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니조_Hunting Doctor” 김 빠진 사이다, 다시 탄산 충전 완료…? - 재담 신진스토리작가 육성사업 리뷰

잘못을 하면 벌을 받는다. 실수는 감형의 사유지만, 죄를 없애지는 못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상식이다. 잘못된 걸 잘못되었다고 할 때, 우리는 정의를 떠올린다. 그러나 간혹, 어쩌면 종종, 우리는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소식을 접하곤 한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하지 못하고, 실수인지 의도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죄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질 때.

이런 사건을 대표하는 사례가 바로 의료사고다. 잘못을 저지른 것은 의사인데, 의사는 아주 폐쇄적이고 전문적인 ‘거탑’에서 일한다. 그러나 그 잘못을 입증할 책임은 그 거탑 밖에 위치한 피해자다. 이런 구도, ‘의료’사고라는 정보의 격차는 피해자가 피해자로만 남기 어렵게 만든다. 증거를 가진 쪽은 무엇이 증거가 될 지 알아볼 수 있고, 그 정보를 심지어 관리하기까지 한다. 이게 바로 의료사고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들고, 우리가 ‘없어진 죄’에 분노하는 이유다.


의료전문기자 출신의 렉터 작가가 글을, 시긔와 아진이 작가가 그림을 그린 <바사니조>는 글 작가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디테일한 요소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로 독자들을 초반부터 혼란스럽게 만든다. 흔히 ‘의료사고를 다루는 검사의 이야기’를 생각하면 수트가 잘 어울리는 낮은 체지방의 훤칠한 검사가 포마드 머리를 넘기며 호통치며 사건을 해결해 사이다를 터뜨리는 시원시원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시작은 그와는 정반대로 진행된다.

이 이야기의 중심 인물인 검사는 ‘한 때 멋있었던’ 의료수사팀의 검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더러워서 피하는 양아치가 되었다. 세상에 찌든, 찌질한 검사는 이미 닳고 닳아서 빛을 잃은 사람처럼 보인다. 그리고 다시 그를 불타게 할 사건이 그를 찾아오게 될 것이다. 과연, 탄산 빠진 사이다는 다시 속 시원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비단 웹툰만이 아니라 영상으로도 만나보고 싶어지는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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