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다녀온 이진수 대표가 '성장'보다 '성숙'을 이야기하게 된 이유

지난 10월 1일, 국감장에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대표가 국정감사장에 출석했습니다. 선서를 마친 두 대표는 최근 뜨거운 화두인 플랫폼의 수수료에 대한 질의를 받았습니다.

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는 "우리(네이버웹툰)는 경쟁사 뿐 아니라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도 작가에게 유리한 수익 구조"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파악하지 못한 작가님들의 고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어떻게 더 챙길 수 있을지 연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황희 문체부장관에게 작가-제작사/에이전시-플랫폼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 달라는 의원들의 요구도 있었습니다. 더 문제가 커지기 전에, 문체부가 만든 테이블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황희 장관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페이지컴퍼니 대표가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플랫폼이 작가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지 않는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대표는 "수수료가 30~35%라고 하는데, 실제로 iOS는 애플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30% 가져가고, 저희는 나머지 10% 정도를 가져간다"며 "구글의 안드로이드의 경우 수수료 5~6%를 제외하고 25% 수준"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이 대표는 “저희(카카오엔터)가 ‘창작 준비금’이란 명목으로 선투자를 진행한 경우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10%의 수수료를 더 가져가기도 한다”라며 “이 경우에도 실제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정산율은 지난 7년간 평균 (작품 매출의) 66% 정도였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설명이 나올 당시 질의를 마쳤던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비례대표)은 "지금 이진수 대표가 질의중에 웹소설, 웹툰 작가들에게서 (이 대표의) 수수료 설명이 틀렸다고 문자메시지가 오는데, 이 점은 위원장께서 분명히 이야기 해 주실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앞서 선서 전에 안내한 바 대로, 지금 말하는 내용은 모두 속기록에 기록이 되고 있다. 여기서 위증을 하면 형사법에 의거해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작가의 창작 환경은 열악해지고 작가의 이익은 매우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가장 큰 문제는 수수료다. 현재 35%에 달하고 향후 7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플랫폼의 과점에 의한 일종의 수수료 상승과 담합을 우려한 겁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동훈 웹툰작가노동조합위원장 역시 “1000만원의 수익이 나면 거대 플랫폼이 30~50%를 떼어간다. 남은 700만원은 메인작가, 보조작가, 글작가, 제작사가 다시 나눠 (실제로 메인작가가 받은 몫은) 최저 생계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건 '제발 살려달라'는 작가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후 이진수 대표는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제(1일)는 태어나 처음 증인의 신분으로 국감에 섰습니다. 이번 국감이 제게도, 카카오엔터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전하며 "이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자부심에 취해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달려온 것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밤을 꼬박 새울 정도로 제 안에 많은 생각과 물음이 이어졌고, 연휴 첫날인 오늘(2일), 리더들과 밤늦게까지 이어진 마라톤 미팅을 통해 우리가 가야할 방향성과 가제, 책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시장의 '성장'만으로 바라보며 달려왔던 카카오엔터가 이제 산업이 '성숙'하게 될 수 있도록 가장 앞장설 것입니다"라며 소통을 약속했습니다. 양대 플랫폼 모두 더 면밀한 소통과 나아진 모습을 약속한 만큼, 이번 국정감사가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보다 나은 시장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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