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는 빠른 시간 내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이슈가 7월까지 보류되었습니다. 네이버가 7월에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되어있는데요, 그때까진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협의는 여전히 중단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라인야후가 일본 정부에 7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행정지도 조치 관련 보고서에 "지분 매각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에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제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도어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약 52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건에 대한 후속조치라고 일본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 지분 놓고 협상... 장기화 될 가능성


네이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함께 '라인'의 운영사인 라인야후를 산하에 두고 있는 A홀딩스 지분을 정확히 50%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A홀딩스는 다시 라인야후의 지분 64.7%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죠. 일본 총무성에서는 라인야후에 7월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 제시를 요구했고, 이후 경영권 탈취 논란과 한일 양국의 외교문제로 번졌고, 대통령실이 최종적으로 7월 1일까지 제출하는 보고서에 '지분매각' 내용을 넣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지분매각 이슈는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가진 지분 1%에서 100%까지 사들이는 것을 논의 선상에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양측 모두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최우선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프트뱅크의 입장에선 AI 투자에 10조엔(한화 약 88조원)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라인의 인프라가 절실합니다. 물론, 국내 여론은 매각 반대가 높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입장에선 글로벌 진출 교두보인 라인을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마찬가지로 AI기술 투자와 관련한 유동성 마련을 위해서 적절한 값이 매겨진다면 판매 후 엑시트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전략입니다. 어떤 것이 유리할지, 또 상호 조건은 어떨지 카드를 맞춰보고 협상하는 것 만으로도 올해 안에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 'Z인터미디어트' 지켜야

'적절한 값'에 대한 쌍방의 생각이 다를테니, 이 것만 가지고 협상하더라도 지분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그 협상 만으로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네이버 입장에선 라인야후의 중간 지주회사인 'Z인터미디어트 글로벌 코퍼레이션(이하 Z인터미디어트)'를 지키고자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야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인데, 해외 캐릭턱사업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교두보를 맡고 있는 라인플러스, 제페토 등을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라인프렌즈' 등을 운영하는 IPX까지 글로벌 핵심 사업들이 모두 몰려있습니다. 때문에 지분을 팔더라도, Z인터미디어트를 협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소프트뱅크 입장에선 내주기 싫은 사업이라는게 문제입니다.
라인플러스는 국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일본 라인에 기술력을 제공하면서 동남아 등 해외 라인 서비스를 담당하는 법인입니다.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플러스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라인플러스를 떼어 주더라도, 동남아 사업부문을 받아오는 것이 가능한지부터 논의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셈법이 복잡해지는 지점입니다.

또 Z인터미디어트는 IPX 지분 52.2%를 보유한 최대 주주죠. IPX는 라인프렌즈 등 라인의 글로벌 IP 사업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네이버의 콘텐츠 글로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일본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페토의 운영사 네이버제트 역시 올해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Z인터미디어트는 이 제페토의 지분도 18.8%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네이버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역시 중요합니다. 다만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경영이나 여러 사업의 직접 영향을 받는다기보다, 라인과 연계된 사업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지분구조를 보면 라인야후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8.7%만을 가지고 있어 71.2%를 가진 네이버가 경영 전반의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를 비롯해 해외 네이버웹툰 서비스 역시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소유하고 있죠. 이번 '라인야후 사태'의 단초가 되었다고 지적받는 이사회 구성 역시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준구 대표를 비롯한 네이버웹툰 주축들이 이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라인야후의 산하에 라인파이낸셜과 라인페이 등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일본이 주장한 바 대로 '라인'의 기술과 경영을 대가로 Z인터미디어트와 라인페이 등 관련 사업을 받아올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하지만 수익화가 어려운 메신저를 대가로 그로부터 파생된 핵심 서비스를 넘겨주는 건 소프트뱅크도 승낙하기는 어려운 조건이죠. 따라서 협상은 장기화 될 전망입니다.

결과적으로 빠른시간 내에 사태가 정리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네이버도, 소프트뱅크도 시원한 해결책을 빠르게 낼 수는 없을 겁니다. 만약 지분구조를 빠르게 정리한다 하더라도 고용승계와 안정을 위한 협상, 운영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 단계에서의 협상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네이버 입장에선 '적절한 값'이 주어진다면 엑시트도 방법이지만, 지금으로선 '적절한 값'을 제대로 매기기 어려워 보입니다. 또 한편으론 글로벌 사업분야를 분리해서 가져오는 것도 방법이 묘연합니다. ​글로벌 사업의 암초를 만난 네이버는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요? ​일단 7월 1일 기한으로 나오게 될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봐야겠네요.

연관 기사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