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 논쟁 지속... 게임 분야 성우와 갈등 지속

작년, 미국 배우노조가 제작자협회와 갈등을 겪으면서 인공지능 활용을 두고 협상을 가졌습니다. 상황이 일단락 된 것으로 보였는데, 배우노조가 성우노조와 갈등을 빚었습니다. 지난 1월 9일 배우노조인 SAG-AFTRA가 AI 음성 기술 회사 레플리카 스튜디오와 협약을 발표한 건데요, 이 협약은 디지털 음성 복제본을 통해 새로운 고용기회를 탐색하고, 이용 동의, 공정한 보상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성우들은 이 협약에 강한 비판을 제기했고, 성우들이 사전 동의 없이 결정되었다며 이 협약이 창의성을 희생시키고, AI 기술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인해 디지털 음성 복제본이 게임 스튜디오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이 사용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성우들의 주장입니다. 또한 성우들이 이 내용에 대해 사전에 공유받지 못했고, 미국판 <카우보이 비밥>에서 스파이크 역을 맡은 유명 성우 스티브 블럼은 "이 협약에 승인한 성우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고, 다른 성우들도 비슷한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SAG-AFTRA는 "윤리적 AI 음성 사용"을 강조했지만 당시 성우들은 회의적이었습니다. 특히 협약이 AI 시스템을 훈련하는데 디지털 복제본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하네요. 다만 성우들이 직접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 애니메이션은 협약 성공했지만, 게임은 여전히 지지부진

그리고 지난 3월에는 성우들의 TV 애니메이션 계약을 비준했는데요. 이 계약에서 AI기술로부터 성우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 포함되었습니다. 계약에 따르면 제작자는 AI생성 음성을 사용하기 전, 성우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또한 성우의 이름을 프롬프트에 조합해서 사용할 때에도 동의를 받아야 하고요. AI기술을 사용하면 반드시 성우와 협상하도록 했습니다. 이 계약은 2026년 6월 30일까지 유효하고, 7% 임금 인상, 2024년 7월 4% 추가 인상, 그 다음 해인 2025년 4% 인상 등의 안건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협약이 이루어졌지만, 게임 분야에서 협약이 지지부진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성우로 일하고 있는 엘리아스 투페시스(Elias Toufexis)와 제니퍼 헤일(Jennifer Hale)은 인공지능이 예술을 돕는 도구로 사용되어야 하며, 예술을 창조하는데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짧은 대사"를 대체하면 신진 성우들이 일자리를 얻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제니퍼 헤일은 성우들이 통제권과 동의권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사용해야 하며, 공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성우에게 목소리는 자신의 영혼과 인생 경험이 담긴 표현이라며, 허락 없이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현재 미국 성우협회는 AI 관련 조항을 제공하고 있으며, 성우들이 계약을 협상할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협상력의 측면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는 성우들이 많기 때문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계약을 하지 않고 그저 '생성'해서 목소리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스튜디오라면 계약 협상을 할 필요조차 없기 때문에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죠.

때문에 게임 스튜디오가 음성 인공지능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 때문에 게임 분야에서 파업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파업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파업을 논의하기 위한 분위기는 조성되었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게임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게이머들의 몰입을 높일 수 있도록 게이머가 설정한 이름을 직접 목소리로 불러주거나, 게이머의 플레이에 의해 일어난 사건에 인공지능이 반응하면서 목소리 톤이 변하는 등 단순히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 그 중에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다름없는 목소리로 일하는 성우들을 보호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미국에서 일어날 수 있을지가 주목됩니다. 만약 논의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번에는 성우노조의 게임분야 파업으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웹툰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일반론적인 큰 분야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만 세분화된 분야에 따라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체계화된 인력관리와 시스템화된 제작시스템이 접목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개인의 역량에 따라 결과를 표준화하기도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식을 참고해서 웹툰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의 끈을 놓지는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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