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웹툰 캐릭터와 대화하는 인공지능 챗봇 '캐릭터챗' 공개

네이버웹툰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학습, 채팅을 나눌 수 있는 '캐릭터챗' 서비스입니다. <마음의 소리>의 조석, <가비지타임>의 기상호, <작전명 순정>의 고은혁, <유미의 세포들>의 출출세포까지 4종의 캐릭터챗이 공개되었습니다.

* 네이버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 기반

이번 '캐릭터챗' 기능은 네이버가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합니다. 주인공의 말투를 흉내내 답변해 '살아있는 주인공과 대화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 '캐릭터닷AI'가 캐릭터를 생성, 성격과 말투, 배경 등을 학습해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이퍼클로바는 네이버가 국내에서 개발한 '토종 AI'임을 강조하는 것을 생각하면, 글로벌 런칭 가능성 역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이퍼클로바의 '클로바X'는 번역 서비스도 제공하지만, 아직까지 영어를 토대로 한 글로벌 LLM(거대언어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캐릭터챗으로 선보였을 때 아이덴티티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는 캐릭터를 기준으로 선별했다. 이용자 반응에 따라 IP확대를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며 "현재는 한국어만 가능하고, 타 언어 확장 계획은 정해진 바 없으나 필요시 검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창작자를 위한 AI 도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창작자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준구 대표는 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다음 세대의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는 수백만 달러를 들인 작가, 감독, 프로듀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용자의 창의력을 활용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문화에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웹툰의 역사를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미 네이버웹툰이 서비스한 '툰필터'는 사진을 웹툰 그림체로 변환시켜주는 인공지능이고, AI와 웹툰IP를 활용한 '캐리커처' 서비스도 준비중인 만큼 다양한 인공지능 도구들을 선보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뿐만 아니라 웹툰 불법복제를 막기 위한 '툰레이더'는 물론, 유해콘텐츠 필터링 솔루션 '엑스파이더(Xpider)'를 개발하기도 했죠.

'스토리테크 플랫폼'이라고 네이버웹툰 스스로를 정의한 이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도구들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작가들의 이야기가 캔바스, 정식연재 등을 통해 다양한 창구로 독자들을 만나게 하고, 이를 매끄럽게 하기 위한 도구로 인공지능을 점찍었다는 의미입니다.

* 팬덤에게 확실한 보상을

네이버웹툰이 AI기술을 통한 도구를 선보이면서 '감상의 영역'역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웹툰의 IP확장을 통해 '보다 폭넓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팬덤에게 보다 깊고 확장된 경험을 제공하는 도구로 인공지능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 웹툰의 독자들이 '깊게 읽기'나 '확장된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팝업스토어 방문, 굿즈 구매 등 제한적이고 일방적인 방식만이 제공됐습니다.

캐릭터챗은 팬덤에게 원작의 세계관을 통해 그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이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생성하는 답변이기 때문에 이미 깊은 감상을 가진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여기까지 가능하다면, 독자들이 작품에 새로운 경험의 확장이라고 부를 만 할 겁니다.

일단 해외에서는 '슈퍼라이크'를 통해 독자들이 작가에게 직접 '후원'하는 서비스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팬덤이 독자에게 직접 후원하고 효용감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의 연장선상에서 '캐릭터챗'을 생각해보면 팬덤에게는 작품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이 될 수도 있겠죠. 이 보상체계가 확실하게 작동하느냐가 캐릭터챗 서비스의 관건이 될 겁니다.

바로 '보상' 얘기가 나온 건, 캐릭터챗 서비스가 유료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에게 어떤 보상을 줄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작가에게 어떤 보상이 될 것이냐도 관건입니다. 유료 서비스인 만큼 독자들이 '작품과 소통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서비스여야 하지만, 동시에 작가에게도 '해볼만 한' 서비스라는 거죠. 또, 지금까지 '광고보고 미리보기', '슈퍼라이크'등 해외 유료수익 다각화 채널이 오픈된 데 반해 한국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우리나라에서 첫 공개되는 서비스라는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캐릭터와 이야기를 나누는 '캐릭터챗'이 과연 어떤 서비스가 될지는 앞으로가 관건이겠습니다. '툰필터'처럼 글로벌 진출까지 할 수 있다면, 오랜만에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눈여겨볼 서비스가 등장한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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