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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귀엽죠. 그런데,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집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버림받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도 그렇습니다. 내가 버린 고양이가 마법으로 사람이 되어 복수의 발톱(?)을 갈며 우리 집에 돌아온다면? 이때부턴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단편의 매력은 뭘까요?
슈펜: 단편은 상대적으로 짧으니까 주제와 메시지가 잘 보이고, 작가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완결이 나야 하니까, 전개 속도가 빨라지고 부연설명을 줄이고 ‘액기스’만 남기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이겠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 액기스만 남기려면, 자기에게 잘 맞는 소재가 있는 것 같아요. 막 찾아서 해 본 것들은 ‘기-승’ 까지는 잘 가겠는데 ‘전-결’ 부분이 잘 안되더라고요. 이 작품 <수상한 시터>는 바로 마무리까지 가더라고요. 그동안 헤맸던 것에 비하면 마치 저를 기다리던 것처럼 풀렸어요.
Q. 작품 소재를 텍스트로만 접하면 되게 불편할 수 있는 주제 같아요. 현실에서도 비슷하게 유기되는 동물들이 많잖아요. 그리고 한편으론 아기를 상상하게 되기도 하고요.
슈펜: 처음 구상할 때부터 고양이랑 아기가 교감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말씀하신 소재를 배경으로 잡은 것도, 고양이 만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생각하다 보니까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아기’한테 약하고, 또 공동육아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교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복수에서 시작하지만 용서하고, 아이를 받아들이고 가족으로 인정하게 되는 그걸 따뜻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Q. 흔히 ‘복수’라는 키워드는 사이다로 이어지는 스위치처럼 여겨지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만두를 응원하자니 아이가 걸리고, 아이를 보호하자니 만두가 걸리는 상황인 거죠. 저는 이게 되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작가님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슈펜: 저도 만두가 복수를 꿈꾸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심리 변화가 매력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복수를 떠올리면 보통 극단으로 가지만, 막상 아이한테 호감을 가지게 되는 건 감정 변화폭이 굉장히 크니까요. 그 과정을 잘 그린다면 매력적일 것 같아서, 결말까지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고양이가 인간으로 변했지만 버릇 같은 것은 못 바꿔서, 거기서 재미를 주려고 했는데 그림작가님께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 주셔서 재미있게 그릴 수 있었어요. 저도 이 작업하면서 충분히 즐거웠고, 그림작가님도 즐거운 작업이었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Q. 독자님들께 인사 한번 말씀 부탁드려요
슈펜: 사실 이 작품이 데뷔작이 된 건데, <수상한 시터>를 선보이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벌써 재담쇼츠에 별점을 주고 계신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귀여운 작품이고,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니까(웃음)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살림을 해 본 사람은 압니다. 물걸레질을 한 바닥과 아닌 바닥, 머리카락은 자동생성되는게 아니라 나에게서 떨어진다는 것(ㅠ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살림이라는 일은 잘 하면 할수록 아무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바로 티가 난다는 것.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단편’의 매력, 무엇일까요?
미카루: 길이가 짧은 이야기에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그리고 작품 속에서도 짧은 순간의 이야기를 그려서 웹툰 형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장편과 함께 해 보니까, 단편을 쓸 때 잔가지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그걸 걷어내고 하는 피드백 작업을 거쳤어요. 단편을 많이 해 본게 아니라 이야기가 장황해진다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깔끔하게 정리하고 그런 과정이 신인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어요. 당연히 장편도 어렵지만, 단편의 어려움도 알 수 있게 되어서 신기했습니다.
Q. ‘살림’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선 흔히 ‘별 것 아닌 일’처럼 이야기하잖아요. 이 살림이라는 소재를 채용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미카루: 독립을 처음 하고 보니, 혼자 사는 사람들이 회사 일을 하고 돌아오면 막상 내가 사는 공간을 소홀하게 대할 때가 있더라고요. 정리하는 것도 어렵고, 누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살림은 흔한 주제지만,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소재인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어요.
Q. 제목에 살림 ‘코치’라는 말이 들어가 있어요. 그게 잘못 하면 잔소리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재밌게 풀어내셨는지 궁금해요.
미카루: 맞아요. 저도 부모님과 같이 살 때 잔소리로 느꼈거든요. 그런데 혼자 사니까 어떨 때는 그런 잔소리도 그리울 때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작품 속 주인공은 취준생이기도 하고, 면접도 번번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그 때는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는 말이 고깝게 들리기 마련이잖아요. 내가 자존감이 낮으니까. 그래서 작은 것부터 변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별 건 아닐 수 있지만, 내가 해내고 뿌듯함을 느끼는 것. 내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사실 대단한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당연히 저도 실제로 들으면 ‘무슨 소리야 짜증나게’ 라고 반응하겠지만, 그래도 뒤늦게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느낌을 작품 안에 넣고 싶었어요.
Q. <살림코치 제집사>의 매력을 소개해주신다면요?
미카루: <살림코치 제집사>는 혼자 살고 계신 독자분들이라면 모두 쉽게 공감하실 만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나도 저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가 생각했던 지점을 넣었는데, 사실 생각해보니까 있더라구요. 그런 것들을 다시 느끼실 수 있는 작품이니까, 꼭 한번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