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네덜란드의 소비자시장국(ACM)으로부터 3주 연속 500만유로(약 68억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습니다. 데이팅 앱을 대상으로 내린 외부결제 시스템 시정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ACM은 애플이 데이팅 앱에 인앱결제를 강제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제3자 결제 시스템 이용 허용 등의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ACM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매주 500만 유로(한화 약 68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CM은 최대 5,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외부 결제를 허용한 애플은 여러 조건을 덧붙여 ACM이 납득하지 못할 결과를 들고 나왔습니다. 대체 결제 수단(외부결제)을 이용하려면 앱 개발자가 외부결제가 가능한 별도의 앱을 만들어야 하고, 그 앱 역시 애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ACM에 제출한 계획안에는 데이팅앱에 최대 27%의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앱 개발자가 인앱결제와 외부결제 중 하나만 이용하도록 해 선택권을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애플은 ACM의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문제를 네덜란드 법원에 제소한 상황입니다. 애플은 제3의 결제방식 허용할 경우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 침해와 보안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플 관계자는 "대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구매한 디지털 재화 및 서비스는 환불 요청, 구독 관리 등 이용자들이 겪는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꼼수에, 과태료 물자 일단 재판으로, 소비자 개인정보 침해와 보안을 빌미 삼아 수수료를 정당화할 뿐 아니라 외부결제에도 27%의 수수료를 떼겠다는 애플. 과연 우리는 막을 수 있을까요? 애플은 지난 1월 방심위에 "인앱결제를 준수하겠다"는 서한을 보내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서한 내용이 공개된 바 없이 시간이 지나고 있는데, 이번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일이 '체험판'이 아니기를 바라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