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100% 소장해야 응모 가능”, 밍과 작가 사인회 개최…웹툰계도 소수 팬 비즈니스 늘어날까?

<BJ 알렉스>, <징크스> 등 레진코믹스에서 인기 BL웹툰을 연재 중인 밍과 작가의 팝업스토어와 사인회가 열립니다. 레진코믹스와 봄툰의 공식 굿즈샵인 재이미샵은 재이미샵 홈페이지의 이벤트탭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습니다.

이번 사인회는 참여 조건이 조금 독특한데요. 바로 밍과 작가의 작품 <BJ 알렉스>와 <징크스>의 전 회차를 100% 소장하고 있어야만 사인회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100% 소장’은 추첨에 지원할 수 있는 사전 자격으로, 응모한 인원 중 225명만 추첨하며 당첨된 사람만 사인회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사인회는 이번 달 21일 토요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레진엔터테인먼트와 키다리스튜디오의 사옥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사인회는 기존에 이루어졌던 웹툰 작가 사인회와는 사뭇 다른 방식입니다. 보통 웹툰 작가 사인회는 웹툰 관련 축제나 행사에서, 사전신청이나 선착순 인원 제한 등을 제외하면 별다른 조건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추첨을 하더라도 ‘작품 완전 소장’ 같은 조건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사인회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BJ 알렉스>와 <징크스>를 완전 소장하려면 약 400코인, 정가로 계산했을 경우 약 8만원이 소요됩니다.

이번 밍과 작가 사인회는 마치 아이돌 팬사인회의 방식을 연상시킵니다. 아이돌 팬사인회는 아티스트마다 세부적인 규정은 다르지만 보통 앨범을 많이 살수록 사인회에 당첨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큰 돈을 써도 사인회에 갈 수 있을지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좋아하는 아이돌을 꼭 만나고 싶은 팬들은 앨범을 사는 데에 드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밍과 작가의 사인회에서 이 같은 방식이 가능했던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레진코믹스는 유료로 구매해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유료 플랫폼입니다. 즉 작가 사인회에 올 정도의 열성적인 팬은 이미 작품을 전부 구매해서 소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에 ‘작품 100% 소장’은 사인회 신청에 그다지 큰 장벽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고 정식으로 구매한 ‘진짜 독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인회는 연재 플랫폼에서 직접 개최하는 사인회이기 때문에, 가입 아이디를 통해 소장 여부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BL 장르는 팬층이 한정되어있지만 팬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도 한 몫 할 것입니다. 최근 웹툰계에서도 좁고 깊은 소수 팬층에 기반한 팬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팝업스토어의 방문객은 <마루는 강쥐>&<냐한 남자> 팝업스토어 방문객의 1/4 수준이었지만,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약 50만원으로 ‘마루’ 팝업스토어 객단가의 약 7배에 달했습니다.

BL 장르에 관심 없는 독자들에겐 밍과 작가가 생소할 수 있지만 현재 밍과 작가의 X(구 트위터) 팔로워수는 97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도 성남시 전체 인구수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사인회 공지에서 아예 ‘외국인 고객도 응모가 가능’하다고 명시할 만큼 밍과 작가는 전 세계에 수많은 외국인 팬들을 두고 있습니다. 작가의 X에는 다양한 언어로 답글이 달리고, 작품 제목이나 등장인물 이름이 해외 X의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합니다.

밍과 작가의 사인회는 팝업스토어와 함께 운영됩니다. 사인회 날짜는 10월 21일, 팝업스토어 운영기간은 21일부터 22일까지로 사인회에 당첨된 사람은 팝업스토어도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팝업스토어가 2주 정도의 넉넉한 기간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단 이틀동안 진행되는 것 또한 소수 팬을 겨냥한 비즈니스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처럼 충성도 높은 탄탄한 팬층이 입증된 작품의 경우, 웹툰계에서도 넓은 대중보다는 소수의 팬들을 겨냥하는 마케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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