다.

카카오엔터 측은 "투자 유치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웹툰업계에서 단일 투자 유치 금액으로 최고투자액이 경신됩니다. 현재까지의 플랫폼 투자 최고액은 픽코마의 카카오재팬이 국부펀드들로부터 6,0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인수금액으로는 네이버의 왓패드 인수 6,600억원, 카카오엔터의 타파스 인수 6,000억원, 래디쉬 인수 5,000억원이 있습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국내 3대 게임사 중 2곳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주요 주주이기도 합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3조원을 투자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 해외 유망 게임사와 IT기업에도 각 1조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PIF가 카카오엔터의 미디어(영상), 스토리(웹툰, 웹소설), 뮤직 중 어떤 분야를 보고 투자를 추진 중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이 카카오엔터 소속인만큼 투자 성사 시 웹툰업계에도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카카오엔터 투자 추진 소식에 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등 관련 웹툰주의 주가가 오르기도 했습니다.

우려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10조~12조원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현재 불황과 고금리로 인해 상장을 포기하는 회사들도 나오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 상장을 하게 된다면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예측액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사우디 국부펀드가 높은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는 카카오엔터의 주요 분야가 콘텐츠라는 겁니다. 현재 카타르 월드컵에서 성소수자 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거나 주류 판매가 금지되는 것을 고려해보면, 콘텐츠 업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올 경우 콘텐츠의 자유도가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투자 자체는 반길 만한 일입니다. 특히 콘텐츠 분야에서 이런 대규모 투자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투자가 어떤 모양새냐에 따라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분명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사업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 자금이 필요한 만큼 투자 유치를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엔터가 상장을 앞두고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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