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날 심포지엄, 한국문학번역원과 함께 '웹툰의 번역' 주제로 개최


만화의 날 심포지엄이 한국문학번역원과 함께 '웹툰 번역의 양상과 번역 전략'을 주제로 개최되었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 김사인 원장은 "단순히 수익을 올리는 것 보다 문화 전파의 측면에서 더 널리 퍼져나갈 수 있는 양질의 번역 전문가 양성에 힘쓰겠다"며 "이번 심포지엄 개최에 앞서 각 콘텐츠 분야별 접수된 1천여건의 응모작 중 웹툰 분야가 500건이 넘었다. 웹툰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화가협회 신일숙 회장은 "세계는 한국의 만화를 웹툰으로 생각한다. 만화는 글과 그림을 혼합해 대중에게 다가가기 쉬운 대중예술이다. 웹이라는 매체로 세계의 더 많은 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웹툰이 이제는 번역으로 언어의 장벽까지 넘을 수 있다. 내내 꿈꾸던 멋진 일이 현실이 됐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웹툰과 세계를 이어 줄 작품의 주제와 생명력을 섬세하게 살릴 수 있는 심도깊은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 웹툰 번역이 어려운 이유

첫번째 발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대학의 조성은 교수가 '웹툰 번역의 양상과 번역전략'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웹툰은 하나의 텍스트 안에 음성,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기호가 결합되어 의미구성을 한다고 설명한 조 교수는 그림과 글이 혼합되어 작가의 의도와 연출에 따라 글 중심, 그림 중심 등 그 비중이 다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1부 발제 중인 조성은 교수 (유튜브 갈무리)

또한 웹툰은 독자의 참여와 가능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웹툰은 출판만화에 비해 독자의 개입이 활발하고, 활자로 적힌 글 뿐 아니라 이미지 정보, 말풍선, 여백 뿐 아니라 글씨체도 고려해야 하는데, 여기에 독자의 참여와 개입, 작가와 상호작용하는 맥락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번역자는 플랫폼은 물론 독자의 특성과 그걸 활용하는 맥락을 알고 있어야 하고, 이것이 웹툰의 번역을 어렵게 하는 요소중 하나라고 소개했습니다. 따라서 현지화(Localization)는 문화권의 단순 표기, 호칭 뿐 아니라 문화적 차이와 법 등 제도 역시 다르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언어적 현지화를 거치지 않고서는 제대로 번역을 해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웹툰 번역가의 자격요건으로 현지 문화에 능통할 뿐 아니라 웹툰 고유의 언어에 능통하고, 작가와 독자의 관계를 포함한 웹툰의 서사와 세계관에 조예가 깊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 교수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팬 번역'의 경우 플랫폼 시장의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며 "신진 번역가 발굴,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웹툰을 좋아하는 사명감을 가진 전문 번역 인력이 양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 웹툰의 곁텍스트, 그리고 그림텍스트

이어 계명대 통번역대학원 이지민 교수는 웹툰의 '곁텍스트'와 '그림텍스트'를 설명하면서 다양한 예시를 들어 실제 번역사례를 보여줬습니다.


<신의 탑>의 사례를 통해 원문의 뉘앙스를 살리기 어려운 지점을 소개하며 그 이유를 함께 설명한 이 교수는 다양한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러커&캐시'를 보면 한국의 독자는 대부업체를 떠올리지만, 번역어에서는 그런 뉘앙스를 살리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말풍선의 크기가 변화하거나, 아예 그림이 삭제된 경우도 소개했습니다. 번역을 할 때 한글과 영어가 차지하는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한국의 독자와 번역어의 독자 경험이 달라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 이 교수는 "웹툰 번역은 그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다양한 번역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언어적 이질감을 고려해 각색, 생략, 삭제 등 다양한 전략이 사용되지만, 유지된 그림 텍스트는 번역할 때 최대한 원문과 유사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같은 독자 경험'을 주기 위한 번역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웹툰의 시대를 맞아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웹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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